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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평 신축 전세가 1억대?…'재난급 입주폭탄'에 무너지는 검단

    입력 : 2022.09.22 07:38 | 수정 : 2022.09.22 13:14

    [발품리포트] 수도권 신축 아파트 30평 전세금이 1억?…검단신도시에 대체 무슨 일이

    [땅집고] 이달 30일 입주 예정인 인천 서구 원당동에 위치한 검단신도시 디에트르더힐./박기홍 기자

    [땅집고] “석달 새 7000만원이 빠졌는데도 안 팔립니다. 수도권 신축 단지 전세금이 2억 중반인데도 거래가 안 이뤄지니 집주인들은 애만 탈 뿐이죠.”

    21일 오전 10시쯤, 김포골드라인 풍무역에서 하차해 버스를 타고 20분가량 이동하니 인천 검단신도시에 이르렀다. 이른바 ‘왕릉뷰 아파트’로 알려진 3개 단지 중 하나인 ‘디에트르더힐’ 단지가 눈에 띄었다. 이달 30일 입주를 앞두고 단지 내에는 공사 인부와 관계자들이 오가며 분주한 모습이었다. 반면, 검단신도시 아파트 앞 주변 상권이나 도로에는 오가는 유동인구를 찾기가 어려웠다. 1시간가량 주변을 돌아다니며 마주친 사람이 10명도 채 안 됐을 정도다. 아파트만 빼곡히 지어진 전형적인 베드타운의 모습이었다.

    검단신도시에서는 지난 6월부터 왕릉뷰 아파트 중 두 곳인 대광로제비앙(735가구)과 예미지트리플에듀(1249가구)가 입주를 마친 데 이어 검단파라곤센트럴파크(1122가구)까지 총 3000여 가구의 입주물량이 쏟아졌다.

    여기에 ‘디에트리더힐’ 1417가구의 물량이 이달에 또 나오는 것이다. 김포 장릉에 대한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문화재청과 소송 중인 왕릉뷰 아파트 입주가 불투명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입주를 시작하게 됐다. 인천 서구청 관계자는 “21일 사용검사 신청이 접수됐다”며 “김포 장릉과 관련해서는 건설사가 1심 승소를 했고, 다른 단지(대광로제비앙·예미지트리플에듀)들이 이미 입주를 마쳤기 때문에 디에트르더힐도 사용 승인이 날 것이다”고 말했다.

    [땅집고] 검단신도시 신축 30평대 아파트 전세 매물이 1억9000만원에 나와있다./네이버 부동산 캡처

    왕릉뷰 아파트를 포함한 입주 물량 폭탄에 검단신도시 매매가와 전세금은 동시에 급락하고 있다. 이른바 ‘공급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을 실감할 정도다.

    예미지트리플에듀 전용 84㎡는 입주 초기인 지난 6월엔 3억2000만원에 거래됐으나 이달에는 2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입주를 앞둔 디에트르더힐 전용 84㎡ 전세 매물은 1억9000만원에 급전세 물건이 나와있다. 신축 아파트 30평대임에도 전세금이 2억원을 넘지 않는다. 이 단지의 현재 전월세 매물은 전체 가구의 절반 수준인 600가구에 육박한다.

    서구 원당동 D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검단신도시 신축 34평 전세금 시세는 2억 중반인데 이 역시도 안 팔리니까 잔금을 치러야 하는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추고 있다”며 “인천 서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가 됐음에도 물량이 워낙 많이 쌓여있어 반등하긴 어려울 것 같다” 말했다. 디에트르더힐 수분양자인 A씨는 “왕릉뷰 아파트 논란으로 입주 걱정이 많았는데 입주가 가능할 것 같아 한시름 놓았다”며 “다만 전세 수요가 없어 걱정인데, 세입자를 찾는 집주인들이 많아 가격을 생각보다 많이 낮추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임대를 맞추려고 하는 수분양자들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전세금이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가격이라는 소문이 나돌자 30대 신혼부부를 중심으로 매물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고 한다. 그러나 매수자들 대부분이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깔려있고 무엇보다 현장에 와보면 대중교통 특히 전철 이용이 불편해 실거주에 불편함이 많아 매물만 보고 돌아가는 손님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단신도시는 전철역이 없다. 가장 가까운 역이 3㎞가량 떨어진 김포 풍무역이고, 인천 계양역도 3.8㎞ 떨어져 있다. 검단신도시를 관통하는 인천도시철도 1호선은 2024년 말에야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검단신도시 입주민 30대 정모씨는 “실제로 자차를 이용하지 않고 대중교통 만으로 출퇴근을 하기에는 불편함이 많다”고 말했다.

    [땅집고] 검단신도시 택지개발은 3단계로 나눠 사업이 추진된다. 1단계 사업은 지난 2월 준공을 마쳤고 현재 2·3단계 개발이 진행 중이다./인천도시공사 제공

    2기 신도시인 검단신도시는 지난해 6월 첫 입주를 시작했다. 지난해에만 8000가구가 입주를 마쳤고 올해는 1만2000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올 연말까지 입주 물량만 2만 가구에 달한다. 검단신도시는 총면적 1110만 6000㎡에 7만6000가구 입주가 계획돼 있다. 3단계에 나눠 사업이 추진 중인데 지난해 12월 1단계 공사를 마쳤다. 2단계 일부와 3단계 사업까지 감안하면 향후 입주물량이 줄줄이 남아 있는 셈이다.

    검단신도시가 속한 인천 서구는 송도가 포함된 연수구 다음으로 매매가격과 전세금이 크게 하락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검단신도시가 있는 서구 아파트 전세금은 누적으로 6.49% 떨어졌다. 수도권에서 인천 연수구(-8.61%)와 수원 영통(-7.15%) 다음으로 가장 많이 하락했다. 서구 아파트 매매 가격도 올해 누적 기준으로 2.62% 떨어져 연수구(-3.89%) 다음으로 하락폭이 가장 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인천 서구 전세금은 지난해 말 평균 3.3㎡(1평)당 88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고 올 하반기 들어서는 평당 835만원으로 크게 하락했다”며 “인천은 올해와 내년까지 입주 물량이 많은 상황인데 특히 검단신도시가 있는 서구(2023년·1만8000가구 예정)에 집중돼있어 전세금이나 매매가가 반등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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