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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초거래절벽' 온다"…빌라도 아파트 따라 발길 뚝

    입력 : 2022.09.22 07:33


    [땅집고] “빌라 거래가 딱 끊겼어요. 올 1월까지만 해도 매수 문의가10건이었다면 9월에는 2건도 안 될 거예요. 금액도 호가에서 25%는 떨어져야 실제 계약이 성사될 정도입니다. ”(송파구 송파동 평안공인중개사무소의 오문열 대표)

    잇단 금리 인상, 주거용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망세,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인해 아파트 매매 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빌라시장도 거래절벽 수순에 돌입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값 폭등 낙수효과로 크게 오른 빌라값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시장 양극화가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8월 다세대∙연립 등 빌라 거래량은 1967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달(2454건)보다 19.8% 줄고, 작년 8월(4516건) 대비 56.4%로 반토막이 났다.

    같은 기간 594건인 서울 아파트 거래량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이지만, 빌라 역시 거래량이 조금씩 꺾이고 있는 셈이다. 수치를 보면 빌라 거래량은 작년 8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최소 3000건 이상 거래돼 왔다. 올해 1월과 2월 각각 2000건대로 줄었다가 3월부터 3000건대로 다시 올라섰다. 그러나 4월(3897건) 이후로 연속 하락세를 보이다 8월 1000건대로 내려앉았다.

    [땅집고]서울 강서구 일대 주택들의 모습./장련성 기자

    이는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은 데다 빌라 가격도 고점 찍은 데에 대한 부담감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시내 빌라 중위 매매가격은 역대 최초로 3.3㎡당 2000만원 넘어선 상태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 7월 서울 빌라의 중위 매매가는 2038만원으로, 전달인 6월(10986만원)보다 2.6% 상승했다. 3.3㎡당 2000만원 선은 4년 전 아파트값에 해당한다.

    폭등했던 빌라 가격은 올해 하반기부터 상승분을 반납하는 모양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빌라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0.02%로,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장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문열 대표는 “가끔 오는 매수자들은 현 시세의 25~30% 정도 낮춘 가격을 들고 온다. 낮추지 않으면 거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빌라 가격은 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빌라시장이 아파트 시장의 수순을 밟는다고 보고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빌라 역시 취득세∙보유세∙양도세 중과를 똑같이 적용받기 때문에 빌라시장도 아파트와 같이 조만간 ‘초(超) 거래절벽’ 사태를 맞게 될 것”이라면서 “빌라 가격도 하향 안정 기조로 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반면 일부 서울의 빌라는 여전히 가격을 유지하거나 오르는 곳도 있어 시장 양극화가 심화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서울시에서 신속통합기획이나 모아타운 등 재개발 계획을 내놓으면서 빌라시장에 대한 투자 기대감이 유례 없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 매수 심리가 위축됐다고 해도 정비사업 기대감이 있는 지역의 빌라 거래는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정비사업 개발의 직간접적인 수혜를 입는 지역의 빌라는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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