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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는 사람도 없는데 세금만 펑펑" 지하철 심야운행 갑론을박

    입력 : 2022.09.19 13:18 | 수정 : 2022.09.19 13:19

    [땅집고] 심야 시간 한산한 모습의 서울시내 지하철 역사 전경. /조선DB

    [땅집고] “이름만 대면 다 아는 환승역인데도 자정 이후로 타고 내리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그런데도 서울시가 지하철을 오전 1시까지 연장 운행하라고 강요하고 있으니 정말 답답하죠. 연장 운행으로 서울교통공사 적자는 쌓여만 가는데, 대체 누구를 태우라는 걸까 의문입니다.”

    최근 서울교통공사 직원들 사이에서 서울시의 지하철 심야 연장운행 정책이 공사를 ‘1조원 적자 공룡’으로 키우는데 일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밤 12시 이후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 대부분이 취객인데도 서울시가 연장 운행을 고집하면서 서울교통공사의 적자가 쌓여가고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시, 코로나 2년 만에…‘지하철 운행 오전 12시→1시’ 연장

    지난 5월 서울시는 ‘심야 대중교통 종합대책’에 따라 지하철 심야 연장 운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4월부터 2년여 동안 오전 1시에서 밤 12시로 1시간 감축했던 지하철 운행 시간을 다시 오전 1시까지로 늘린 것이다.

    [땅집고]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은 자정 이후면 타고 내리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지하철역이 수두룩하다고 입을 모은다. /온라인 커뮤니티

    하지만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은 서울시의 지하철 심야 연장 운행이 실효성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질적으로 밤 12시가 넘으면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이 거의 없는데도 서울시가 연장 운행을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교통공사 all바른노동조합에 따르면 현재 연장 운행하고 있는 지하철 노선 모든 구간에서 오전 0시~1시 사이 한 개역당 평균 승차 인원은 19명에 그친다. 이마저도 0시 20분까지가 전체 승객 수의 75%를 차지한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 A씨는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제가 일하는 역은 이름만 대면 다 아는 1급지 환승역인데도 자정 이후로 내리는 사람 0명, 타는 사람 0명이다”며 “대체 누구를 태우는 걸까 의문이 든다”고 했다. 직원 B씨는 “1시까지 연장운행하면 세금이 살살 녹는다. 취객들 단 몇 명 태우자고 택시비를 세금으로 주는 것과 똑같은데 이걸 계속한다니 이해가 안된다”고 댓글을 달았다.

    [땅집고] 서울시의 지하철 심야 연장 운행 대책에 불만을 갖는 서울교통공사 직원들. /블라인드 캡쳐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을 새벽까지 운행하느라 ‘적자 공룡’의 덩치를 더 키운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운송 수입이 급감한 데다 노인·장애인 등 무임수송 문제까지 겹치면서 최근 2년 연속 1조원 안팎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all바른노동조합 위원장은 “공사가 지하철을 1시간 더 연장해 운행할 때마다 드는 비용이 연간 총 380억원 수준”이라며 “그렇지 않아도 지하철 요금이 1250원으로 동결된 상황이라 서울시의 연장 운행 요구를 수행하면 할수록 공사의 경영효율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공사가 서울시 산하의 최대 지방 공기업이라는 이유로 서울시 정책에 휘둘릴 수밖에 없어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연장운행 예산 3458억원도 줬는데 적자라니” 반박

    하지만 서울시는 지하철 심야 연장 정책이 꼭 필요하다고 맞선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시민들의 일상이 정상화되자 교통 수요가 크게 늘어난 상황이라, ‘시민의 발’로 불리는 지하철을 기존대로 오전 1시까지 운행하는 것이 공익적으로 옳다는 논리를 편다. 또 지난 5월 시행한 심야 대중교통 종합 대책에선 지하철 뿐 아니라 시내버스 막차 시간도 연장했다고 했다.

    서울시는 또 서울교통공사 노조의 연장 운행에 따른 ‘380억 적자’ 주장에도 반박했다. 해당 금액에는 연장운행에 따른 수송 수익이 반영되지 않은 데다가, 올해 서울시가 서울교통공사에 심야 연장운행 등 서비스 지원 명목으로 추경 2회에 거쳐 예산 총 3458억원까지 편성해줬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서울시가 지하철 연장 운행에 따른 서울교통공사의 손실 보전은 충분히 해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땅집고] 서울시는 코로나 일상회복 이후 교통 수요가 폭증하고 택시대란까지 벌어진 상황이라 지하철 연장 운행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뉴스1

    서울시 도시철도총괄팀 관계자는 땅집고와의 통화에서 “실제로 코로나 일상회복 후 지하철을 비롯한 시내 교통편이 많이 부족하다는 민원이 쏟아지기도 했다”며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의 노고는 이해하지만, 공사 설립 취지상 시민들에게 대중교통 서비스 제공한다는 공익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운영 비용이 들더라도 (연장 운행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했다.

    한편 조합은 지하철을 오전 1시간까지 연장 운행하는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면, 서울역·강남역·홍대역·신도림역 등 대형 거점역만 급행 식으로 운행하거나, 심야 할증제를 도입하는 등 대안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교통 소외지역이 있는 점을 감안해서 모든 노선을 연장 운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부 노선만 연장 운행할 경우 정책 효과성이 떨어질 우려가 크다”고 선을 그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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