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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억짜리 수두룩한데 12억?…'구해줘 홈즈' 보고 경악"

    입력 : 2022.09.17 09:56

    [땅집고] 최근 공중파 예능 방송 '구해줘 홈즈'에서 소개하는 매물 가격이 실제 호가대비 수억원 비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안협소 유튜브 캡쳐

    [땅집고] “얼마 전 ‘구해줘 홈즈’ 방송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일반인들에게 집 매물을 추천하는데, 호가와 몇 억 차이인지….”

    일반인 의뢰자들에게 원하는 조건의 주택 매물을 소개하는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가 구설수에 올랐다. 최근 이 방송에 등장하는 매물들 가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는 물론이고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등록된 호가보다도 수억원 정도 비싸게 조정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청자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유튜버 ‘안협소’는 ‘방송에 나오는 부동산이 위험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 콘텐츠를 공개하면서 “최근 ‘구해줘 홈즈’를 통해 공개된 부동산 매물 가격이 실제 호가보다도 높다”며 “방송에서 소개 된 집들은 인테리어가 잘 되어 있긴 하지만, 방송만 보고 해당 주택 구매에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땅집고] '구해줘 홈즈'는 오는 10월 결혼하는 예비부부에게 실제 호가보다 수억원 비싼 매물 위주로 소개해줬다. /안협소 유튜브 캡쳐

    최근 ‘구해줘 홈즈’에선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에게 신혼집을 구해주는 내용이 방송됐다. 이들 부부는 ▲각자의 직장을 고려해 서울 공덕역이나 선유도역과 가까운 마포구·용산구 입지면서 ▲신축이거나 리모델링이 잘 되어있어 내부 상태가 양호하고 ▲매매가가 15억원을 넘지 않는 집을 원했다.

    방송 패널들은 부부에게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파크2단지’ 전용 59㎡ 매물을 먼저 소개했다. 인근 지하철 디지털미디어시티역이나 버스를 이용하면 부부의 직장까지 출퇴근 할 수 있는 입지면서, 2020년 리모델링한 집으로 소개가 됐다. 패널들은 이 집이 12억원짜리라고 했다.

    이어 패널들은 서울 마포구 ‘서교푸르지오’ 전용 92㎡도 소개했다. 서울에서 대형 상권 중 하나로 꼽히는 홍대입구역과 가까우면서, 한강뷰가 가능하고 2022년 올 수리를 거친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주택 매매가는 15억원이었다.

    [땅집고] '구해줘 홈즈'에 방송된 아파트 호가와 실제 온라인 중개사이트에 등록돼있는 매물 호가 비교. /이지은 기자

    하지만 방송 종료 후 ‘안협소’가 온라인 부동산 중개사이트에 등록된 해당 단지 호가를 확인한 결과, 방송에서 언급된 매매가가 실제 호가 대비 수억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패널들이 12억원에 매입해야 한다고 말한 ‘상암월드컵파크2단지’의 경우 9억~10억원에 등록된 매물이 수두룩했다. 방송에서 언급된 아파트 가격이 호가보다도 최소 2억원 이상 비싸게 소개된 것이다. ‘서교푸르지오’도 마찬가지였다. 패널들은 이 아파트가 15억원이라고 했으나 이달 기준 실제 호가는 11억~12억9000만원 수준이다. 최대 4억원 이상 비싸게 부른 셈이다.

    ‘안협소’는 유튜브에서 “젊은분들 뿐 아니라 나이 드신 분들도 방송에 나와 집을 구하는 경우가 있다. 자칫하다가는 코 베인다”며 “지금은 (주택을) 사기보다는 관망해야 하는 시장인데, 방송에서 사라고 부추기는듯한 느낌이 강하다. 사실 그러면 안되잖아요”라고 했다. 이어 “방송의 힘을 빌려서 (본인의 집을) 판매하는 연예인들도 꽤 있다. 방송에 소개한 다음, 부동산에 더 비싸게 내놓는건데 이게 덤터기 쓰는 거다”며 “집이 예쁘게 인테리어된 것을 보고 연예인들이 소개해준다고 해서 혹시나 덜컥 계약해버리는 경우가 있지 않을까 조심해야 한다”고도 했다.

    [땅집고] '구해줘 홈즈' 방송에 불신을 갖는 네티즌들이 적지 않다. /유튜브 안협소 캡쳐

    이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구해줘 홈즈’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정말 방송을 통해서 본인 집 호가를 올리려는 속셈이 있는 것 같다”, “인터넷 검색해보면 호가 다 나오는데 방송이 눈탱이 칠 줄 누가 알았겠느냐. 프로그램 믿고 계약한 사연자들은 무슨 죄냐”는 등 댓글이 눈에 띈다. 한 네티즌은 “우리 아파트도 방송에 나었었는데, 분명 같은 집인데도 방송에선 7억6000만원이고 온라인에는 7억원에 나왔더라. 방송 통해 집 구한 어르신만 6000만원 눈탱이 맞았다”는 경험담을 남기기도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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