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9.13 07:45 | 수정 : 2022.09.13 10:13
[땅집고] 역대급 거래 절벽이 이어지면서 서울·수도권에서도 불황 때나 보인다는 이른바 ‘마이너스 피’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마피란 분양가보다 더 낮은 가격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경제 불확실성, 집값 상승 기대감 상실 등으로 매수세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인기 지역인 서울 강남권 신축 대단지 분양권과 입주권 가격도 하락하는 분위기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신축 단지에서도 분양가보다 5000만원 낮은 마피 매물이 등장했다. 오는 2024년 1월 입주 예정인 328가구 규모 송파구 오금동 ‘송파더플래티넘’이다. 이 단지 전용 65㎡ 분양권이 분양가보다 5000만원 내린 14억2260만원에 네이버 부동산에 매물로 나왔다.
송파더플래티넘은 쌍용건설이 서울 송파구 오금동 67-7일대 아파트를 리모델링한 나홀로 단지다. 규모는 작아도,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강남권 일반분양 아파트로 큰 관심을 받았다. 실제로 올 1월 일반분양 1순위 청약에서 평균 2599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모든 가구가 마감했다. 성내천과 올림픽공원이 바로 앞에 있고, 도보 8분여 거리에 서울 지하철 5호선 개롱역이 있다.
수도권 대단지에서도 분양가보다 2000만원 빠진 마피 분양권이 등장했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3구역 ‘주안파크자이더플래티넘’ 전용 59㎡ 분양권은 현재 초기 분양가에서 최대 2000만원 빠진 4억35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실제 거래금액은 더 빠졌다. 호갱노노에 따르면 전용 59㎡ 분양권은 지난 8월 3억7980만원에 거래돼 5000만원쯤 떨어졌다.
GS건설과 쌍용건설이 공급한 이 단지는 2054가구로, 내년 2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2020년 일반분양 당시 1순위 청약에서 총 1만1572명이 몰리며 미추홀구 최다 청약자를 기록했다. 주안3구역은 원도심 생활인프라를 누릴 수 있고, 바로 앞에 미추홀근린공원이 있다. 아울러 미추홀구 첫 자이 아파트라는 점에서 지역 랜드마크 단지로 각광받았다.
강남권 주요 신축 대단지 분양권 가격도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23년2월 입주하는 3375가구 규모 강남구 개포동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59㎡ 분양권은 지난 6월 20억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인 작년 8월 21억5390만원에 비해 1억5000만원 넘게 떨어진 것이다. 호가도 떨어졌다. 21억5000만원에 올라왔던 매물은 지난 2일 20억5000만원으로 1억원이 내려갔다.
개포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6702가구 대단지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에서도 하락 거래가 나왔다. 전용 59㎡ 분양권은 지난 6월 21억1343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19억5000만원까지 호가가 떨어졌다. 이 단지는 2024년 1월 입주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거래절벽 현상이 지속하면서 얼어붙은 매수 심리가 부동산 시장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시장에 가격 상승 기대감이 없을 때 마피가 붙는다. 이렇게 거래가 소멸하면 부동산 가격은 하향 안정기조로 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서울에서도 입지 여건이 좋지 않은 나홀로 아파트 등지에서 미분양 사태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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