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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전세 계약한 신축 빌라가 '깡통 주택'이었다니

    입력 : 2022.09.11 08:55 | 수정 : 2022.10.26 18:07

    알면서도 당하는게 사기다. 사기 중에서도 2030 젊은층과 신혼부부, 서민들의 전 재산을 앗아가는 전세사기의 폐해가 심각하다. 정부는 지난 1일 전세 사기 피해 예방과 세입자 보호를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아직 제도적 장치가 미비한 만큼 더욱 교묘해지는 전세사기 수법을 미리 알고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도다. 땅집고가 4회에 걸쳐 다양한 유형의 전세 사기 수법을 소개하고 예방책 및 대응책 등을 제시한다.

    [알고도 당하는 전세사기] ②신축 건물 전세 계약했는데 ‘깡통 전세’라고?

    [땅집고] 수도권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전국 곳곳 오피스텔, 빌라마다 역전세 및 깡통전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조선DB

    [땅집고] 과거 거래 이력을 확인하기 힘든 신축 빌라를 3억원에 전세계약한 A씨. 그는 최근 신축 빌라 사기가 많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중개시사무소 관계자의 “분양가가 전세금을 훌쩍 뛰어넘어 깡통주택(깡통전세)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믿고 덥석 계약하고 말았다. 실제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해당 빌라를 3억 6000만원에 분양한다는 게시물도 있었다.

    A씨는 입주 당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보험 가입이 가능하다는 공인중개사 말에 안심하고 입주했다. 하지만 보증보험가입을 위해 6개월 지난 후 공시가격을 확인한 결과, 해당 주택은 보증보험 가입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입주한 이후 해당 주택 매매 거래가 이뤄져 집주인이 바뀌었는데 매매가격이 2억 8000만원으로 떨어진 것. A씨의 전세보증금(3억원)보다 매매가격이 낮은 소위 깡통주택이었기 때문이다. 전세보증금이 공시가격의 150%를 넘으면 보증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

    깡통주택이란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보증금을 합친 금액이 집의 시세에 가깝거나 더 높은 경우를 말한다. 깡통주택에 세를 들면 임차인이 만기 때 전세 보증금을 제대로 돌려받기 힘들 수 있다. 집주인이 주택담보대출 이자를 감당못하는 등의 이유로 집이 경매에 넘어가 전세보증금 보다 낮게 낙찰되면 보증금 전액을 반환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깡통주택에 전세를 들게 된 걸까. 신축빌라에 대한 정확한 분양가를 알지 못한 이유가 가장 크다. 통상 소규모 다세대주택은 아파트보다 실거래가 데이터를 수집하기 어려워 상대적으로 깡통주택 가능성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다만 세입자는 입주 전 해당 주택 등기부등본을 떼고 권리관계를 분석하거나 매매가를 조사해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가 크지 않은 주택은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신축 빌라나 오피스텔은 사실상 시세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30가구 미만 공동주택 또는 30실 미만 오피스텔은 사용승인 전 분양계약이 이루어진 경우, 실거래 신고를 하지 않아도 검인 신고를 통해 소유권이전등기를 할 수 있다.

    세입자가 검인신고 대상 부동산에 대한 거래금액 정보를 알기 어렵다것이 문제다. 지방자치단체에 문의해도 "검인신고 대상 거래가액은 개인정보여서 안내가 불가하다"며 "민원실 오프라인 접수나 온라인 '정보공개청구' 제도를 통해 확인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신청한다고 다 공개되는 것은 아니고 신청 건별로 검토 후 공개 여부를 결정한다"고 했다.

    분양사무소나 인근 공인중개사 등을 통해 정상적인 분양가를 알아내는 일도 쉽지 않다. 신축빌라 분양가에는 수천만원의 이른바 분양 리베이트가 포함된 경우가 많아 정상 시세를 확인하기 어렵다. 깡통주택 의심을 피하기 위해 매수자와 시행사가 합의해 분양가를 높이고 높은 분양가를 기준으로 전세금을 설정해 세입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건축주들은 수분양자의 담보 대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특정 감정평가사에게 로비를 통해 평가금액을 높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사업자 보증보험이나 전세대출 신청 시 감정가액을 기준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강우진 아이엔 대표는 “신축 빌라의 정상적인 매매가를 아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가급적 입주를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혹시 신축 빌라에 세를 들어도 사용승인 후 1년이 지나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안심 전세대출을 받을 수 있는 집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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