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9.08 13:02
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디스 아파트] 비규제지역 김해에 브랜드 대단지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
[디스 아파트] 비규제지역 김해에 브랜드 대단지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
[땅집고] “여기 축사, 돼지 냄새가 장난 아니던데…분양가는 왜 이렇게 높나요?”
이달 DL이앤씨가 경남 김해시 주촌면 선지리 일대에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 아파트를 분양한다. 최고 29층, 9개동, 총 992가구 규모다. 비규제지역인 김해시에 들어서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이면서 1000가구에 육박하는 대단지라 지역 주민들 관심 쏠리는 분위기다. 9월 14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2025년 12월 입주 예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아파트의 청약 성적이 저조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해시에서 핵심 입지가 아닌데도 발코니 확장비를 포함한 분양가가 34평(전용 84㎡) 기준 최고 5억원에 달해 지역 최고가 수준이라서다. 올해 들어 대형 건설사가 김해시에 분양한 단지들마다 줄줄이 미분양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며, 분양가가 비싼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도 미분양 단지로 남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지 인근에 악취를 유발하는 축사가 있는 점도 상품성을 떨어뜨린다는 평가다.
■야산 허허벌판 입지…인근 주촌선전지구 개발은 호재
김해시에서 핵심 지역은 생활 인프라가 몰려 있는 구도심인 부원동과 학원가를 끼고 있는 장유동이다.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는 부원동으로부터 직선 5㎞ 정도 떨어진 주촌면 선지리에 들어선다. 주택 수요자들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입지는 아닌 셈이다. 단지가 377m 높이 경운산자락에 들어서는 데다가, 부지 바로 옆 택지지구는 아직 개발이 다 안돼 현재로서는 마땅한 생활 인프라가 없는 상태다.
가장 가까운 전철역은 부산김해경전철 수로왕릉역이다. 3.8㎞ 떨어져 있어 자차 이용이 필수다. 자녀들 통학 환경도 좋다고 볼 수는 없다. 초등학교는 주촌초가 도보 15분 거리에 있지만, 중·고등학교는 모두 걸어서 30분 이상 걸릴 정도로 멀다.
김해시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지금은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 입지가 좋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앞으로 주거 환경이 확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단지와 맞붙은 부지를 주촌 선전지구로 조성하는 도시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라서다. 주촌 선전지구는 주촌면 선지·천곡리, 풍유동 일원 134만5323㎡(40만6960평)를 개발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공동주택 7500여가구, 수용 인구 2만2000여명 규모다.
■4베이 중대형 대단지지만…인근 축사 ‘분뇨 악취’ 심해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는 총 992가구로 규모가 큰 편이다. 주택형은 최근 수요자 선호도가 가장 높다고 꼽히는 전용 84㎡부터 99㎡·115㎡ 중대형까지 마련했다. 현행 청약제도상 비규제지역에서 국민평형인 전용 84㎡를 초과하는 주택형은 100% 추첨제로 공급하기 때문에, 청약 가점이 낮더라도 당첨을 기대해볼 수 있다.
모든 주택형은 4베이 판상형 설계다. 여기에 DL이앤씨가 선보이는 주거 모델인 ‘C2 하우스’도 적용한다. C2하우스란 주택 사용자가 본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방과 방, 거실과 방 사이에 있는 벽체를 허물어 집 구조를 바꿀 수 있는 가변형 주택 모델을 말한다.
예비청약자들 사이에선 인근 양돈농가 등 축사가 이 단지 상품성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입주자모집공고에는 ‘본 아파트의 0.7㎞ 이격 지점에 악취를 배출하는 축사가 있고, 1㎞ 반경 내 악취관리지역이 있어 현재에도 가축 분뇨 악취 민원이 상존한다. 따라서 냄새 등의 생활 불편이 발생될 수 있다’는 문구가 기재돼 있다. 김해시에 거주 중이라고 밝힌 A씨는 “임장을 가보니 냄새가 끝장난다. 축사는 이전 계획 중이라고만 하고 답이 없다”는 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34평 분양가가 5억…미분양 가능성 ‘솔솔’
이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1평)당 1416만원으로 책정됐다. 이달 기준 주촌면 아파트 평균 시세(1362만원)를 웃돈다. 주택형별 분양가는 ▲84㎡ 4억4630만~4억8630만원 ▲99㎡ 5억2300만~5억6850만원 ▲115㎡ 6억220만~6억4700만원이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비로 1500만~1800만원을 추가로 납부해야 한다. 비규제지역인 김해시에 분양하는 아파트기 때문에 계약 후 분양권을 곧바로 전매할 수 있다.
그런데 인근 신축 아파트와 비교하면 분양가가 비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직선 350m 거리에 있는 ‘김해센텀 두산위브더제니스’ 84㎡가 지난 7월 5억450만원(8층)에 팔렸는데, 이 단지 같은 층을 4억7670만원에 분양하니 발코니 확장비까지 고려하면 소위 ‘안전마진’이 거의 없다는 것. 지난 4월 ‘김해주촌 서희스타힐스’가 4억2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이 아파트 분양가가 되레 비싸기도 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약 결과 미분양 주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하면서 새아파트 청약 열기가 확 꺾인 상황인데다가, 김해시의 경우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2019년 이후 인구가 계속해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땅집고 자문단은 “올해 들어 김해시에서 분양에 나선 대형건설사 아파트마다 미분양을 겪었다. 쌍용건설 ‘쌍용 더플래티넘 삼계’, 대우건설 ‘구산 푸르지오 파크테르’, 중흥건설 ‘김해 내덕지구 중흥s클래스더퍼스트’ 등이다”라며 “이번에 분양하는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는 김해시에서 입지 선호도가 높지도 않은 데다가 시세 대비 분양가가 크게 저렴하지도 않기 때문에, 미분양이 발생하거나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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