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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타운하우스 저리가라…경치 일품 자연친화 요양병원

    입력 : 2022.09.08 12:48 | 수정 : 2022.09.13 15:28


    [땅집고] 충남 논산시 시내에서 계룡산 방면으로 차량을 이용해 20분 정도 달리면 상월면이라는 한적한 농촌마을이 펼쳐진다. 계룡산로를 따라 무등산 산자락 끝으로 가다보면 멀찍이서 갈색 벽돌을 한 외관의 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언뜻 보기에 유스호스텔이나 대형 타운하우스 같은 분위기를 풍기지만, 이 건물의 정체는 ‘대정요양병원’이다.

    ■ ‘타운하우스’ 같았는데…“이곳은 요양병원입니다”

    대정요양병원은 논산시 상월면 지경리 일원에 대지면적 8180㎡ (약2470평), 연면적 7220㎡(약2184평)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지어졌다. 외관은 초록과 함께 나무색의 따뜻한 느낌이 나는 벽돌을 사용해 한눈에 보기에도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준다. 1층은 통창으로 설계해 병원 앞에 조성된 대형 정원을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옥상에는 계룡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도 설치됐다.


    이 병원을 설계한 민영만 우림A&C건축사사무소 대표는 “요양병원은 환자들이 잠깐 머무르는 곳이 아니라 여생을 보내는 공간이다. 건강이 좋지 않더라도 충분히 존중받고 머무는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최적의 치유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설계 포인트였다”고 했다.

    민 대표는 서울 성동구 서울숲 요양병원, 영등포구 한강수병원 등 여러 의료시설을 설계한 병원 건축 베테랑이다. 민 대표는 땅집고가 오는 21일부터 개최하는 ‘메디컬빌딩 건축 마스터클래스3기’ 과정에서 ‘사례로 보는 병·의원 건축’이란 주제로 강의한다(▶수강신청 바로가기)


    국내 유일의 기부로 설립된 병원…설계에 ‘봉사·섬김의 정신’ 반영

    대정요양병원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기부로 건립된 병원이다. 요양병원이 들어선 부지부터가 개인 소유자로부터 기부받은 땅이다. 병원 설립에 든 재원도 1600여명이나 되는 기부자의 기부금이 목돈이 됐다. 직원들도 과거부터 자발적으로 수년간 봉사에 참여한 분들로 이뤄져있다. 민 대표는 “영리적인 목적을 최우선으로 추구하기보다는 봉사와 섬김의 정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병원이라는 것이 특이했다. 설계에도 이러한 특성을 최대한 녹여내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다”고 했다.

    이 건물 외관은 한눈에 보기에도 자연친화적인 모습이 눈길을 끈다. 외부재료는 적벽돌, 사비석 잔다듬, 적삼목각재 등 고유의 물성을 최대한 느낄 수 있는 자재를 사용했다. 민 대표는 “병원 설립 목적과 취지를 고려해 금속 대신에 따뜻한 느낌을 주는 돌과 벽돌, 나무를 주 재료로 사용했다”며 “자연친화적이고 마음을 온화하게 만들 수 있는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이 건물은 모든 병실을 남향(南向)으로 배치하기 위해 건물 한쪽면을 과감하게 포기했다. 일반적인 병원의 구조는 복도를 중심으로 양 옆으로 병실이 있다. 때로는 북향의 병실을 써야 할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같은 개수의 병실을 모두 남향으로 배치하기 위해 건물 1개 동(棟)의 가로 길이를 기존(35m)보다 2배 늘인 70m로 설계했다. 민 대표는 “영리적 목적보다는 개인의 보살핌에 더욱 집중하고자 하는 특징을 반영해 활용상 다소 비효율적 이더라도 건물 한쪽 면을 과감히 포기하고 모든 병실을 남향으로 지었다”고 했다.

    [땅집고] 전실 공간.

    ‘최적의 치유공간 조성’이 포인트…이용자 우선의 세심함 돋보여

    병실 입구에 거실과 방의 개념을 도입해 전실(前室)을 설치한 것도 눈에 띈다. 전실은 각 병실 입구에 조성된 공간으로 화장실, 주방, 수납장 등이 이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민 대표는 “가족들이 부모님을 뵈러 와도 편하게 만날 공간이 없을 때, 복도에서 병실 내부가 바로 보여 불편할 때 등 전실은 이러한 불편함을 보완하고 개인의 사생활을 지켜드리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라고 했다.

    건물 내부는 요양병원 이용자들을 위한 세심한 설계가 돋보인다. 병동 전체에 온돌마루를 설치하고, 검진센터의 대기공간을 창쪽에 배치해 병원 동쪽 계룡산 조망을 가능케 했다. 건물 1층의 대형 정원을 정원과 산책로, 텃밭과 숲길 등 다양한 테마로 설계하고, 언제든지 계룡산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시설인 햇빛정원도 함께 설계했다.


    또한 건물 각 층 복도의 벽을 중간중간 트여있도록 설계해 공간의 연결성을 강조했다. 민 대표는 “일부 오피스텔 등 복도 공간은 콘크리트 벽으로 획일적으로 구성돼 삭막한 분위기가 나는 경우가 많다. 대정요양병원에서는 공간이 주는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사람에게 친근한 디자인을 적용했다”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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