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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망권 지키려다 목숨 잃을 뻔"…부산 마린시티, 태풍 힌남노에 또 당했다

    입력 : 2022.09.06 17:44 | 수정 : 2022.09.06 17:52

    [땅집고] 지난 6일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부산시 해운대구 마린시티 도로변에 월파 현상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땅집고] “부산 마린시티 주민들, 조망권 지키려다 목숨 잃을 지경이네요.”

    제 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새벽 남해안에 상륙하면서 부산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이에 바다와 접해있는 해운대구 마린시티 지역이 유독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도가 차수벽을 넘어 해안도로를 덮치면서, 대로변 상가까지 해일이 들이닥쳐 점포마다 정전 발생과 내부 집기 파손 등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5일 밤에는 한 유튜버가 태풍 상륙 상황을 생중계하다 들이닥친 파도에 휩쓸려 10여m 가량 육지쪽으로 떠내려가다 경찰에 구조되기도 했다.

    [땅집고] 바다를 매립해서 조성한 마린시티에는 초고층 주상복합 단지들이 들어서있다. /조선DB

    마린시티는 바다를 매립한 땅에 초고층 주상복합이 줄줄이 들어서있는 지역으로, 부산시 일대 부동산 시장에서 탁 트인 바다 조망권을 갖춘 부촌(富村)으로 꼽힌다. 마린시티에서 대장주로 꼽히는 ‘해운대아이파크’ 아파트의 경우 50평이 올해 4월 17억8000만원에 거래됐을 정도로 집값이 비싼 편이다.

    하지만 이번 힌남노로 마린시티가 겪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렸다. 태풍 발생 때마다 겪는 월파와 해일 피해가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실제로 2016년 태풍 ‘차바’ 때도 쓰나미급의 초대형 파도가 마린시티를 덮치면서 승용차가 떠내려가고,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바닷물이 들어찼으며, 해안도로변 상가들이 침수 피해를 입기도 했다. 2003년 매미, 2010년 덴무, 2012년 볼라벤과 산바 때도 마린시티는 태풍 피해의 한복판에 있었다.

    [땅집고] 마린시티 도로와 바다 사이에 들어선 해안방수벽은 1.3m 높이로 매우 낮다. /연합뉴스

    마린시티가 태풍이 올 때마다 물난리를 겪는 이유가 있다. 마린시티가 바다 최근접 입지인데도 해안가 700여m 를 따라 설치된 해안방수벽 높이가 불과 1.3m 로 매우 낮기 때문이다.

    당초 이 해안방수벽은 3.4m 높이로 설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마린시티 주민들과 상가 점주들이 ‘방수벽이 너무 높게 설치될 경우 바다를 조망할 수 없다’며 민원을 제기하는 바람에, 방수벽이 성인 허리께 수준으로 낮아졌다.

    [땅집고] 2020년 부산시는 마린시티에 기립식 차수벽을 설치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아직 차수벽이 착공조차 못한 상태다. /부산시

    매번 태풍 때마다 마린시티에서 발생하는 피해가 적지 않자, 부산시는 2020년 이 곳에 2m 높이의 ‘기립식 차수벽’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기립식 차수벽이란 평상시에는 누워있다가 태풍 때 90도로 세워져 월파를 막는 시설을 말한다. 하지만 이번 힌남노가 들이닥칠 때까지 착공조차 못한 상황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동안 설명회 등을 통해 주민들 의견을 수렴하느라 시간이 지연됐다”며 “내년 상반기 정도에 설계 완료를 목표로 하면, 완공까지 3년 6개월에서 4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바다 조망권 지키려다가 사람 죽겠다, 정말 중요한게 뭔지 모르는 것 같다”, “마린시티가 아니라 민폐시티다. 굳이 시 예산을 들여서 비싼 차수벽을 세워줘야 하나”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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