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들이 빌딩을 떠나는 이유…"지금 바로 건물상태 확인부터"

[땅집고] 힘들게 모셔온 임차인들도 언젠가는 내 빌딩을 떠나게 된다. 그렇다면 임차인들은 왜 다른 건물로 옮겨가는 것일까? 어떤 이유 때문에 임차인들이 나의 빌딩을 떠나 새로운 빌딩으로 이전하려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임차인들이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빌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①임차면적의 증·감평, 분산된 조직통합

임차인들이 사무실을 이전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공간의 규모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임직원이 갑자기 늘어나서 더 큰 공간이 필요한데 건물 내에 여유가 없을 경우 새로운 곳으로 이전을 검토하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업황이 좋지 못해 사용공간을 줄여야하는 경우에도 불필요한 공간에 대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다른 건물로 이동하기도 한다. 또 기업들은 사업 전략에 따라 분산된 조직을 통합하기도 하는데, 이에 따라 면적을 늘리거나 줄여가면서 새로운 곳으로 이전을 검토하기도 한다.

②필요한 장비나 건축 설비의 부족

은행, 보험, 증권사 등 금융 관련 업종들은 건물에서 제공하는 설비나 전력 등에 민감한 임차인들이다. 실시간으로 금융거래를 진행하고, 이를 위한 컴퓨터 서버를 24시간 365일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물에 문제가 생기거나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정전이 되지 않도록 전력 설비를 이중화하거나, 비상 발전기 등 보완 설비가 꼭 필요하다.

만약 빌딩이 노후화돼 잦은 고장이 생기거나, 임차인이 필요로 하는 장비 및 건축 설비들의 요건들을 맞추지 못한다면 임차인을 떠나보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는 것이다.

③보안 문제나 서비스 불만족

기업 임차인의 경우 업무상 기밀을 유지하고자 하는 성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외부 사람들이 쉽게 들어올 수 있어 도난이나 사고 등에 취약한 건물은 선호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보안 서비스만 잘 갖춰도 임차인의 충성도를 높여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빌딩 내부로 들어가기 위해 안내 데스크에서 출입증을 교환하고, 로비에 있는 스피드 게이트를 통과해야하는 것만으로도 큰 보안 효과를 얻을 수 있다.

④사무실의 환경 개선

시간이 흐르면 빌딩도 노후화를 겪는다. 내부 공간도 낡아질수록 임차인들의 사무실 환경도 입주할 때만큼의 쾌적성을 누리지 못하게 된다. 입주 후 적정 시점이 되면 임차인은 사무실 환경 개선을 위한 계획을 세우게 된다. 이 때 지금보다 더 나은 빌딩으로 이전을 검토하게 되는 것이다. 건물 상태를 확인한 뒤 리모델링 등을 통해 임차인들의 업무환경을 끌어올리는 것도 임차인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방식 중 하나다.

빌딩 운영자는 현재 상태에서 임차인들이 선호하거나 검토 요소로 살피는 것들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 중 제공 가능한 것들을 파악해 마케팅에 활용하면 임차 가능성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 /글=민성식 에이커트리 팀장, 편집=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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