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8.29 04:11 | 수정 : 2022.08.29 05:32
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디스 아파트] 서울 구로구 오류동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
[디스 아파트] 서울 구로구 오류동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
[땅집고] 이달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에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 주상복합 아파트가 분양에 들어간다. 천왕역세권 공공임대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 사업으로 짓는 단지로, 지하 4층~지상 26층 4개동에 총 440가구 규모다. 올해 하반기 들어 지금까지 서울에서 분양하는 단지 중 가장 큰 규모여서 수요자들 관심이 쏠린다. 8월 30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2025년 7월 입주 예정이다.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지하철 7호선 천왕역까지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초역세권 입지다. 7호선을 이용하면 가산·구로 등 산업단지나 고속터미널 일대 강남권까지 환승 없이 갈 수 있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예비청약자들 사이에선 “서울 끝자락 구로 34평 아파트를 10억원에 분양한다니, 세상 말세다”라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서울 남서쪽 끝단인 구로구 오류동 입지인데, 분양가가 서울 핵심 지역에 들어서는 아파트 못지 않게 비싸게 책정됐다는 것. 이 때문에 단지가 미분양되거나 추후 ‘줍줍’ 진행을 피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울 끝자락 구로구 오류동 입지지만…7호선 천왕역 초역세권
단지가 들어서는 구로구 오류동은 서울 남서쪽 끝자락에 있다. 서쪽으로는 경기 부천시, 남쪽으로는 경기 광명시와 맞닿아있다. 지리적 한계 때문에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을 끄는 지역은 아니다. 실제로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기준 구로구 오류동 3.3㎡(1평)당 아파트 시세가 2217만원으로, 서울 전체 평균(4029만원)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구로구 오류동에서는 입지가 괜찮다는 평가다. 지하철 7호선 천왕역 2번 출구까지 걸어서 5분 걸리는 초역세권이라서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각종 IT기업이 입주해있는 가산디지털단지역까지 10분, 강남 고속터미널역까지 35분 정도 걸린다.
남쪽으로 오남중을 끼고 있는 ‘중품아’(중학교를 품은 아파트)다. 초등학교는 서울하늘숲초를 배정받는다. 걸어서 10분 정도 걸리는데, 6차선 도로를 건너야 해서 자녀가 저학년이라면 통학 환경이 걱정될 수 있다.
■보기 드문 ‘올 타워형’ 설계…천왕역 가까운 동 고층은 조합원 주택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모든 주택을 타워형으로 설계했다. 최근 주택 시장에선 4베이 판상형 설계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가 들어서는 자리는 대지 가운데가 움푹 파여 마치 땅콩처럼 생긴 비정형이라 타워형 설계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총 4개동 중 7호선 천왕역과 가장 가까운 동은 103동과 104동이다. 두 개동에 배치한 고층 주택은 모두 조합원들이 선점해 일반분양 물량으로 풀리지 않는다. 예를 들어 84㎡로 구성하는 104동 3호라인에선 10~26층이 모두 조합원 주택이며, 나머지 저층인 3~9층 주택만 일반분양하는 방식이다.
최근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도 아파트 상품성을 결정하는 요소로 자리잡는 추세다. 하지만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단지 내 부대시설 일체 운영 및 유지관리는 입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해야 한다’, ‘주민 운동시설(피트니스센터)는 장소만 제공하고, 내부 운동기구는 제공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기재돼 있다. 입주민들이 따로 자금을 모아 운동기구나 각종 시설을 사들이기 전까지는 커뮤니티 시설이 텅 빈 공간으로 방치될 것이란 얘기다.
■34평 분양가가 거의 11억원?…‘미분양’ 불보듯
서울에서 귀한 새아파트라지만, 분양가가 너무 비싸게 책정됐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서울 끝자락인 구로구 오류동 34평 아파트의 분양가를 10억원 이상으로 책정한 것은 너무 지나치다는 평가가 적지 않은 것.
주택형별 분양가는 ▲67㎡ 8억4900만~8억6000만원 ▲84㎡ 10억5100만~10억9500만원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비로 67㎡ 1100만원, 84㎡ 1320만원을 더 내야 한다. 34평 기준 분양가가 거의 11억원에 가까워지는 셈이다.
고분양가다보니 오류동 일대 아파트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소위 ‘안전 마진’도 없다. 34평을 기준으로 인근 ‘천왕연지타운2단지’가 올해 4월 8억7000만원, ‘천왕이펜하우스4단지’가 지난 6월 8억7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두 단지 실거래가와 비교하면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 분양가가 2억원 정도 더 비싸다.
시행·시공사는 고분양가 때문에 미분양이 발생할까 우려해 수요자들에게 금융 혜택을 주기로 했다. 현행 제도상 분양가가 9억원을 넘는 아파트에 대해서는 대출이 불가능한데, 시행·시공사 자체보증을 통해 중도금 최대 60% 대출을 제공하며, 최대 40%까지는 무이자 혜택을 적용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 아파트 청약 결과 미분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간신히 미분양을 면하더라도 계약자를 찾지 못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땅집고 자문단은 “올해 4월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화 포레나 미아’도 34평을 최고 11억5000만원대에 분양했는데, 미분양이 발생해 5~8월 무순위 청약을 네 차례나 진행했는데도 여전히 미분양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서울에서 핵심 입지가 아닌데도 고분양가를 책정한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도 이와 비슷한 청약 결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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