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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집 방바닥에 유난히 '노란 장판'이 많이 깔린 이유

    입력 : 2022.08.28 06:56


    [땅집고] 준공 10~20년 이상 된 국내 주택마다 '노란 장판'으로 바닥을 마감한 곳이 적지 않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왜 우리나라 집집마다 바닥이 ‘노란 장판’ 일색일까?”

    최근 입주하는 새아파트 바닥을 보면 대부분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는 ‘화이트톤’이나,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나는 ‘우드 컬러’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아주 오래 된 아파트나 주택을 보면 샛노란 색깔을 띤 장판이 기본 바닥재인 곳이 수두룩하다.

    젊은층 사이에서는 낡고 구질구질한 느낌이나, 열악한 환경 혹은 가난을 표현할 때 ‘노란 장판 감성’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그렇다면 노란장판이 대체 언제부터, 어떤 이유 때문에 약속이라도 한 듯 우리나라 주택 바닥을 차지하게 된 걸까.

    [땅집고] 1960년대부터 길게는 1990년대까지 노란 장판은 국내 주택시장에서 대표적인 바닥 마감재로 쓰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노란 장판은 1960년대 도입된 이후 길게는 1990년대까지 일반 주택 바닥을 마감하는 대표적인 자재로 쓰였다. 먼저 장판이란 바닥에 까는 종이나 비닐로 된 시트를 말한다. 집 안에서 신발을 벗고 생활하는 우리나라 생활 문화 특성상, 장판 소재로는 방수 기능과 함께 난방에 의한 뒤틀림이 거의 없는 폴리염화비닐(PVC)이 채택됐다.

    [땅집고] 노란 장판은 과거 고급 한옥 마닥을 마감했던 장유지에서 착안해 만든 제품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땅집고] 한옥 바닥에 콩과 들기름을 바르는 콩댐 작업을 하는 모습. /마크 테토 인스타그램

    장판 색깔이 하필 노란색인 이유는 한옥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과거 가장 고급 주택이었던 한옥을 보면 바닥이 대부분 노란빛을 띠면서 반질반질한 광택이 난다. 한지에 기름칠을 해 노르스름한 색깔을 띠는 장유지를 바닥재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한옥 바닥을 노랗게 만들기 위해서는 당시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했다. 바닥에 한지를 고르게 정렬한 뒤 불린 콩을 갈아 들기름과 섞은 물질을 고루 발라 말리는 ‘콩댐’ 과정을 최소 5번 이상은 거쳐야, 양반가 한옥에 걸맞은 고급스러운 바닥이 됐다.

    반면 자금이 부족한 서민들은 흙바닥에 짚을 엮어 만든 멍석이나, 갈대나 부들 등 식물 줄기로 짠 삿자리를 깔고 지냈다. 양반들이 생활하는 한옥 콩댐 바닥에 비하면 까끌까끌하고 불편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당시 서민들에게 ‘노란 장판’은 양반집이나 고급스러운 집의 상징이었던 셈이다.

    [땅집고] 인테리어 트렌드가 변하면서 원목 마루나 타일로 바닥을 마감하는 집이 늘어나면서, 노란 장판은 낡고 촌스럽다는 인식이 퍼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1960년대 들어 한옥집의 고급 바닥을 흉내낸 노란 장판이 대량 보급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주택 인테리어 시장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다. 비교적 값이 저렴한 PVC소재 노란 장판 대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는 마루나 타일 등이 바닥 마감재로 등장한 것이다. 장판을 깔더라도 샛노란 색상이 아니라, 나뭇결 무늬를 띠면서 색깔이 연한 장판에 대한 선호도가 훨씬 높아졌다. 이후 노란 장판은 새아파트에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되고 ‘가난한 집에서나 볼 수 있는 바닥’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 같은 사실을 접한 네티즌 사이에선 “노란 장판이 우리집 인테리어를 망치는 것 같아 싫어했는데, 알고 보니 고급 한옥의 상징이었다니 감회가 새롭다”, “앞으로 노란 장판에게 고마워해야겠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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