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8.25 07:36
[땅집고] “전문성 부족을 드러내나. 대체 김현미 전 장관이랑 다른게 무엇인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장관 취임 100일쯤에 나오는 평가는 아쉽게도 야박하다. 엄밀히 말하자면 100일 이전까지는 썩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6일 발표한 주택 공급대책이 화근이다. 역대 장관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던 적극적인 소통행보로 신뢰를 쌓아온 그의 노력이 일순간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부동산 대책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지적과 주택공급 추진 일정·입지·분양 방식 등에 대한 설명이 누락돼있어 ‘맹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나 안전진단 개선안에 대한 핵심 내용도 빠져있었다.
특히, 취임 후 여러 차례 언급한 ‘1기 신도시 특별법’이 2024년 이후로 미뤄지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주민들은 “희룡 당했다(원희룡 장관의 이름과 희롱을 합친 말)”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오죽했으면 제2의 김현미 장관을 연상시킨다며 ‘원현미’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있을 정도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장관 취임 100일쯤에 나오는 평가는 아쉽게도 야박하다. 엄밀히 말하자면 100일 이전까지는 썩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6일 발표한 주택 공급대책이 화근이다. 역대 장관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던 적극적인 소통행보로 신뢰를 쌓아온 그의 노력이 일순간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부동산 대책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지적과 주택공급 추진 일정·입지·분양 방식 등에 대한 설명이 누락돼있어 ‘맹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나 안전진단 개선안에 대한 핵심 내용도 빠져있었다.
특히, 취임 후 여러 차례 언급한 ‘1기 신도시 특별법’이 2024년 이후로 미뤄지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주민들은 “희룡 당했다(원희룡 장관의 이름과 희롱을 합친 말)”며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오죽했으면 제2의 김현미 장관을 연상시킨다며 ‘원현미’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있을 정도다.
여론이 악화되면서 ‘원희룡TV’도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그간 원희룡 장관의 행보 중 가장 눈에 띈 점은 유튜브 채널을 통한 소통이다. 원 장관은 개인 유튜브 채널인 ‘원희룡TV’를 국토부 정책을 소개하는 창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직 장관이 사상 최초로 직접 출연한 콘텐츠를 개인 채널에 공개하는 만큼 총리실로부터 겸직 허가를 받았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마저도 정치인 출신 장관이 유튜브를 통해 ‘자기 정치’ ‘정치적 행보’에 몰두하고 있다고 비아냥댔다.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이 대목에서 원 장관은 깨달음이 있어야 한다. 국민들은 유튜브에서 거리낌없이 친절하게 전세 사기를 대처하는 법을 설명해주는 장관이 필요한 게 아니다. 직장과 가까운 곳에 내집 마련을 저렴하게 할 수 있도록 세밀한 정책을 내놓길 바란다. 어쩌면 이번 8·16 주택 공급대책에서도 ‘소통왕’을 자처한 원 장관의 ‘맹탕’ 대책에 국민들의 실망감이 더 컸던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궁금한 핵심 내용들이 쏙 빠져서다.
대선 기간 중 원 장관은 ‘대장동 1타 강사’로 맹활약하며 부동산 이슈로 주목받긴 했지만 그가 새 정부 국토부 장관에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는 드물었다. 3선 국회의원이었던 김현미 전 장관이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하는데 실패한 탓에 국토 분야의 전문가가 새 정부의 첫 장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원 장관의 ‘깜짝 발탁’에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 섞인 시선이 공존했다. 당시 대권을 노렸던 원 장관의 국토부행(行)을 두고 ‘정치적 유배지’로 보낸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정인 부동산 시장을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하지 못하면 정치생명에도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원희룡 장관 본인도 내정 당시에 국토부 장관 자리를 두고 “시험대이자 독배”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원희룡 장관은 취임 후 민간 전문가를 비롯한 시민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 그 결과물을 부동산 정책에 반영한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앞으로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고 빠르게 실현을 해야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정책의 성과가 없다면 원 장관의 소통도 유명무실해진다.
다행인 점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취임 후 이제 100일 지났을 뿐이다. 그렇다고 여유를 부릴 순 없다. 항간에 떠돌듯이 그의 국토부 장관직이 정치적 유배지가 되지 않으려면 원 장관은 결단력은 발휘하되 정치적인 판단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원 장관은 지난 5년간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치’에 휩쓸려 처참한 결과를 냈던 과거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가 진짜 시험대다. 장관으로도 성공한 정치인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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