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8.19 15:02 | 수정 : 2022.08.19 15:50
[땅집고]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파크포레온) 조합의 사업비 대출 만기 연장이 끝내 불발됐다. 이에 따라 조합은 증권사를 통해 단기 유동화 증권을 발행해 대출금을 갚은 뒤 대주단을 새로 구성해 재융자(리파이낸싱)를 받을 계획이다.
19일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에 따르면 NH농협은행 등 24개 금융사로 구성된 대주단은 전날 조합과 시공단에 7000억원의 조합 사업비의 대출 기한에 대한 일정 조정이 불가하며 오는 23일 대출금 만기에 따른 상환을 준비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에 따라 조합은 시공단에서 제안한 단기 유동화 증권 ABSTB(자산 유동화 전자단기사채)를 66일간 발행해 사업비 대출 만기에 우선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만기일로부터 약 두 달간 대출 상환을 막을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발행 증권사는 BNK투자증권·SK증권·부국증권·키움증권이다. 조합은 오는 20일 긴급 대의원회를 열고 사업비 대출 만기에 따른 상환을 위한 단기 유동화 증권 발행을 의결 안건으로 올릴 예정이다.
조합과 시공단이 최근 공사 재개를 위한 최종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4개월째 중단된 공사가 이르면 오는 11월부터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데다 조합이 시공단을 상대로 낸 5600억원 공사비 증액 무효 소송을 취하함에 따라 대주단이 대출 만기를 연장해 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대주단은 공문에서 "대출 만기일 등 상환 일정의 조정은 대주 전원의 동의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대주 전원이 (대출 만기 연장에) 동의하지는 않아 대출 연장이 불발됐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대출 연장이 불발됐더라도 재건축 사업 추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재융자 규모는 7000억원에서 몇백억원 추가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업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증권사를 통한 단기 유동화 증권을 발행한 뒤 새 대주단을 구성해 재융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둔촌주공은 5930가구를 철거하고 지상 최고 35층, 85개 동, 1만2032가구를 짓는 '단군 이래 최대의 재건축 사업'으로 불린다. 앞서 공사비 증액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다 공사가 지난 4월 15일부터 전면 중단됐다. 공정률은 52%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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