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우리도 한번 날아보자!"…천지개벽 꿈꾸는 금천구

    입력 : 2022.08.17 07:19

    [땅집고] 서울 금천구 시흥5동 모아주택 후보지 일대. /독자 제공

    [땅집고] “10여년 전 뉴타운에서 해제되면서 금천구가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남게 됐습니다. 이번 모아타운 추진이 불발되면 금천구는 영영 서울시 낙후 지역이라는 꼬리표를 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 마지막 기회로 보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서울 금천구 시흥5동 모아주택 추진위원장)

    서울에서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꼽히는 금천구 일대가 지난 4월 모아주택 대상지로 지정되면서 주택시장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금천구 일대는 모아타운 뿐 아니라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민간재개발 등 각종 정비사업이 활발하다. 주거지 인근에 신안산선 시흥사거리역이 2024년 개통 예정이라 교통 환경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현지에서는 10년 후 이 일대가 천지개벽해 신흥 주거타운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모아주택 사업은 다가구·다세대주택 소유자가 합쳐서 일정 규모 이상으로 진행하는 작은 정비사업이다. 최소 1500㎡ 이상이면 가능하다. 모아타운은 모아주택을 10만㎡ 이내 지역으로 묶어 하나의 대단지 아파트처럼 만드는 것이다. 추진위원회 승인이나 관리처분인가 절차가 생략돼 사업 기간이 민간 재개발보다 최대 6년 정도 줄어든다.

    ■ 모아주택사업으로 종 상향 추진…주민 호응 ↑

    서울 금천구는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낮은 지역으로 꼽힌다. 노후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데다 학군도 선호도가 높지 않다. 게다가 지하철 1·7호선이 지나지만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교통 여건도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금천구 시흥동은 2011년 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됐다가 2016년 주민들의 반대로 해제된 이후 개발 움직임이 크지 않았다. 특히 금천구는 사업성이 낮은 1종일반주거지역 비중이 커서 2종일반주거지역과 통합해 재개발하는 것을 꺼리는 주민들이 많았다.
    [땅집고] 사업추진 구역은 제1종일반주거지역과 제2종일반주거지역이 섞여있다. /네이버 지도

    하지만 지난 6월 서울특별시 금천구 시흥 3~5동 일대가 모아타운 대상지로 지정되면서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모아주택사업을 추진할 경우 종 상향이 가능해 주민들의 호응도 좋다. 추진위 측에 따르면 현재 시흥5동은 8개 구역이 모여 동의서 징구 중이며 현재 구역별 주민 동의율은 70~75% 정도다. 시흥5동 추진위 관계자는“1종일반주거지역에 단독주택 소유주들의 비율이 높은데, 통상 단독주택 소유주들이 재개발을 반대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최근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세입자들이 줄어들면서 월세 수익이 나지 않자 소유주들의 동의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시흥5동은 연내 조합설립 후 2027년 입주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조합원 수는 약 670명으로 모아타운이 완성되면 약 2000여 가구 아파트 단지로 변모할 예정이다. 현재 시흥5동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는 DL이앤씨,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으로 사업을 추진중인 8개 조합이 단일 건설사를 채택할 계획이다.

    ■ ‘모아주택’ 추진에 집값 1억 훌쩍

    시흥동 일대 모아주택 추진 지역은 아직 조합설립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거래를 하더라도 현금 청산 대상이 아니다. 다만 모아타운 권리산정기준일은 2022년 6월 23일이라 이후 착공신고한 주택은 현금 청산 대상이다.

    [땅집고] 서울 금천구 시흥5동 구역 내 단독주택. /독자 제공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모아주택 대상지로 지정되기 전인 지난 4월 대지지분 23.1~26.4㎡(7~8평)인 다세대 주택 매매가가 2억5000만원이었는데 지난달 19.8㎡(6평)이 3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사업이 진행되면서 시흥5동 일대 다세대 주택 시세가 1.5배 정도 뛴 셈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현재 대지지분 7~8평짜리 다세대 주택을 매입하고 추가분담금 2억원 정도를 내면 59㎡ 한 채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입주 시점 금천구 대표 신축단지인 롯데캐슬골드파크 시세를 따라 10억은 거뜬히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 지척에 매입임대주택 짓는 SH가 사업 걸림돌?

    다만 현재 구역 일대에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SH매입임대주택이 들어서는 중이라 사업 추진시 SH와의 갈등이 예상된다. 추진위 관계자는 “금천구는 서울시 내에서도 땅값이 저렴해 임대 주택을 지으려고 땅을 매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임대주택 시행자인 SH 측에서 모아타운 추진을 달가워 하지않아 사업 추진에 애를 먹고 있다”며 “서울시의 중재나 제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시에서 종 상향이나 층수 제한 등에 관한 계획안을 구체화하지 않은 점도 불안요소다. 추진위 관계자는 “국토부에서 모아주택을 추진하는 지역 대상을 소규모주택정비관리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는데 감감무소식”이라며 “관리지역으로 지정돼야 종 상향 후 구체적으로 얼만큼의 사업성이 있는지 가시화되면서 지자체별 용적율 상한 논의도 이뤄질 수 있고 사업추진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 건물·토지는 ‘땅집고 옥션’으로 사고 판다. 부동산을 투명하게, 제값에 거래하는 기술. ☞이번달 땅집고 옥션 매물 확인하기

    ▶ 우리집 재산세·종부세·양도세 땅집고 앱에서 단번에 확인하기. ☞클릭!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