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8.14 08:50 | 수정 : 2022.08.15 15:41
[땅집고] “엘시티 안에 제대로 된 상가가 하나도 없어서 깜짝 놀랐다니까요. 쉬러 왔다가 스트레스만 받고 가네요.”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있는 엘시티 상가 ‘더몰’이 공실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2019년 입주 후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빈 상가가 넘치고 있다. 높이 411.6m(101층)로 국내 두번째 높은 초고층 건물인 엘시티가 화려한 외형과 달리 내부는 사실상 유령 건물로 방치된 셈이다.
부산 해운대구 중동에 있는 엘시티 상가 ‘더몰’이 공실 폭탄에 시달리고 있다. 2019년 입주 후 3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빈 상가가 넘치고 있다. 높이 411.6m(101층)로 국내 두번째 높은 초고층 건물인 엘시티가 화려한 외형과 달리 내부는 사실상 유령 건물로 방치된 셈이다.
12일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엘시티 지상 1~3층 총 267개 상가 중 약 10%가 미분양이다. 고분양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상가 분양은 마무리 단계인데 세입자 채우기가 녹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공인중개사무소가 20곳으로 가장 많고 마트와 은행, 햄버거 가게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공실이다. 200개 이상 점포가 공실이다. 상가 유리창에는 ‘임대 문의’ 안내문이 여기저기 붙어있고 오가는 이도 찾기 힘들 정도다. 엘시티 입주민과 레지던스 투숙객 사이에서는 상가만 가면 사람이 없어 적막감만 감돈다는 반응이다.
엘시티 상가 더몰은 완공 시기와 맞물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상가 분양 방식을 둘러싼 입주자대표회의와 시행사 갈등으로 상가 입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당초 시행사인 엘시티 PFV 이사회는 상가를 이른바 통매각하기로 했는데 매수희망자였던 신세계프라퍼티 등과 협의가 막판 무산되면서 개별 분양을 진행했다.
문제는 엘시티 측이 워낙 고가에 상가를 분양하는 바람에 임대료를 비싸게 받을 수 밖에 없게 됐고 결국 공실 폭탄으로 이어졌다는 것. 실제로 엘시티 측은 2년 전 더몰 상가를 20억원에서 최고 50억원대에 분양했다. 해운대구 중동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들이 엘시티 상가 상당수를 보유하고 있다”며 “비싸게 분양 받았기 때문에 싸게 임차를 내주느니 그냥 이자를 내겠다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1층 전용면적 54㎡ 상가 기준 월 임대료만 700만원(보증금2억원)에 달한다. 비슷한 면적의 1층 상가는 월 임대료가 대부분 500만원을 웃돈다. 비교적 유동인구가 적은 2~3층 점포도 월 임대료가 25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엘시티 분양 당시 장점으로 내세웠던 해운대 해수욕장까지 거리가 생각보다 멀어 관광객 흡수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엘시티 핵심 관광시설인 워터파크 개장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올 여름에서 가을로 개장이 연기됐다. 엘시티 워터파크는 지상 4~6층에 실내와 실외를 합쳐 5328평 규모다.
업계에서는 엘시티 상가 더몰은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당초 기대와 달리 지금 상태라면 유령 건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다만 공실 장기화로 최근엔 임대료 조정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엘시티 상가에 입점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는데다 임대료가 비싸다는 말이 많아서 임대인 사이에서 임대료 조정 이야기가 오가는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김영갑 한양사이버대 교수는 “임대인들이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정도 버텨보다 공실이 오래 이어지면 1~2명씩 임대료 조정을 하면서 공실이 해소된다”며 “엘시티 상가 임대인 중 고액 자산가가 많아 임대료를 낮추는 시기가 더 늦어질 수도 있으나 임대료 조정만 이뤄진다면 해운대에 고정 유동인구를 고려해봤을 때 임차가 쉽게 맞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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