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8.10 17:19 | 수정 : 2022.08.10 17:39
[땅집고]서울시는 앞으로 10년 동안 총 3조원을 투입해 상습침수지역에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을 재추진하고, 하수관로 등을 정비하기로 했다.
오세훈 시장은 10일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 지난 8일부터 내린 집중호우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면서 “서울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번 폭우 때 서울에서만 5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침수된 주택은 2963가구에, 3032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빗물저류배수시설이란 물 부족과 침수피해를 대비하기 위한 시설이다. 비가 올 때 빗물을 모아 생활용수·청소용수·소방용수·조경용수 등으로 사용하고 가뭄 시에는 하천으로 방류해 홍수피해와 가뭄피해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저지대 침수 및 홍수 피해를 예방하고 빗물을 재활용 할 수 있는 시설이다.
이번에 오 시장이 건설하겠다고 밝힌 대심도 빗물저류배수시설은 일종의 ‘빗물 고속도로’를 갖춘 빗물저류배수시설이다. 실제로 시간당 95~100mm의 폭우를 처리할 수 있고 32만톤의 저장 능력을 갖춘 신월 빗물저류배수시설이 있는 양천구 일대는 이번에 침수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강남지역은 시간당 빗물 처리능력이 85mm에 불과해 침수 피해가 매우 컸다.
서울시는 앞으로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에만 1조5000억원을 투입하고, 상습 침수지역 6개소에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폭우로 침수 피해가 특히 컸던 강남역 일대를 비롯해 도림천 및 광화문 지역에 대해 1단계로 2027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동작구 사당동 일대와 강동구, 용산구는 관련 연계사업 및 도시개발 진행에 맞춰 2030년까지 순차적으로 진행한다.
오 시장은 “6개 지역에 대한 실태와 여건, (빗물저류배수시설) 설치 방법과 규모 등 방향 설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를 하반기에 추진하고, 2023년 예산에 설계비 등을 반영해 이후 절차를 앞당기겠다”며 “정부에 국비 지원을 요청했으며, 이날 오전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도 국비 지원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했다.
서울시는 상습 침수지역 6개소에 대한 빗물저류배수시설 건설과 함께 기존 하수관로 정비, 소규모 빗물저류조, 빗물펌프장 설치 등 사업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기후 온난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치수에 대한 단편적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사후복구 보다는 사전예방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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