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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여기만 이래요?"…강남3구 중 유독 송파 집값만 뚝뚝

    입력 : 2022.08.10 12:09

    [땅집고] 서울 송파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조선DB

    [땅집고] 최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중에서도 유독 송파구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파는 지난 2월부터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해 이후 26주째 하락 내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강남이 지난달부터 하락 전환하고, 서초는 지난주에야 보합 전환한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실제 잠실 엘스 84㎡는 지난 3월 27억3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현재 급매물이 21억원까지 내려온 상황이다. 인근 리센츠, 트리지움 등도 전고가 대비 2억~3억원 가량 떨어진 금액에 거래됐거나 호가도 낮아졌다. 리센츠 84㎡가 지난해10월 26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 5월 22억5000만원에 팔렸다. 트리지움 84㎡는 지난해 11월 24억2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21억3000만원에 팔려 3억원 이상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송파구 집값 하락의 원인을 크게 세 가지로 꼽는다. 우선 매수 심리가 위축한 상황에서 몇몇 급매 사례가 시세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잠실 처럼 대단지 밀집지역에서는 늘어나는 매물에 비해 수요가 따르지를 못한다. 더구나 금리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이 확산되는 시기엔 가격을 낮춰서라도 집을 처분하는 급매 사례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송파구 잠실동, 신천동 일대에 2006~2008년 입주한 이른바 ‘엘리트파레’로 불리는5개 단지(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파크리오, 레이크팰리스)의 가구 수는 2만4000여 가구에 달한다. 쌓이는 매물에 비해 수요가 적은, 수급 불균형이 결국 집값 하락세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송파구 입지가 선호도 높은 만큼 매수세가 클 때에는 거래가 활발하고 가격도 오름세”라며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든데다 잠실 일대의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가 연장되면서 매수 수요가 급감하자 쌓이는 매물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갭투자자가 많았던 것도 이유로 꼽힌다. 매매가와 전세금의 차이가 적었을 때 잠실 아파트를 샀던 사람들이 최근 양도세 중과 완화 정책이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집을 내놓고 있는데, 이들 대부분이 차익 실현을 노린 갭투자자들이라는 것이다. 실제 2017년 잠실동 84㎡ 아파트 매매가(10억~11억)와 전세금(7억~8억)의 차이는 3억원 정도이며, 59㎡는 2억원 정도다. 송 대표는 “주택시장 경기 더 악화하기 전에 이익을 실현해야 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집값이 떨어질 경우 투자 수익률이 저조하다”며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에 매입할 수 있었던 사람들이 차익을 실현하고자 시세에 비해 저렴한 금액으로 팔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서초구에 비해 주거 비중이 높다는 점도 송파가 강남3구 조정장을 주도하고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송 대표는 “업무기능과 주거기능이 혼재돼 있는 도시의 경우 베드타운보다 상대적으로 고소득자가 거주할 확률이 높다”며 “실제 1기신도시의 경우 일산보다 자족기능이 있는 판교가 더 비싼 것과 비슷한 이유”라고 말했다.

    송파구에 아파트가 강남·서초 아파트에 비해 대형 주택형 비중이 적은 것도 상대적으로 자산가들의 관심을 덜 받는 이유다. 소득·자산이 많을수록 대형 주택형을 선호하는데 송파구 아파트는 이러한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잠실 엘스의 가장 큰 평수는 47평이고, 리센츠와 트리지움도 50평대가 최대 평수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주택형이 전국 부자들의 관심은 서초, 강남의 대형주택에 쏠려 있다”며 “송파구 84㎡ 기준으로 27억~28억원 정도까지 올랐는데 여기서 2억~3억만 더 보태면 강남 아파트를 살 수 있기 때문에 강남을 가고, 큰 주택형을 선호하는 고소득직군, 자산가 등도 큰 주택이 있는 강남으로 간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송파구에 개발 사업이 진행중인 만큼 반등의 여지가 있다고 예측한다. 박 교수는 “수급 불균형, 양도세 중과 완화, 토지거래허가제 등 때문에 단기 반등은 어렵지만 미뤄지고 있는 MICE(잠실-삼성 통합 개발), GBC 개발 등이 가시화하면 장기적으로는 침체 분위기에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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