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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묘수 찾았다" 52세 용산 중산시범, 재건축 시동

    입력 : 2022.08.10 07:36 | 수정 : 2022.08.10 17:29

    [땅집고] 용산구 이촌동에 위치한 중산시범아파트. 지어진 지 오래돼 건물 외관이 낡고 곳곳에 금이 가있다./손희문 기자

    [땅집고] 시유지에 있어 사실상 재건축이 불가능했던 서울 용산구 서부이촌동 중산시범아파트가 재건축 첫 단추인 시유지 매입 절차에 돌입했다. 중산시범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시유지 매입시 가구당 드는 비용을 4억2000만원 수준으로 책정하고 동의서 추가 징수에 나서고 있다. 추진위는 내년 상반기쯤 토지 소유권 문제와 조합 설립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유지 매입 돌파구 찾았다…공은 다시 서울시로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중산시범 재건축 추진위는 지난 6일 주민설명회를 열고 토지 매입 동의서를 추가로 걷고 있다. 이는 지난 2월 266가구 중 84%에 달하는 동의서를 제출한데 대한 서울시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당시 서울시는 ‘가구별로 내야 하는 대지가격, 대부료 등을 산정한 근거를 가지고 주민 동의서를 최대치로 걷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따라 추진위는 가구당 땅값은 최고 4억원, 대부료는 2000만원 초반으로 책정한다는 내용의 동의서를 다시 걷기 시작해 현재 90%에 육박하는 동의율을 확보한 상태다. 가구마다 지분이 달라 실제 금액은 다를 수 있다.

    박충규 중산시범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장은 “지난 2월에는 단순히 ‘땅을 사겠다’는 내용의 동의서였고, 지금은 ‘4억원이 넘는 돈을 내더라도 땅을 사겠다’는 의견을 90%가까이 모았다”며 “오는 16일까지 동의서를 90% 이상까지 걷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동의서 기준을 다시 제시하면서 예상보다 반년 이상 늦어지긴 했지만, 시유지 매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추진위가 주민 동의서를 제출하면 공은 다시 서울시로 넘어간다. 박 위원장은 “시는 9월께 매각 여부를 검토하는 공유재산심의회를 연 뒤 감정평가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내년 1분기에 감정평가 금액이 나오면 시유지 통매입을 진행한다. 이후엔 용산구청과의 약속을 토대로 20일 이내로 조합 설립을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시는 해당 단지는 시유지 매입부터 재건축까지 절차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주민의 의견을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이 이 사안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가능한 많은 사람이 동의를 해야 시유지 매입 건은 완료할 수 있다. 때문에 추진위에게는 주민의 합치된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주문한 상태”라고 말했다.

    [땅집고] 용산 핵심 입지에 자리잡은 중산아파트. 시범아파트에서 도보로 약 3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다./손희문 기자

    ■1970년 준공 이후 지천명 훌쩍 넘겼는데…재건축 꿈도 못 꿔

    총 6개 동, 아파트 228가구·상가 38실로 이뤄진 중산시범은 1970년6월 준공해 지천명(知天命)을 훌쩍 넘긴 단지다. 전용 40~60㎡ 소형 아파트만 있다. 1996년부터 재난위험 D등급의 특정관리대상 시설로 지정받았으며, 2014년께 노후도 92%를 돌파했다. 이렇게 낡디낡은 아파트이지만, 건물과 토지 소유권이 분리돼 있어 재건축 사업은 완전히 멈춰있었다.

    건물 소유권은 주민들이, 토지 소유권은 시가 갖고 있다. 그렇다고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주민은 건물만 취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은 아니다. 애당초 중산시범은 일반 아파트로 분양됐다. 분양 당시 대지지분이 확정되지 않아 추후에 건물과 별개로 땅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계약이 이뤄졌다.

    그런데 준공 직전인 1970년4월 마포구 창천동 와우시민아파트 붕괴 사태가 벌어지면서 당시 서울시장과 담당자가 대거 물갈이됐다. 이 여파로 중산시범 서류 관리가 잘 안 되면서 토지 소유권 분쟁이 불거졌다. 이후 대법원 소송에서 승소해 토지소유권을 갖게 된 서울시는 중산시범 측이 주민 동의율을 채워 오면 시유지를 통매각하겠다고 밝혔다. 

    통매입은 쉽지 않았다. 한 명만 반대해도 매수 신청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최근 주민들은 동별로 필지를 사들이는 묘수를 찾아냈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발표한 용산정비창 개발에서 서부이촌동 일대가 빠진 점도 중산시범에는 호재다. 중산시범아파트 일대가 개발지역으로 묶여버렸다면 개별 재건축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다만 시유지를 매입한다고 해도 갈 길은 아직 멀다. 시유지 매입 전체 절차는 1년 정도가 소요되고, 재건축 절차도 상당히 복잡하다. 재건축 정비계획 초안도 없는 상태다. 박 위원장은 “당장은 땅을 사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여의도시범이나 한양아파트 등에 50~60층 계획이 나온 만큼 중산시범도 땅을 산 이후에는 50층 이상 올린다는 목표로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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