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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용산이 뉴욕·싱가폴처럼?…서울 지형도가 달라진다

    입력 : 2022.08.05 08:44 | 수정 : 2022.08.05 08:45

    [땅집고]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7월30일 오후(현지시간)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에 위치한 주거관광국제업무 복합개발단지인 마리나 원의 중앙광장을 걷고 있다. /뉴스1

    [땅집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초고층 복합개발을 목표로 용산정비창 부지와 세운재정비촉진지구(이하 세운지구)를 용도·용적률 제한 없이 고밀 복합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각종 규제를 면제하는 특례법을 제정하면 기존의 법적 상한 용적률 1500%를 뛰어넘게 된다. 오 시장은 용산정비창 부지와 세운지구의 개발 롤모델로 미국 뉴욕 ‘허드슨야드’(Hudson Yards)와 싱가포르 ‘마리나 원’(Marina One)을 제시해 고밀 개발 이후 서울 도심 지형도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는 지난달 26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을 발표하면서 용산정비창 일대를 서울 시내 첫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31일에는 방문 중인 싱가포르 현지에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역시 용도·용적률 제한 없이 고밀 복합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공표했다.

    오 시장은 두 지역을 고밀 복합개발하기 위해 정부에 서울판 ‘화이트사이트’(White Site) 적용을 포함한 ‘도심 복합개발 특례법’ 제정을 요청했다. 화이트사이트는 싱가포르의 도시계획 정책이다. 개발사업자가 별도 심의 없이 허용 용적률 안에서 토지 용도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공간 효율을 극대화하고 필지에 다양한 기능을 유연하게 담을 수 있어 고밀 복합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땅집고]마리나 원 레즈던스는 싱가포르 금융 중심지인 마리나 베이에 있다. /마리나 원 레지던스 홈페이지

    화이트사이트는 서울시가 2040 도시기본계획안에서 제시한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 개념과 유사하다. 비욘드 조닝은 주거·상업·공원 등으로 땅의 용도를 구분하지 않고 도심을 복합개발하는 방식이다. 비욘드 조닝을 적용하면 한 건물 안에 운동장 없는 학교, 초고층 수직정원, 엘리베이터로 출근 가능한 주택과 업무시설 등이 들어선다. 서울 구도심에 주거·업무·산업·문화·관광·교육·녹지 등 각종 용도를 혼합한 초고층 복합단지가 생기는 셈이다.

    싱가포르는 토지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도시계획에 융통성을 주기 위해 1995년부터 화이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세계적 관광명소 마리나베이도 화이트사이트를 적용해 만든 대표적인 케이스다. 우리나라 건설사인 쌍용건설이 만든 싱가포르의 명물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과 주거·관광·국제업무 복합개발단지 ‘마리나 원’ 모두 마리나 베이의 화이트사이트를 적용받았다. 마리나 원은 용적률 1300%을 적용해 지하 4층~지상 34층 규모로,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은 최고 57층으로 지어졌다.

    [땅집고]미국 역대 최대 규모의 민간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로 탄생한 ‘허드슨 야드(Hudson Yards)' 전경 모습./뉴욕관광청

    서울 고밀개발의 또 다른 모델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미드타운 서쪽에 있는 허드슨야드다. 재개발 복합단지 사업으로,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현재는 높이 45m의 벌집 모양의 청동색 개방형 건축물 ‘베슬’(Vessel), 건물 자체가 움직이는 종합예술센터 ‘더셰드’(The Shed) 등 랜드마크 건물을 비롯해 쇼핑몰 등 고층건물들이 자리잡았다.

    허드슨야드의 경우 용적률을 최대 3300%까지 허용하고 있으며 평균 용적률은 1800% 이상에 달한다. 약 3년 사이에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등 IT 공룡기업이 속속 자리를 잡으면서 미국 서부 실리콘밸리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서울시는 “용산정비창 부지를 허드슨야드처럼 교통과 주거, 근무가 복합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용산이나 세운지구는 입지 측면에서 서울 최고의 요지로 꼽힌다. 각각 서울을 대표하는 업무지역과 가깝고, 무엇보다 교통이 좋은 편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서울에 얼마 없는 부지를 고밀 개발하는 아이디어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사전 점검을 꼼꼼히 진행하면서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은 땅이 부족한 만큼 고밀개발은 긍정적”이라면서 “개발 전에 주변 교통환경영향 평가나 도시기반시설이 잘 돼 있는지 보고 기반시설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수준으로 고밀 개발에 나서야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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