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8.04 13:33 | 수정 : 2022.08.05 15:19
[땅집고] 지난 2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 지하철 4호선 이수역 14번 출구에서 북서쪽으로 난 골목을 따라 10여분 정도 걸어가니 지은지 20년 넘은 오래된 아파트가 눈에 들어왔다.
여러 동(棟)이 맞붙어 있어 마치 하나의 대단지 아파트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4개 단지로 나뉘어 있다. 우성2·3단지(1080·855 가구), 극동(1550 가구), 신동아4차(912가구)다. 일명 ‘우극신’으로 통하는 사당동 대표 리모델링 추진 단지다.
여러 동(棟)이 맞붙어 있어 마치 하나의 대단지 아파트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4개 단지로 나뉘어 있다. 우성2·3단지(1080·855 가구), 극동(1550 가구), 신동아4차(912가구)다. 일명 ‘우극신’으로 통하는 사당동 대표 리모델링 추진 단지다.
단지 내부는 주차장이 없어 상가 주변으로 길게 주차 차량이 늘어서 있었다. 단지에서 만난 한 주민은 “여름이면 매년 누수로 고생하는 터라 얼른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3개 단지를 합하면 총 4397가구다. 향후 통합 리모델링을 하고나면 한 브랜드로 된 5054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리모델링 단지에서 657가구가 일반분양으로 공급되는 셈이다. 규모가 커서 ‘단군 이래 최대 리모델링 사업’이라 불리기도 한다. 서울에서 강남3구를 제외한 리모델링 추진 단지 중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우극신 리모델링 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우성2·3단지와 극동아파트, 신동아4차 등 4개 단지 중 3개 단지(우성2·3단지, 극동아파트)가 최근 조합 설립 요건인 주민 동의율 66.7%를 확보했다. 이르면 오는 10월 중 조합 설립을 위한 총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 단군 이래 최대 규모 ‘통합 리모델링’…5054가구 중 657가구 일반분양
우극신 4개 단지는 수직·수평·별동 증축 리모델링을 통해 지하4층~지상23층, 5054가구 규모로 탈바꿈 한다. 사업비는 1조5000억원 규모다. 추진위는 연내 조합설립인가를 받아 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한 것은 2019년부터다. 주민들 사이에선 아파트 동별로 이수역과의 거리가 다소 먼 곳도 있기 때문에 추진이 어려울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이 일대 부동산 관계자들은 시작 단계부터 리모델링 사업에 동의하는 주민들이 꽤 많았다고 전했다.
우극신의 경우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면 사업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이곳 4개 단지의 용적률은 248%로 법적 상한 용적률 250%를 거의 채워 재건축을 하게 되면 가구 수를 늘릴 수 없어 사업성이 떨어진다. 또 재건축을 하려면 30년 연한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1~2년쯤 지나야 추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하기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 어렵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재건축 사업에만 부과되는 규제들도 큰 걸림돌로 지적됐다. 신이나 우극신 통합 리모델링 추진위원장은 “임대 가구, 기부채납 등을 고려하면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집을 넓힐 수 없어 1대1 방식으로만 추진해야 한다”며 “이 경우 가구 당 추가 분담금이 적어도 6억~7억원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했다.
물론 리모델링을 추진할 경우에도 추가 분담금은 피할 수 없다. 우극신 리모델링 추진위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이수우성2단지’ 84㎡(약 33평) 주택의 경우 5평을 더 늘려 39평 아파트로 리모델링 할 때 추가 부담금이 1억7681만원 정도가 든다. 다만 최근 공사비가 상승해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재건축을 할 경우보다는 낮은 금액이다.
단지를 하나의 대형 브랜드 아파트로 리모델링 하는 것도 장점이다. 통합 리모델링은 법적으로 정해진 정비 방식이 아니지만, 각각의 단지가 추진위를 꾸리고 사업 속도를 맞춰 시공사를 하나로 통일하면 하나의 시공사를 선택해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고 대단지 아파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또 신축처럼 평면을 완전히 바꿀 수 없어도, 공간 자체가 넓어지고 복도식 아파트는 계단식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변화가 크다. 가구 당 평균 5평 정도는 늘어날 전망이다. 또 추진위는 단지 내에 헬스장과 골프장, 키즈카페, 경로당, 식당, 독서실 등을 증설 또는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 집값 하락세에도 ‘우극신’은 오름세…“새 아파트 기대감 커”
이런 이유로 올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전반이 하락세임에도 불구하고 우극신 아파트는 매수세가 지속되고 있다. 사당 우성2차 84㎡는 지난해 14억5000만원에 팔렸는데, 올해 4월 14억8000만원에 거래돼 3000만원 올랐다. 극동아파트 59㎡는 지난해 11억8000만원에 팔렸다가, 올해 11억9000만원에 거래됐고, 지난 2월 115㎡가 15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신축단지인 ‘두산위브트리지움’의 경우 59㎡가 14억원에 실거래됐고 84㎡는 지난해 18억원까지 치솟았다.
신운희 우성부동산 대표는 “요즘은 신축 단지가 너무 귀하고, 건축 기술이 발달해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단지가 새 아파트에 버금갈만큼 단지가 변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 주민들도 리모델링에 적극적”이라며 “전반적으로 동작구도 집값이 주춤한 분위기를 타 최근 거래가 뜸하지만 리모델링 단지는 매수 문의가 많은 편”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rykimhp2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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