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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팍'도 울고 갈 수준의 '반값 아파트' 정말 가능하냐고요?"

    입력 : 2022.08.02 13:49

    [SH 야심작 반값 아파트] ③‘아크로리버파크’ 뛰어넘는 반값 아파트 가능?
    [땅집고]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SH공사 본사에서 아파트 분양원가와 반값아파트에 대한 공개 설명을 진행하는 김헌동 SH공사 사장. /뉴시스

    [땅집고] “분양가가 저렴하다고 해서 날림으로 지을 것이라는 편견은 금물입니다. 반값 아파트를 ‘아크로리버파크’처럼 짓기 위한 ‘서울형 건축비’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

    이달로 취임 8개월째를 맞은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은 ‘반값 아파트 전도사’, ‘반값 아파트 세일즈맨’을 자처한다. 취임 이후 ‘반값 아파트 공급’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그에게 어찌보면 당연한 수식어일 수 있다.

    반값 아파트란 토지는 서울시 및 SH가 소유하고 건물만 일반에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짓는 주택을 말한다. 서울 입지인데도 분양가가 3억~4억원대에 불과해, SH가 언제 공급의 신호탄을 쏠지 기다리는 수요자들이 적지 않다.

    ☞관련기사: “'아리팍' 뛰어넘는 설계, 분양가는 반값…준비 다 됐습니다”

    “서울의 집값이 얼마인데 3억~4억이라니, 싸구려 자재에 날림으로 짓는 건 아닐까?”

    반값 아파트의 분양가를 듣고나면 당연히 드는 의문이다. 이 같은 의문에 김헌동 사장은 반값 아파트를 한강변 초고가 단지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처럼 건설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서울형 건축비’를 적용해 주택 품질을 올리고, SH가 보유한 임대주택을 리츠에 매각하는 등 방식으로 마련한 자금을 활용하면 반값 아파트를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고급 아파트로 지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값 아파트 품질 높이려면 ‘서울형 건축비’가 필수…평당 1000만원으로

    김헌동 사장의 이 밑도끝도 없는 자신감은 어디에 근거한 것일까.

    그에 따르면 SH가 짓는 반값 아파트 품질을 ‘아크로리버파크’처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서울형 건축비’ 마련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서울형 건축비와 대비되는 것이 현재 국토교통부가 제시하고 있는 기본형 건축비다. 그런데 기본형 건축비는 너무 낮게 책정돼, 이 금액으로는 도저히 고품질 반값 아파트를 지을 수 없다는 게 김 사장의 주장이다.

    [땅집고] 김헌동 SH 사장이 구상 중인 서울형 건축비 개요. /이지은 기자

    국토교통부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는 아파트의 분양가를 산정하는 기준으로 ‘기본형 건축비’를 내세우고 있다. 건축 공사에 드는 총 비용 중 땅값과 각종 가산비용을 제외한 금액으로, 자재값과 인건비 등을 포함한다.

    현재 기본형 건축비는 3.3㎡(1평)당 평균 600만원 정도다. 이 비용으로는 고품질의 아파트를 짓는 건 불가능하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그가 구상하는 ‘서울형 건축비’는 3.3㎡당 900만~1000만원 수준이다. 내년 초 서울형 건축비를 공개하는 것이 SH의 목표다.

    김 사장은 “아무래도 건축주인 SH가 건설사에 충분한 건축비를 줘야 고급 단지를 지을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지금처럼 낮은 건축비를 지급하면서 좋은 아파트를 지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시장 원리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건축비가 올라가면 SH 반값 아파트 공사에 참여하고자 하는 민간 건설사도 부쩍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추후 재개발·재건축 조합까지 SH를 찾아와 ‘우리 집도 저렇게 지어줄 수 있겠느냐’고 부탁할 만큼, SH가 명품 아파트를 짓는다고 자자하게 소문이 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본다”고 했다.

    ■반값 아파트 건축비 올려도 SH 자금난 없을 것…재원 조달 방식 여럿 마련해

    일각에서는 서울형 건축비를 마련해 반값 아파트를 짓는다면 가뜩이나 적자에 허덕이는 SH의 재정 부담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SH가 임대주택 사업을 하면서 부담하는 매입비·수선유지비·종합부동산세 등이 만만치 않아 지난 5년(2017~2021년) 동안 누적 적자액이 2조원을 넘은 상황인데, 반값 아파트 건축비까지 떠안게되면 재정난이 더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이 같은 우려에 김헌동 사장은 반값 아파트 건축비를 올리더라도 SH 재정에는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건축비를 조달하기 위한 방법을 이미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땅집고] SH가 서울 강남구 세곡동에 보유한 장기전세주택 단지 전경. /SH

    재원 조달 수단은 크게 세 가지로 이뤄질 방침이다. ▲택지·분양주택 판매로 얻은 수익금 ▲공사채 발행 ▲주택도시기금 및 민간 차입 등이다. 이에 더해 김 사장은 “현재 SH가 보유하고 있는 장기전세주택을 리츠에 매각한 뒤 운용하는 방식으로도 반값 아파트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SH가 토지·건물을 묶어서 분양하는 것보다, 건물만 분양하는 반값 아파트를 공급하는 것이 SH와 시민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했다. SH 입장에선 땅값이 오르면 자산이 증가해 이득이고, 시민들은 아파트를 3억~4억원 싼 값에 분양 받는 셈이니 손해볼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김 사장은 “서울형 건축비를 적용하는 반값 아파트는 공공인 SH가 짓긴 하지만 대형 건설사가 짓는 아파트 못지 않은 고품질 단지가 될 것”이라며 “오는 8월 중순 국토교통부의 주택 공급 대책 방향에 맞춰 SH도 서울시민들에게 반값 아파트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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