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동참사' 재개발 사업장, 철거 공사 재개한다

[땅집고] 사상자 17명을 냈던 광주 ‘학동참사’의 재개발 사업지가 건물 철거공사를 재개할 전망이다.

31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최근 철거공사 재개 절차에 대해 문의했다.

담당 지방자치단체인 동구는 해체계획서, 감리자 선정신고서 등 제반 서류와 향후 사무처리를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는 서류가 갖춰지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관계자 회의를 열고 건축물 해체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회의에는 조합, 건물 철거공사 원청이자 재개발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 신규 선정된 철거업체 관계자와 감리자가 출석하게 된다.

동구는 이번 참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해체계획서 미이행, 감리자 비상주, 철거공사 재하도급 등 재발 방지 방안을 중점적으로 확인할 계획이다.

학동4구역 재개발사업 건축물 해체공사는 지난해 참사가 발생한 이후 전면 중단됐다. 참사 직접 책임자인 철거공사 관계자, 감리자 등이 재판에 넘겨졌다.

현재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지 현장에 남은 건물은 총 8개동이다. 일부 상가 건물은 부동산 권리자가 점유자를 상대로 점유 이전을 요구하는 명도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 법원이 보존 명령을 내렸던 참사 현장 4개 필지는 이번 철거공사 재개 대상에서 제외됐다.

동구 관계자는 “재개발 사업 정상화보다는 안전 확보에 중점을 두고 철거공사 재개 허용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학동4구역 참사는 지난해 6월 9일 발생했다. 재개발 사업지에서 철거 중인 지상 5층 건물이 무너져, 잔해가 바로 앞 정류장에 멈춰있던 시내버스를 덮쳤다. 총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검경 수사와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다단계 재하도급이 만연하고 해체계획서를 따르지 않은 불법 공사가 붕괴 원인으로 지목됐다. 조합은 참사 발생 1년 만인 지난달 조합원 총회를 거쳐 HDC현대산업개발과 시공계약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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