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7.28 15:04 | 수정 : 2022.07.28 15:19
[땅집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금리 인상 및 정책금리 경로의 불확실성 때문에 당분간 주택 매매거래가 정체되고, 집값도 다소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KDI는 28일 발표한 ‘2분기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시장 금리의 가파른 상승과 향후 정책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당분간 주택 매매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매매 가격도 다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내외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KDI는 먼저 전국 매매·전세가격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서 매매와 전세 가격에 대한 하방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국 매매·전세 가격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약 9개월 동안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2분기 유형별 주택매매 가격을 보면 아파트가 전분기보다 0.16% 하락했고, 연립·다세대주택(0.09%)과 오피스텔(0.10%)도 상승세가 둔화했다. 수도권 주택매매가격은 전분기보다 0.05% 하락했으며, 서울의 주택매매가격(0.08%)은 오르긴 했지만 분기 말로 갈수록 동북권 등에서 하락폭이 확대됐다.
KDI는 “현재 주택 시장 조정이 장기화하는 것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대출금리와 금리 경로에 대한 향후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기준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배경인 물가 상승과 높은 건설 비용 등이 임대료를 올리는 요인이 될 수는 있겠지만,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당분간 주택 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주택 수급 동향은 서울·경기·인천을 비롯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수요 대비 공급이 초과한 상태다. 올해 하반기 입주 예정인 아파트는 총 18만6000가구로 지난해 하반기(15만9000가구)보다 많다. 다만 같은 기간 서울(9600호)의 경우 아파트 입주 물량이 32.5% 감소할 예정이다.
하반기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25만1000가구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적다. 서울에서는 2만4000가구 증가하고, 경기·인천은 각각 7만2000가구, 2만2000가구 줄어들 예정이다.
2분기 주택 전세가격은 전분기보다 0.02% 떨어지는 등 감소세다. 전세의 월세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세 수요가 늘면서 월세통합가격은 전분기보다 0.5% 올랐다.
한편 오지윤 KDI 연구위원은 이날 ‘선별적 주택금융의 영향: 15억원 주택담보대출 금지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15억원 이상 가격의 주택 구입 시 주택담보대출을 전혀 허용하지 않는 고강도 규제(2019년 12월부터 규제지역에 적용)는 상대가격 분포의 왜곡을 야기했다”며 “전체적으로 가격 안정화 효과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오 연구위원은 “2020년 이른바 규제의 ‘풍선효과’로 15억원 미만 아파트에 대한 거래량 쏠림이 나타났고, 규제 전 가격이 15억원 미만이었던 아파트가 15억원 이상 아파트보다 가격 상승률이 높았다”며 “서울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은 2020년부터 서울 이외 지역보다 빠르게 상승했는데, 이런 유동성은 대부분 15억원 미만 주택에 투입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이 같은 선별 규제가 2년 동안 15억원 미만 주택의 금융레버리지를 선별적으로 상승시켜, 향후 가격 변동성을 높일 수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가격 하강기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구매가 몰렸던 15억원 미만 주택 가격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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