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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이렇게 올라?"…서초구 집값 나홀로 '신고가 행진'

    입력 : 2022.07.25 12:04 | 수정 : 2022.07.25 12:15

    [땅집고] “매도자, 매수자 모두 급할 게 없습니다. 매수자들이 부동산에 미리 언질을 주고 기다렸다가 원하는 동·층의 매물이 나오면 신고가에 거래가 이뤄집니다.”(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인근 대림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현희 기자

    강남구를 포함한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 내지는 보합으로 전환했지만 서초구만 나홀로 상승세를 이어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5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이 밀집한 부자동네인 만큼 금리나 경기 등의 영향을 덜 받는 이유도 있지만,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중 토지거래허가제 적용을 받지 않는 곳인 데다 비교적 신축 단지 비중이 크다는 점이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자산가들이 상대적으로 하방 압력이 약한 안전한 투자처로 서초구를 주목하면서 시장에 나온 매물도 많지 않아 나오는 즉시 신고가에 거래되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사들의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서초구 한강변 단지를 대체할 만한 단지가 나타나기 전까지 조정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 서초구 나홀로 상승세…매물 나오자마자 신고가

    서울 서초구 아파트값이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초구는 올 상반기 2.6% 올라 25개 자치구 중 상승률이 가장 높다. 한국부동산원 기준으로도 올 초부터 지난 3월 보합이었던 것을 제외하면 2020년 11월부터 지난주까지 1년 8개월 간 오름세다. 지난주에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만 상승했고 오름폭은 0.02%에서 0.03%로 늘어났다.

    [땅집고] 2022년 상반기 서울 구별 매매 변동률. /부동산R114
    실제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신축 단지 위주로 아파트값이 상승하고 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2016년 입주) 전용 128㎡는 지난 달 59억원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3월(42억5000만원)과 비교해 16억5000만원 치솟으면서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주를 마친 재건축 단지 '반포주공1단지' 전용 107㎡은 지난 달 59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해 10월(56억원) 이후 3억원 뛴 금액이다.

    [땅집고] 이주를 완료한 반포주공아파트. /전현희 기자

    재건축·신축 단지 집값이 오르면서 지은 지 10년 정도 지난 아파트들도 집값이 오르고 있다. 2009년 입주한 ‘래미안 퍼스티지’는 84㎡가 지난 5월 39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해 입주한 ‘반포자이’ 84㎡는 지난해 6월 30억5000만원(16층)에 거래됐는데 지난 5월 36억7000만원(3층)에 팔렸다.

    ■ 대체 투자처 찾는 자산가들 ‘서초구 고가 아파트’ 눈독

    전문가들은 최근 강남, 송파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현금 부자들의 수요가 서초구에 쏠리고 있다고 설명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최근 주식시장 등을 포함한 자산시장이 침체기지만 어쨌든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대신 투자할 만한 곳을 찾다보니 고가 아파트로 몰리고 있다”며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된 강남·송파 대신 서초에 주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크로리버파크 인근 황은숙 고려 공인중개사사무소 이사는 “매수자가 원하는 조건이 명확하고 매도자들 또한 급하게 팔아야 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상호간 매수·매도를 서두르지 않는다”며 “통상 매수자는 로얄층, 로얄동 매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시장에 매물이 나오면 곧바로 매수하고 신고가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급매물의 경우 전세를 끼고 10억원 이하에 거래된 사례도 있다. 황 이사는 “최근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은 저층 매물이 거래됐는데 이는 세를 낀 매물로 투자금이 적게드는 반면 수익률이 높은 ‘고수익 상품’”이라며 “매매가 54억원에 전세금 45억원으로 사실상 현금 9억에 매입할 수 있는 기회라 팔린 것”이라고 했다.

    [땅집고] 이주를 완료한 반포주공아파트. /전현희 기자

    재건축 단지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 때문에 나오는 족족 신고가로 거래된다고 한다. 김경식 반포르네상스 부동산중개법인 대표는 “현재 아크로리버파크 84㎡(34평)가 63억원인데 반포주공 84㎡가 55억원으로 대지지분이 넓어 입주시 60평 정도 받을 수 있다. 시세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반포 주공이 동일 주택형에 비해 저평가 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반포주공은) 현재 입주권 상태라 양도하려면 양도세 부담이 커 매도하려고 하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아서, 이 와중에 나오는 매물은 비싸게 팔릴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서초구 집값이 크게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실제 3~5년 후면 입주할 수 있는 단지들이라 입주 후 상승할 가치를 고려한 기대감이 계속 반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초구는 전국에서 가장 선호도 높은 학군지인 데다 한강변 고급 단지 중 재건축 진행 속도가 가장 빨라 압구정, 한남동, 여의도 등지의 아파트가 재건축을 완료하기 전까지 대체할 만한 아파트가 없어 쉽게 가격이 떨어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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