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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층에 X방을…" 아파트 건설노동자 경악할 증언

    입력 : 2022.07.23 10:16 | 수정 : 2022.07.26 17:45

    [땅집고]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한 경기 화성시 기안동 '화성 우방아이유쉘 메가시티' 아파트 안방 드레스룸 천장에서 인분이 든 봉투가 발견됐다. /연합뉴스

    [땅집고] “퇴근하고 왔더니 집에서 똥 냄새가 나는 것 같은 거죠. 그래서 열심히 (방향제를) 뿌리고 닦았는데 없어지지가 않아요.”

    지난 4월 경기 화성시 기안동에 입주를 시작한 ‘화성 우방아이유쉘 메가시티’. 이 아파트에 입주한 A씨는 집에 이사온 첫 날부터 안방 드레스룸 벽면에서 심한 악취가 나는 것을 느꼈다. 여름 들어 날씨가 더워지면서 악취가 심해지자, 참다 못한 A씨는 지난 5월 29일 이 아파트를 시공한 SM우방(옛 우방건설)에 하자보수 신청을 했다.

    [땅집고] '화성 우방아이유쉘 메가시티'에 입주한 뒤 원인을 알 수 없는 악취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하는 A씨. /온라인 커뮤니티

    그런데 SM우방 직원이 A씨의 집을 방문해 안방 드레스룸 천장을 떼어내자마자, 구멍에서 비닐봉지 3개가 발견됐다. 충격적이게도 비닐봉지에는 ‘똥’이 한가득 들어있었다. A씨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건설사 직원들이 촬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재빠르게 봉지를 들고 나가 증거 사진도 제대로 찍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A씨 바로 옆집 이웃인 B씨 부부도 같은 피해를 겪었다. 드레스룸에서 나는 악취의 원인을 찾던 중 천장에서 인분이 든 비닐봉지 1개를 발견한 것. 임신 5개월이던 B씨의 아내가 인분으로 인한 악취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긴장성 두통을 겪어 병원에 입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땅집고] 새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하며 '똥방'을 사용했던 경험을 공유하는 한 네티즌. /온라인 커뮤니티

    새 아파트가 어쩌다 ‘똥품아’(똥을 품은 아파트)가 된 것일까. 건설업계에선 아파트 건설 현장 인부들이 화장실이 여의치 않아 비닐봉지에 변을 본 후 시공하면서 그대로 묻어버린 것으로 추정한다.

    사건을 접한 네티즌 중 아파트 건설현장 경험이 있다고 밝힌 C씨는 “피해를 입은 주택이 ‘똥방’이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했다. C씨는 아파트 건설 현장마다 1층에 간이 화장실을 두는데, 고층에서 작업하는 인부들은 1층까지 내려와 볼일을 보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한 동(棟)마다 중간층에 있는 집을 ‘똥방’으로 지정해 변을 보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땅집고] 현재 천장 석고보드와 벽면 벽지가 제거된 A씨의 집. /온라인 커뮤니티

    인분 피해를 입은 입주민들은 SM우방 측에 냄새가 밴 천장과 벽면 석고 보드를 전면 교체하고, 전문업체를 불러 탈취 작업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SM우방은 피해 세대 천장과 벽지만 제거한 뒤 일반 세제로 냄새를 없애는 작업만 실시하고 있어 피해 입주민들의 불만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SM우방 관계자는 “입주자들이 요구한 전문업체 탈취 작업은 비용이 너무 많이들어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최대한 성실하게 협의해 입주자들이 입은 피해를 보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 아파트 인분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은 “큰맘 먹고 새아파트를 분양받았는데, 입주하자 마자 ‘똥품아’ 입주민이 된 수분양자들이 너무 불쌍하다. 건설사가 피해보상을 제대로 해줘야 한다”, “건설 현장 인부들 행태를 고려하면 다른 아파트에도 분명 똥이 묻혀있을 것 같다. 건설사가 인부들 관리를 똑바로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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