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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강남'도 별 수 없다?…집값 하락 늪에 빠진 송도

    입력 : 2022.07.20 07:35 | 수정 : 2022.07.20 09:02

    [수도권 주택시장 긴급진단] ③ 지난해 44% 급등 인천 연수구,지금은
    [땅집고] '송도더샵센트럴시티'. /전현희 기자

    [땅집고] “금리가 너무 올라서 대출이자 갚으려고 맞벌이를 시작했습니다. 최근 인천 상황을 봤을 때 당분간 아파트값이 더 오를 것 같지도 않아서 아파트를 팔고 전세로 갈 계획도 있어요.”(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더샵센트럴시티 입주자 A씨)

    ‘인천의 강남’으로 불리는 송도가 본격적인 부동산 침체기에 접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송도가 입지한 인천 연수구의 집값은 지난 1월부터 이달까지 22주째 하락하고 있다. 특히 GTX 정차역 인근, 생활편의시설이 일부 미비한 단지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을 갚기 어려운 실수요자들과 분양권을 매입한 경우에도 집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학군, 교통, 상업시설, 일자리 등을 갖춘 일부 단지는 지난 달까지 여전히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기는 하다.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현재 추격 매수는 위험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 ‘인천의 강남’ 송도 집값 22주째 하락…GTX-B 착공 지연·금리인상 영향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2020년 완성을 목표로 2003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신도시다. 일자리·학군·생활 인프라 등 자족기능을 갖추긴 했지만 서울까지 1시간 넘게 걸릴 정도로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단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GTX-B 개통 호재에 지난해에만 집값이 44% 가까이 급등했다.

    하지만 최근 집값 하방 압력이 강해지면서 GTX-B노선이 지나는 인천지하철2호선 인천대입구역(송도역) 인근 아파트 집값이 하락 중이다. 지난달 송도더샵퍼스트파크 68㎡가 8억9500만원에 팔리며, 전고가 대비 1억4500만원 하락했다. ‘송도더샵마스터뷰’ 84㎡는 지난달 9억원에 거래되며 지난 4월 11억1000만원에 비해 2억1000만원 떨어졌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송도는 새아파트가 밀집한 신도시인데다 일자리가 있고 GTX-B노선이 지나는 지역으로 서울 접근성이 개선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값이 급등한 지역”이라며 “정부에서 GTX 개통에 속도를 내겠다고 발표하겠다고 언급한 만큼 향후 기대감은 있지만 GTX-B노선은 착공은커녕 아직 사업 시행자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 급등에 따른 조정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땅집고] GTX가 들어서는 역 근처 아파트 시세가 하락 중이다. /전현희 기자

    잇단 금리 인상으로 대출금 상환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도 서둘러 집을 내놓고 있다. 송도더샵센트럴시티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분양가인 3억~5억원에 집을 매입한 실수요자들은 크게 부담이 없지만 집값이 어느정도 오르고 난 뒤 7억~8억에 매입한 사람들은 금리 인상분을 마련하기 어려워 맞벌이를 시작하거나 집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땅집고] 왼쪽은 2021년 4월 입주한 송도랜드마크푸르지오시티 오른쪽은 2023년 7월 입주를 앞둔 대방디엠시티시그니처뷰. 상가 90% 이상이 공실이다. /전현희 기자

    상업시설 등 생활여건이 미비한 구역에서는 전세금도 하락세다. '송도SK뷰' 전용 84㎡는 6억원까지 올랐던 전셋값이 최근 3억5000만원까지 떨어졌다.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전용 84㎡ 분양권은 지난 1일 8억 4244만원(38층)에 거래됐다. 종전 신고가 10억 8291만원보다 2억4047만원 하락했다. 송도SK뷰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금 공사 중인 단지들이 입주하려면 2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 당장 분양권에 대한 중도금 대출을 갚기 힘든 사람들이 분양권을 저렴하게 내놓고 있다”며 “전세의 경우에는 한번 계약하면 보증금을 4년 간 같은 금액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대다수가 공실로 내버려 두는데 급히 처분해야하는 경우 가격을 낮춰 전세 거래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 학군지·직주근접 단지는 여전히 강세…“아예 다른 시장”

    송도 대다수 아파트값이 하락으로 전환한 가운데 일부 학군지나 실수요자들의 수요가 높은 곳의 집값은 여전히 강세다. 대표적으로 채드윅국제학교 인근 송도 학원가가 밀집한 ‘송도더샵하버뷰’의 151㎡은 지난 1일 17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전고가 대비 7억4000만원 올랐다. 99㎡도 지난 11일 13억원에 거래되며 2억500만원 뛰었다. 현지 공인중개사사무소 측은 “송도 전역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를 데리고 이 일대 학원가로 모이는데다 서울에서도 국제학교를 보내려고 하는 수요가 몰려든다”며 “1공구 일대 아파트는 일반 매매 시장 수요자들이 움직이는 곳과 달리봐야 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땅집고] 1공구에 학원가와 국제학교가 있다. /전현희 기자

    교통, 학군, 일자리, 상업시설 등 생활인프라를 갖춘 단지 또한 최근의 하락장세와는 딴 판이다. 대표적으로 4공구 웰카운티1~4단지다. 4공구에 있는 단지들은 2007~2008년 입주한 단지로 인천지하철 2호선 지식정보단지역이 맞붙어 있고, 서울로 직행하는 광역 버스 2개 노선이 있다. 롯데몰 등 대형 상업시설, 단지내 해송초·중·고 등 생활편의시설을 갖춘 단지다. 게다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 고소득 직군 종사자들이 있는 산업단지 배후 주거지다.

    실제 ‘웰카운티1단지’ 180㎡는 지난달 15일 14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1억7500만원 올랐다. ‘웰카운티4단지’ 177㎡은 같은 달 15억8000만원 신고가를 찍으며 전고가 대비 9000만원 오른 금액에 거래됐다. 길건너 5공구에 있는 신축 아파트들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것과 다른 양상이다.

    [땅집고] 송도웰카운티1~2단지. /전현희 기자


    ■ 하반기까지 조정국면 전망…“추격매수 신중해야”

    전문가들은 적어도 올해 말까지 인천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을 맞을 것으로 예상한다. 때문에 추격매수에 신중을 기할 것을 권한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지난 해 급등한 만큼 일정부분 조정 여지가 있어서 관망세가 지속할 것”이라며 “게다가 금리 때문에 매수세가 몰리기 어렵기 때문에 올해 금리 인상 추이를 지켜보면서 내년 초에 다시 한번 매수 시기를 가늠해 보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송도가 인천에서도 독보적인 입지인만큼 신축 아파트나 입주를 앞둔 분양권 등은 금리 인상기 이후 매수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소장은 “전국이 대세 하락기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서울에서 입지가 좋은 지역들과 아닌 곳들 사이에서 집값이 양극화하고 있는데 송도는 인천에서도 독보적인 입지”라며 “당분간 조정받을 수 있겠지만 당장 입주 계획이 없고 2~3년 뒤 새 아파트를 구하는 실수요자들이라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물량이 나오는 시기와 2년 이후 입주를 앞둔 시기쯤 매수한다고 했을 때 크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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