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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리 치솟는데 이자 감당 어쩌죠" 잠 못 이루는 '영끌족'

    입력 : 2022.07.19 12:35

    [땅집고] 2020년 8월 '영끌족' 대열에 합류해 서울 은평구의 신축 아파트를 매입한 직장인 A씨. A씨는 "지금도 이미 대출 원리금으로 한 달에 170만원 정도 내고 있는데 여기서 금리가 더 오르면 200만 원 가까이 내야 한다"며 "올해 자녀 계획을 갖고 있었는데 베이비 시터 한달치 월급만큼 이자가 나가니 생각을 다시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0%포인트 올린 빅스텝을 밟으면서 대출로 집을 산 사람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2년 전 초저금리를 활용,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빚투'(빚내서 투자)로 무리하게 집을 산 대출자 중에서는 올해 말 연 상환액이 30% 이상 급증하는 사례도 나오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별 가산금리 인하 압박을 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 인상분 그대로 가계대출금리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월급 실수령액 300만원인데, 대출 월상환액이 200만원

    지난 13일 한은 금통위의 ‘빅스텝’에 따라 가계대출자들 대다수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통계를 살펴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중 변동금리 비중은 80%를 넘어선다. 즉 가계 대출자중 80% 이상이 이번 금리 인상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다.

    [땅집고] 전체 대출자 중 고정금리로 대출받은 사람의 비율. /통계청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될 때마다 1인당 이자부담은 연간 16만1000원씩 늘어난다. 이를 이번 빅스텝 인상(0.50%)에 적용하면 이날 이후 이자비용은 월 2만6833원, 연간 32만2000원 증가한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권의 조달비용이 상승해 대출금리가 상승하게 된다"면서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최소 1%p 인상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은행 대출 금리도 1%p 이상은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빅스텝에 더 큰 부담을 받는 것은 신용대출이다. 주담대의 경우 금융 당국의 압박에 따라 우대금리와 금융 지원 등이 가능하다. 하지만 신용대출은 기준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13일 기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5대은행의 신용대출 최고 금리는 평균 5.344%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올렸던 지난 5월 26일(4.18%) 대비 1.164%p 인상됐다. 이날 금리 상단이 6%대를 초과하는 은행도 있다. 국민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최고 6.23%, 우리은행은 6.02%로 6%대를 넘어서기도 했다.

    [땅집고] 빅스텝에 한숨. /부동산 커뮤니티 웹사이트

    실제 부동산 관련 카페나 커뮤니티에선 빅스텝이 가져올 금융 부담을 하소연하는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초 5억원대 오피스텔을 산 B씨는 주택담보대출로 2억8500만원과 1억원 상당의 신용대출을 받았다. 당시 연 2.8%였던 신용대출 금리는 4.17%로 뛰었다. B씨는 “계산해보니 매달 내야 하는 원리금이 1년 반 새 40만원 가까이 늘어나 월 290만원을 내게 생겼다”며 "퇴근 후 할 수 있는 부업을 찾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6억3000만원 짜리 분양권을 매수한 C씨는 “신용대출 1억원, 잔금대출 3억6000만원을 갚아야 하는데 잔금대출이 약 5% 정도 될 것을 감안하고 계산해보니 월 상환금액이 200만원”이라며 “월급 실수령액이 300만원 수준이라 벌써부터 숨이 턱 막힌다”고 말했다.

    ■ 연내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대출금리에 즉각 반영 여부 주목

    올 한 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만큼 대출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금통위가 연내 남은 세 차례(8·10·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0∼2.75%까지 0.25∼0.50%포인트 더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미 6%대 중반을 넘어선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단이 올해 말 8%에 근접할 가능성이 커졌다.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이 된다.

    다만 은행별로 가산금리를 조정해 대출금리에 그대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도 나온다. 정치권과 금융당국에서 계속해서 대출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기 때문에 은행들이 시차를 두고 금리를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지난 5월 시중은행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모두 예·적금 금리를 올렸다”며 “다음 달부터 은행별 예대금리차 비교공시가 시행되면 대출금리 인하 압박이 더 커질 것이라 기준금리 인상분이 주담대 금리에 즉각적으로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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