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7.18 12:03
[땅집고]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이후에 전화 문의는 많았는데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서 가격이 크게 오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교통 환경, 주거 환경이 개선될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봅니다.”(경기 고양시 토당동 고양부동산 대표 A씨)
능곡뉴타운은 경의중앙선 능곡역과 GTX-A노선, 대곡소사선이 지나는 대곡역과 가깝고 도서관, 공원, 대형마트 등 생활 편의시설도 갖춰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능곡2·5구역은 거래가 이뤄지며 시세가 올랐다. 게다가 지난 4일 경기 고양시 능곡뉴타운 토당동·능곡동 능곡1·2·5·6구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되면서 이 일대 부동산 시장에 수요가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크지는 않은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교통환경, 주거환경 개선 이후 미래가치를 고려했을 때 지금이 오히려 매수할 기회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 2024년 9500가구 미니신도시 탈바꿈
능곡지역은 1980년대 후반에 조성된 구도심으로 2007년 7개 구역이 뉴타운으로 지정되면서 개발행위가 제한돼 고양시 개발계획에서 소외됐던 지역이다. 이에 따라 건축물 및 기반시설 전반에 걸쳐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는 7개 구역 중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3개 구역을 제외한 4개 구역(1, 2, 5, 6구역)에서 사업이 진행 중이다. 2024년까지 계획대로 개발이 완료되면 이 일대는 총 9500여가구가 들어서는 미니신도시로 탈바꿈한다.
능곡뉴타운은 올해 9월 첫 입주를 시작한다. 능곡1구역을 재개발한 ‘대곡역 두산위브’가 643가구, 오피스텔 48실 규모로 새 주인을 맞이한다. 올해 12월에는 능곡연합조합 아파트를 재건축한 대곡역 롯데캐슬 엘클라시 843가구가 입주한다.
대곡역 두산위브와 대곡역롯데캐슬엘클라시를 제외하고 현재 가장 속도가 빠른 구역은 능곡2·5구역이다. 능곡2·5구역은 2020년 4월 고양시가 주민 이주대책 미비를 이유로 사업시행인가를 반려했다. 하지만 두 조합은 반려 조치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진행했고, 승소 판결을 이끌어내면서 지난해 7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현재 관리처분인가를 준비중이다.
능곡 2구역에는 지상36층 25개동 총 2933가구를 짓는다. 능곡뉴타운 최대 규모다. GS·SK건설 컨소시엄이 시공한다. 5구역은 현대산업개발과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시공한다. 총 2575가구 규모다. 능곡역이 가장 가깝고 근처에 초·중·고교가 모두 있다.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면 입주까지 최소 4~5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6구역은 능곡뉴타운에서 유일한 상업지역으로 사업성이 가장 좋다. 용적률 600%를 적용하며 총 2700여 가구(임대주택·오피스텔 포함) 주상복합 단지가 들어설 계획이다. 시공사는 현대건설, 우미건설, 동양건설산업이다.
■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수세 주춤…미래가치 고려하면 지금이 매수 기회
능곡2·5구역은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돼 세입자를 들일 수 있는 데다 최근 시세가 하락하면서 초기 매입금이 줄어들었다. 현재 능곡2구역은 84㎡ 기준 조합원분양가가 6억5200만~6억5600만원이다. 능곡5구역은 약6억8000만원으로 웃돈 2억5000만원을 합하면 총투자액은 약 9억~9억3000만원이다.
토당동 일대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초 웃돈이 4억원대였는데, 지금 시세는 1억5000만원 정도 떨어졌다. 게다가 84㎡를 한 채 받을 수 있는 대지지분 15~18평 다세대주택 매매가가 5억5000만~6억원이고, 전세금 1억~1억5000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초기 투자금은 4억원 내외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에서는 최근 부동산 경기가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능곡뉴타운 매수세가 강하지는 않다는 반응이다. 또 고양시 곳곳에서 정비사업이 활발한 만큼 미래 공급 물량을 감안했을 때 수요자들이 매수를 꺼리고 있는 분위기다. 능곡2구역 인근 고양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A씨는 "현재 수도권 외곽지역에서 하락 분위기가 감지되는 데다 고양시 자체적으로 창릉신도시, 대곡역세권 개발 등 미래 공급이 많아 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시장에 큰 변동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뉴타운이 완공됐을 때의 가치를 기대하면 지금이 오히려 매수 기회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올해 입주를 앞둔 대곡역 엘클라씨, 대곡역 두산위브 84㎡ 시세는 11억~12억원으로 뉴타운 완공 시점 시세가 비슷해질 것이란 예측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됐기 때문에 실거주하지 않아도 되는 데다 고양시는 조정대상지역이라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이후에도 전매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며 “최근 부동산 경기 때문에 단기적 급등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GTX 정차역 인근 구역이고 미니 신도시 규모의 뉴타운으로 정비될 예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4~5년 뒤 실제 입주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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