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7.13 11:13
[땅집고] 서울 한강변 최고 알짜 부지로 꼽히는 용산구 한남뉴타운의 스카이라인이 바뀔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시는 올 연말 발표할 2040 서울플랜에 한강변 35층 룰 폐지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남산·북한산 주변 최고고도지구 제한도 풀릴지, 풀린다면 얼마나 층수가 높아질지 해당지역 재개발·재건축 조합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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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뉴타운 내 한남2·3·4·5구역 등 4개 재개발 조합이 최근 고도제한 완화를 위해 조합협의체를 꾸렸다. 갈등이 잦은 인근 조합끼리 협의체를 꾸리는 건 이례적이다. 4개 조합이 의기투합한 이유는 남산 경관 보호를 명분으로 묶여있는 90m 고도제한을 풀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서울시는 한남동 등 주변 지역 고도를 해발 90m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조합협의체 구성은 한남2구역이 주도했다. 이태원역 남쪽 한남2구역은 한남뉴타운에서 지대가 가장 높아 고도제한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한남2구역은 현재 계획대로라면 용적률 198%에 최고 14층까지만 아파트를 지을 수 있다. 다른 구역은 최고 23층까지 가능하다. 요즘 신축 아파트가 30층 안팎으로 짓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남2구역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에 일률적 높이 규제보다 구역별 지형 여건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방향으로 검토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남2구역은 용적률을 높여 지상 14층에서 20층 이상으로 층수 상향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도제한이 풀리면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 사업성이 좋아진다. 건설사들도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앞둔 한남2구역 높이 제한 완화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14층 밖에 못 짓는다는 단점 때문에 업계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오세훈 서울시장 연임으로 용적률 상승 기대감이 커지면서 올 하반기 재개발 수주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 등 5개 이상 대형 건설사가 입찰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 사업비 1조원이 넘는 한남2구역은 현재 계획대로라면 재개발을 통해 30개동 총 1537가구(일반 1299가구·임대 238가구)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한남3구역도 고도 제한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한남3구역은 아파트를 높이 짓는 게 막히자 차선책으로 동간 거리를 좁힐 수 밖에 없었다. 건폐율이 40%를 넘어섰다. 통상 아파트 건폐율은 20% 안팎이다.
건폐율이 높아지면 건물이 빼곡해져 주거 쾌적성이 떨어지고 사업성도 저하된다. 한남3구역에서 아파트 동간 거리가 좁은 곳은 9m에 불과하다. 한남3구역 조합 관계자는 “박원순 시장 시절 최고 29층, 110m 높이로 다섯차례 이상 건축심의를 신청했지만 모두 반려됐다”며 “조합원 사이에서 사생활 침해와 일조권 악화 우려가 많아 높이 제한을 풀어달라고 계속 건의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시는 아직까지 남산 주변 고도제한 완화와 관련해 특별한 논의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남뉴타운은 한강변 중점 경관관리 구역에 속해 서울시민 여론을 고려하는 등 충분한 사전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3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한남뉴타운은 한남∙보광동 일대 111만205㎡에 총 5개 구역이 있다. 2017년 1구역이 해제된 후 4개 구역이 약 1만 가구 규모로 뉴타운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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