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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했다" "안 했다"…둔촌주공 사태 악화일로

    입력 : 2022.07.08 12:39 | 수정 : 2022.07.08 13:32

    [땅집고]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지난 4월부터 중단됐다./박상훈 기자

    [땅집고] 서울시의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중단 사태에 대한 중간발표 이후에도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업단의 입장 차이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갈등이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조합 측은 서울시의 발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발했고, 시공사업단은 조합 측이 왜곡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꼽히는 둔촌주공아파트의 공사 재개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서울시는 7일 오전 브리핑을 열고 둔촌주공아파트 재건축사업의 분쟁과 관련된 진행상황에 대해 중간 발표를 했다. 서울시 측은 “지난 5월말 1차 중재안을 제시한 이후 수 차례 의견을 조율한 끝에 9개 쟁점사항 중 8개 조항에 대하여 합의에 이르렀으나, 마지막 상가 분쟁 관련 중재안이 미합의 상태”라고 설명했다.

    ■ 서울시 "상가 조항 뺀 8개 쟁점 합의"…조합 "서울시 발표 사실과 다르다" 반박

    서울시 발표를 두고 정비업계 안팎에선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정작 당사자인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발표를 두고 격렬하게 반발했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측은 서울시의 발표 이후 이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즉시 반박하고 나섰다. 김현철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은 “조합은 6월 25일 서울시가 제시한 중재안에 대해 수용한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동(해당) 중재안은 시공사업단이 전면 거부함으로써 무산됐다”며 “이후 서울시를 통해 시공 사업단이 6월 29일 제시한 합의안 9개항을 전달 받았으나 이는 조합에 불리한 내용이 많아 동의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서울시 발표와 달리 8개 조항 역시 최종 합의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서울시 측이 조합 측이 이미 합의된 내용을 번복하고 있다고 재반박하고 나서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서울시가 “상가를 제외한 8개 사항에 대해 동의한다는 조합장의 서명을 받아놓은 증거 자료가 있다”며 조합과는 정 반대의 입장을 내놓고 있어서다.

    ■ 시공단 "조합·시 요청사항 적극 수용…조합이 왜곡된 정보 제공 우려"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로 구성된 시공사업단도 8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입장문에서 시공사업단은 "지금까지 갈등 해결을 위해 조합과 서울시 요청사항에 대해 적극 수용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사 재착공의 현실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공사 재착공 시점을 총 3개월에서 2개월로 단축하자는 서울시와 조합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며 "하지만 조합은 서울시 중간 발표 이후 ‘공사 재착공까지 8~9개월이 소요된다’는 왜곡된 정보를 조합원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공사업단은 또 합의문 날인 이후 60일 이내 총회까지의 이주비 이자를 유이자로 대여하는 데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조합 측은 시공사업단이 거부했다라고 왜곡된 내용을 조합원에게 안내했다고 강조했다.

    조합은 60일 내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상가 설계도서를 시공사업단 등에 제공하면 즉각 공사를 재개하고, 인허가와 준공 지연에 따른 시공사업단의 손실 발생 시 조합의 책임으로 하겠다고 제시했다.

    반면 시공사업단은 먼저 조합 및 상가대표기구와 건설사업관리(PM) 회사 간 분쟁에 합의를 이루고 총회 의결을 거쳐야 공사 재개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조합과 시공사업단간 중재에 나선 서울시 중간 발표 이후에도 양측의 입장차가 여전해 재건축 사업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서울시 중재와 별개로 이미 조합 집행부와 시공사업단의 신뢰 관계가 무너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양측이 순조롭게 최종 합의에 다다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 불리는 둔촌주공은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지다. 강동구 둔촌1동 170-1번지 일대에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임대 1046가구 포함)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달한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지는 새 조합 집행부가 전임 조합장과 맺은 5586억원 수준의 공사비 증액 계약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발발했다. 현 조합 집행부는 이 계약이 한국부동산원의 감정 결과를 반영한 총회를 거치지 않았고, 당시 조합장이 해임된 당일에 증액 계약이 맺어져 적법하지 않은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조합과 시공사업단 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지난 4월15일부터 공사가 중단됐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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