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벌판에 우뚝…"차 없으면 어떻게 살아요?"ㅣe편한세상 서울산 파크 그란데

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디스 아파트] 녹지로 둘러싸인 ‘e편한세상 서울산 파크그란데’

[땅집고] DL건설이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도시개발사업구역에 짓는 ‘e편한세상 서울산 파크 그란데’를 분양한다. 지하3층~지상23층 6개동, 총 607가구 규모로, 68~114㎡(이하 전용면적) 등 중대형 위주로 조성한다. 오는 12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입주는 2024년 10월 예정이다.

‘e편한세상 서울산 파크 그란데’는 84㎡ 분양가가 4억원 미만대여서 울산 중심부에 있는 아파트 단지와 비교해 저렴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울산에서도 교통 오지로 꼽히는 데다 생활 인프라가 열악한 울주군(상북면)에 위치한 것이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예비 청약자들 사이에서는 "공장 말고는 아무 것도 없는 깡촌에 들어서는 아파트여서 가성비가 너무 떨어진다” “어디 한 번 나가려면 기름값이 무지막지하게 들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주변 녹지공간 풍부…학군·교통·인프라는 ‘열악’

이 아파트는 주변 녹지시설이 풍부하다. 영남알프스를 비롯해 운문산 자연휴양림, 가지산 도립공원, 간월 자연휴양림, 신불산 휴양림 등 자연 환경이 뛰어난 관광 명소가 멀지 않다.

인근에 산업단지가 몰려 있어 근로자 유입도 기대해볼 수 있다. 단지 바로 앞에 길천일반산업단지를 비롯해 반천산업단지, 삼성SDI 울산사업장, 오뚜기 삼남공장 등이 있다.

그러나 ‘e편한세상 서울산 파크 그란데’ 최대 약점은 울산 도심에서는 최소 30km 이상 떨어져 있다는 것. 상북면은 울산에서도 인구가 가장 적은 곳 중 한 곳(올 6월 기준 7997명)이다. 상북도시개발사업구역의 경우 모든 토지가 주거지역으로 지정돼 생활 필수업종 상권과 인프라가 형성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학군과 교통도 만족스럽지 못하다. 예비청약자들 사이에서는 “단지가 말 그대로 ‘외딴 섬’에 짓는 것 같다. 차량 없이 생활이 사실상 불가능하고, 있어도 웬만한 곳으로 이동하려면 운전하기가 부담스럽다”는 말이 나온다. 가장 가까운 초등학교인 상북초등학교까지는 도보 40분, 대중교통으로 30분 정도 걸려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할 전망이다. 울산 최대 번화가를 비롯해 학교가 밀집한 남구 삼산동이나 옥동까지 이동하려면 버스 타고 1시간 20분 이상 걸린다.

이 아파트는 전용면적별로 ▲68㎡A 118가구 ▲68㎡B 22가구 ▲84㎡A 192가구 ▲84㎡B 201가구 ▲114㎡ 74가구로 구성한다. 일부 타입을 제외하고 4베이(Bay) 판상형 구조를 적용해 채광·통풍 효과를 높이고, 대형 현관 팬트리 등을 적용한 특화설계 'C2 하우스'와 조경 브랜드 ‘드포엠’을 도입한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실내 골프연습장 ▲피트니스센터 ▲맘스스테이션 ▲작은 도서관 ▲아이돌봄센터 ▲비즈니스룸 등이 조성된다.

■ 제 아무리 브랜드 단지라지만…주변 허허벌판인데 3억원대?

‘e편한세상 서울산 파크 그란데’ 분양가는 ▲68㎡ 2억5900만~2억9900만원 ▲84㎡ 3억3000만~3억8100만원 ▲114㎡ 4억5300만~5억2200만원으로 정해졌다. 3.3㎡(1평) 당 평균 1123만원이다.

최근 울산 남구·동구에 들어서는 신축 아파트 84㎡ 분양가가 6억원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분양가는 저렴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단지가 들어서는 울주군 상북면 일대 기존 아파트와 비교하면 가격이 오히려 비싸다는 시각도 있다.

‘e편한세상 서울산 파크 그란데’는 모든 가구에 발코니 확장 무상 제공, 중도금 60% 무이자 조건을 내세워 분양한다. 85㎡ 초과 타입은 추첨제로 100% 공급한다. 당첨되면 재당첨 제한 5년, 전매제한 3년을 적용받는다.

최근 분양 시장에서 건설사가 발코니 확장비와 중도금 대출이자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분양하는 사례가 흔치 않지만 시장에서는 이 단지의 경우 미분양이 나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본다.

땅집고 자문단은 “울산에서 올해 총 7000여 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는데, 대다수 아파트가 남구와 중구에 집중돼 있다. 입지가 열악한 울주군에 분양하는 아파트의 상품 매력도는 상당히 떨어진다”며 “지방 부동산 경기가 꺾이며 미분양 우려가 커지는데다, 상북면 인근에는 향후 인구가 유입될 만한 호재도 찾기 힘들다. 행여 ‘찔러보기’식으로 청약을 시도했다가 원치 않게 통장을 소진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무리해서 청약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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