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7.08 07:24
[땅집고] 수원·용인·의왕 등 경기 남부권에서 아파트 가격이3억~4억원씩 하락하는 가운데 이른바 ‘준 강남’으로 불리는 과천까지 집값 급락 사태가 확산하는 양상이다. 현재 과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3.3㎡(1평)당 6761만원으로 경기도에서 가장 높다. 과천까지 집값이 급락하면서 수도권이 본격적인 조정 장세로 돌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5억원 급락 거래도 나와…매물 쌓이는 과천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과천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 85㎡는 지난 5월 13억1000만원(23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18억3000만원(7층)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반 년 새 5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수원·용인·의왕 등지에서 지난해 10~11월께 신고가를 찍고 반년이 지나 수억원 하락한 거래 사례가 과천에서도 나온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0.4% 떨어져 작년 같은 기간 7.88% 상승했던 것과 딴판이다. 특히 수원시(-1.31%), 용인시(-1.14%), 과천시(-1.01%) 등의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과천시 아파트 매물도 급증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과천시 아파트 매물은 120여개로 올해 1월(57개)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과천시 별양동 R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매수세는 싹 사라진 반면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이야기가 나온 지난 5월 10일 이후로 매물이 쌓이면서 집주인들이 가격을 더 낮춰야 할지 눈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도 수억원씩 하락…강남·서초까지 확산 여부 주목
서울에서는 송파구 잠실동 일대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잠실 리센츠 전용 84㎡는 직전 최고가 대비 4억원 떨어진 22억5000만원에 지난 5월 거래됐다. 맞은편 엘스 역시 최고가(27억원·작년 10월)보다 최근 실거래가(23억5000만원)가 3억원 넘게 떨어졌다. 강남권에 속하는 송파구에서도 매수세 감소로 아파트 값이 떨어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3구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잠실동은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 등과 함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전세끼고 집을 사는 이른바 갭 투자가 불가능해 실수요만 있는 지역이다. 업계에서는 송파구와 과천시 등 상급지로 꼽히는 일부 지역에서도 점차 하락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난 4월 인천 등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1차 조정기가 있었고 지금은 2차 조정기가 오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상승기엔 중심지 집값이 먼저 오르고 외곽지가 따라 오르는 물결효과가 나타나지만 하락기에는 반대로 외곽지에서 중심지로 하락세가 확산한다”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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