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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줄 이을 것"…최악의 상황 치닫는 건설업계

    입력 : 2022.07.06 16:07

    [땅집고]지난달 오후 부산의 한 대단지 아파트 건설 현장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중단됐다. 부산과 경남지역 레미콘 기사들이 지난 9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주요 건설 현장 작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연합뉴스

    [땅집고] 고물가와 노조 파업 등 각종 악재가 쏟아지면서 건설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건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화물연대·레미콘·철근 노조의 잇따른 총파업으로 공기가 늦어져 공사비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오르면서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증액 부담이 커지면서 자금력이 떨어지는 소규모 시행사 시작으로 문을 닫는 부동산 개발회사가 줄을 이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 공사비가 최근 급등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 6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18.7포인트(p) 하락한 64.7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020년 4월 60.6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통상 공동주택건설공사비지수는 1년 단위로 1% 정도 오른다. 3년이면 3%쯤 올라야 하는데 불과 몇 달 새 30% 가까이 폭등한 셈”이라면서 “시행사들이 기본적으로 3% 정도 상승 여유를 두고 사업계획을 짜는데 이번처럼 20~30% 수준으로 급등하면 자금력이 없는 시행사로서는 감당하기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땅집고] 건설 DBSI 추이./한국건설산업연구원

    심지어 공사비가 예상 사업이익을 넘어서는 경우까지 나오면서 소규모 시행사들은 패닉에 빠졌다. 일반적으로 시행사는 분양대금을 받아 금융권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과 시공사 공사비를 정산하고 마지막에 남는 이익을 가져간다. 그러나 최근 공사비가 계속 오르면서 분양대금을 넘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셈이어서 시행사는 되려 돈을 토해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발주자인 시행사는 계약시점 공사비를 고집하다보니 시공사와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자칫 품질 저하로 이어지거나 계약 포기 상황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B시행사 관계자는 “애초에 분양가를 높게 잡았던 시행사는 그나마 버티겠지만 일부 중소 시행사는 이미 시공 발주를 포기해 개점휴업 상태”라며 “업계에서는 소규모 시행사 줄파산을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고 했다.

    그나마 다행히 레미콘 운송노동조합과 레미콘 제조사 간 협상이 타결되면서 공사 중단 장기화 등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C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조차 올해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면서 업계에서는 ‘아껴야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기 상황”이라며 “그나마 레미콘 노조 파업 장기화라는 최악 상황은 피했지만 부동산 경기도 안 좋은데 매년 파업으로 공사에 차질을 빚는 점은 업계로서는 골칫가 아프다”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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