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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 기다리고, 1주택자 갈아타고, 다주택자 팔아라

    입력 : 2022.06.24 12:06 | 수정 : 2022.06.24 15:40

    최근 물가 급등과 잇따른 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 시장이 안갯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땅집고는 전문가 20명 대상으로 하반기 시장 전망에 대해 긴급 설문조사했다. 집값과 전셋값 추이, 바람직한 투자 전략 등으로 나눠 설문조사 결과를 싣는다.

    [기로에 선 2022 하반기 주택 시장] ③무주택자, 1주택자, 다주택자별 투자 전략은?

    /그림=김도원 화백

    [땅집고] 올 들어 부동산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면서 주택 수요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무주택자는 지금 집을 매수하자니 금리인상 등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 같고, 또 안 들어가자니 안전 자산을 놓치는 것 같아 불안하다. 1주택자와 다주택자도 고민이 깊다. 지금 집을 파는 게 나을지, 아니면 쥐고 있는 게 나을지 판단이 서지 않기 때문.

    땅집고는 전문가 7명에게 수요자별 하반기 부동산 시장 투자 전략에 대해 설문조사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은 급하게 사고 추격 매수하는 시기는 아니고, 올 연말까지 관망세를 유지하며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주택자, 1주택자, 다주택자 별로 각자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시장 접근도 다르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가나다순)는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 두성규 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홍춘욱 리치고 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이다.

    [땅집고] 4인 가족은 청약 가점 꽉 채워야 69점. /그래픽=김성규

    ■“무주택자는 청약가점 낮고 자금여력 없다면 인내심 갖고 기다려야”

    내 집 마련을 목표로 하는 무주택자는 자신의 자금 상황을 잘 파악해서 신중하게 매수에 나서야 한다. 청약 가점이 높고, 자금 여력이 있는 무주택자라면 청약을 노려야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상품을 노리는 매수자라면 금리 인상에 대비해 대출 의존도를 낮추고 현금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한다.

    양지영 소장은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분상제)를 개편하면서 청약 시장에 미치는 장단점이 뚜렷해졌다. 건설사 사업성이 좋아져 공급이 늘어난다는 장점과 자재값 인상으로 분양가가 더 오른다는 단점”이라면서 “공급이 늘어나 기회가 많아져도 자금 여력이 없다면 결국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금리가 계속 오르는 시기에는 너무 위험한 선택이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성규 전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매수자의 대출 의존도가 높았지만, 금리 상승기에는 최소화해야 한다”며 “주택 구입 시기가 목표한 시점보다 늦어질 수는 있지만 이자 부담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금을 집값의 60~70% 수준으로 모은 뒤 정책이 자신의 상황에 맞춰 유리하게 바뀔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무주택자들이 호황기 때 기억을 안고 단기 이익을 노린 갭(gap) 투자 등에 나서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충고한다. 김효선 위원은 “작년까지는 모든 지역에 모든 유형의 주택이 올랐다면 이제는 단기적으로 시세차익 기대할 수 있는 시기가 끝났다”며 “최근 2~3년 같이 대출을 무리하게 받은 주택 매입은 위험할 수 있다. 개발 호재나 이슈만으로 무턱대고 매입하는 부분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땅집고]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상가 부동산 입구에 양도세, 종부세 상담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장련성 기자

    ■다주택자는 팔고, 1주택자는 갈아타고…답은 ‘똘똘한 한 채’

    다주택자는 여분의 주택을 팔고 결국 ‘똘똘한 한 채’로 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전 정부에 이어 현 정부도 양도소득세 1년간 한시적 중과 유예했으니, 1년 내에 애매한 곳은 팔고 똘똘한 한 채만 남겨야 세금 혜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제경 소장은 “계속 금리가 오르고 보유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현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적 유예해서 세금 혜택받고 팔 수 있는 기회로 보고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는 기회로 삼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1주택자의 경우, 상급지나 면적을 늘리는 등 ‘갈아타기’ 전략을 취할 수 있다. 다주택자와 마찬가지로 똘똘한 한 채 전략이다. 다만 이전보다 높아진 금리 수준을 감안해 무리한 대출은 피해야 한다. 이은형 연구위원은 “자금력 범위 안에서 상급지로 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본인이 가진 자금 수준이나 대출 나오는 수준에 따라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홍춘욱 대표는 “시장 경기가 나빠질 때는 안전 자산에 속하는 상급지 부동산으로 옮겨가는 전략이 가장 좋다. 작년에는 가격이 합리적인 곳으로 매수세가 쏠렸지만, 이제부터는 입지가 우선”이라면서 “다만 대출이 막혀있기 때문에 이동 가능성이 있는 매수 세력은 극히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위원은 “일단 금리 파고를 보고 최소한 올 연말까지 관망하다가 매수 타이밍을 잡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박기람·박기홍·이지은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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