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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 낮고 투자금은 1억원대?…'인천의 헬리오시티' 만수주공

    입력 : 2022.06.24 07:30

    [발품리포트] 6866가구 ‘인천의 헬리오시티’ 만수주공재건축단지

    [땅집고] 만수주공3단지 입구. /전현희 기자

    [땅집고] 20일 인천 남동구 만수동 만수주공아파트 3단지. 이 단지는 1987년 준공한 아파트로 일부 동은 최고층이 3층으로 엘리베이터가 없다. 사실상 다세대 주택과 비슷한 외관의 건물이 일렬로 줄지어 자리잡고 있었다.

    지난 10일 만주주공아파트 6개 단지(1~6단지)가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 안전진단 동의서를 징구했다. 만수주공아파트는 6개 단지를 합쳐 총 6866가구다. 개별 단지로 보면 적게는 510가구(3단지)부터 많게는 2220가구(4단지)로 구성됐다.

    이 단지는 1986~1987년에 준공한 35~36년차로 2020년 4월 통합 재건축 추진 준비위를 발족하고 같은 해 8월 안전진단을 받기 위해 주민 동의율 34% 달성했다. 하지만 지난 해 9월 예비 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이달 안전진단에 다시 도전하게 됐다. 재건축 추진준비위 측에 따르면 현재 주민 동의율은 20% 내외로 동의율 기준인 10%는 넘어선 상태다.
    [땅집고] 지난 10~12일 만수주공1~6단지는 통합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 동의서를 걷었다. /전현희 기자

    이 단지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B노선이 지나는 인천시청역 인근 단지로 지난해 인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한 해동안 시세가 1억원 이상 급등했다. 다만, 올해 들어 수도권 부동산 경기가 위축하면서 만수주공6개 단지 가격은 다소 하락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재건축 규제 완화에 적극적인 데다 이달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재건축 추진에 힘을 싣겠다는 후보가 구청장으로 당선되면서 다시 주목 받고 있다.

    현재까지 통합재건축을 추진해 완공한 단지가 없는 만큼 행정기관이 사업 절차를 승인하는데 소극적이라는 점이 넘어야할 산이다. 또 단지 규모가 커 조합원 간 갈등이 예상되는 만큼 사업 준비단계에서 갈등을 방지할 만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점도 과제다.

    ■ GTX-B노선 수혜 단지…대지지분 커 투자자 관심 급등

    만수주공아파트1~6단지는 인천 2호선 만수역에서 200m 정도 떨어져 있는 역세권이다. 단지는 새말초, 인수초, 조동초, 인수중 등 학교를 끼고 있으며 단지 바로 뒤에 산이 있고 4단지 남측으로 공원이 있다. 만수동 일대가 노후된 다세대·다가구 주택이 밀집해 있는 데 비해 상대적으로 주거환경이 나은 편이라 남동구 원도심에서는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만수역에서 세 정거장 떨어진 인천시청역에 GTX-B노선 지날 예정이라 서울 접근성 개선 기대감에 지난해 가격이 급등했다. 3단지 53㎡는 2020년 초 1억8000만~1억9000만에 거래되다 꾸준히 올라 지난해 3억9000만원으로 2억원 가량 급등했다.

    이 단지는 대지 지분이 커 재건축 사업성이 높다는 점이 인기 요인이다. 공급면적 43㎡, 45㎡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가구가 대지지분 49.5㎡(15평) 이상이라 아파트 한 채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3·6단지는 5층이 최고층인 단지로 용적률이 100%를 넘지 않는 경우도 있어 투자자들의 인기가 많다. 다만 1·3·6단지는 엘리베이터가 없어 2·4·5단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다. 때문에 전세금이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있고, 초기 투자금이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땅집고] 단지별 현재 시세. /전현희 기자

    실제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 따르면 현재 2단지 전용면적 54㎡ 매매가는 4억2000만이고 전세금은 2억1000만원으로 갭(매매가와 전세금의 차이)이 2억1000만원인 반면 5단지 전용 49㎡ 매매가는 3억2000만원, 전세금은 1억8000만원으로 갭이 1억4000만원이다.

    ■ 통합재건축 추진 완공 선례없어… 남동구청 에서 행정절차 다소 미온적

    만수주공1~6단지는 6개 단지가 대지권이 하나로 묶여 있다. 현재 점유면적과 등기부 대지지분이 달라 개별 단지 별로 재건축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등기정리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모든 소유주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때문에 사실상 개별 재건축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추진위원회 측의 주장이다.

    추진위원회 측에 따르면 “통합재건축 추진한 선례가 없어 남동구청 측에서 안전진단 등 행정절차에 소극적”이라고 말했다. 추진위 관계자는 “지난해 안전진단을 추진할 때 구청 측에서는 6개 단지 개별적으로 추진하라고 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5단지, 1~4, 6단지 이렇게 두 개 구역을 나눠서 하기로 했다”며 “현재 잠원동 한신타운, 한신4차, 신반포 메이플자이 등 일부 강남권에서 통합재건축 추진 중이긴 하지만 완성된 사례가 없는 만큼 한번에 단지를 재건축 추진했을 때 나타날 부작용에 대해 부담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단지 규모 너무 큰 것이 투자리스크, 재건축 규제완화 기대감은 높아

    하지만 주민들은 앞으로 진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하면서 안전진단 통과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만수주공 재건축 추진준비위 관계자는 “지난해 실시한 안전진단에서 1~4, 6단지는 모든 항목에서 기준치를 맞췄지만 5단지가 ‘구조 안정성’에서 B등급을 받는 바람에 탈락하게 됐다”며 “정권이 바뀌고 구조안정성 비중 개선하면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남동구청장이 재건축 추진 속도를 앞당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만큼 구청장 신규 취임 이후 사업 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말했다.

    단지 규모가 큰 만큼 조합원 간 이해 관계가 상충해 사업이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단지 별로 용적율이 다 다르고 고층(15층)과 저층(3~5층) 단지가 섞여 있는만큼 공급면적이 같아도 단지에 따라 대지지분이 다르고 가격도 달라 추후에 감정평가 시점 반발하는 조합원들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실제 2단지의 공급면적 75㎡은 전용면적 54㎡에 대지지분이 49.7㎡이며 시세가 4억~4억5000만원이다. 3단지의 공급면적 75㎡ 은 대지지분은 64㎡로 4억5000만~5억원으로 2단지에 비해 대지지분이 더 큰 만큼 가격도 높게 형성돼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전국적으로 부동산 경기가 다소 침체하고 것은 사실이지만 남동구 자체적으로만 봤을 때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미래가치가 높을 것으로 봤다. 만수동 일대에서 재개발 사업 추진이 활발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관계자는 “최근 부동산 경기 위축하면서 인천 부동산 경기도 악화하는 만큼 시세가 일부 하락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금액대가 저렴한 만큼 오히려 매수 기회라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합 재건축이 여러 단지의 의견을 모아 해야 하는 만큼 사업 초기 단계에서 갈등을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지 규모가 크면 좋은 점도 있지만, 서울 둔촌주공처럼 규모가 너무 크면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고, 투자자 입장에서도 리스크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단지 규모가 크다보니 현재 지분별 가격이 제각각이고 추후 분양받을 수 있는 아파트도 제각각이라 이에 따른 갈등을 줄이는 것이 사업속도를 내는데 관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제자리 환지 방식을 적용해 현재 보유한 위치나 층 등을 고려해 그대로 받는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추첨으로 추후 사업 막바지 사업속도를 당길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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