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6.23 02:51
땅집고는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분양 광고가 말하지 않는 사실과 정보’만을 모아 집중 분석하는 ‘디스(This) 아파트’ 시리즈를 연재한다. 분양 상품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디스 아파트] 6억 로또라는 ‘e편한세상 지축 센텀가든’
[디스 아파트] 6억 로또라는 ‘e편한세상 지축 센텀가든’
[땅집고] 서울 은평구와 맞붙은 경기 고양시 덕양구 지축지구에 이달 ‘e편한세상 지축 센텀가든’이 분양한다. 지상 최고 28층, 3개동, 총 331가구로 대단지는 아니지만 서울 근거리 택지지구에 분양하는 아파트라는 점에서 수도권 청약자 관심이 쏠린다. 후분양 아파트여서 지난 4월말 기준 공정률이 91%로 마무리 공사만 남겨두고 있다. 입주일이 올해 10월로 빠르다. 오는 6월 24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가장 큰 장점은 서울 최근접 택지지구인 지축지구 신규 분양 물량이라는 것. 34평(전용 84㎡) 최고 분양가가 6억4100만원대인데, 인근 단지 중 12억원대에 실거래된 사례가 여럿 있는 점을 고려하면 분양가와 시세 차이가 최소 6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단지 인근에 쓰레기선별장, 송전탑, 군부대 등 혐오시설이 많은 점을 감안하고 청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후분양으로 입주가 빠른 만큼 오는 10월 잔금 80%를 한꺼번에 납부해야 하는데 시행사가 따로 대출을 알선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청약자들이 느끼는 자금 부담도 상당할 전망이다.
■지축역까지 도보 10분…출퇴근 시간엔 지옥철
지축지구는 수도권 신도시 중 서울 접근성이 비교적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 은평구와 창릉천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맞닿아 있을 정도로 가까우면서, 지구 내 지하철 3호선 지축역을 이용하면 환승 없이 서울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편한세상 지축 센텀가든’이 들어서는 지축지구 B5블록은 지구 내 ‘1등 입지’는 아니지만 꽤 상급지라는 평가다. 핵심 교통망인 지축역까지 걸어서 10분 걸리는 역세권이라서다. 지하철을 타면 2호선 을지로3가역까지 20분, 강남고속터미널역까지 40분 정도 걸린다. 다만 출퇴근시간에는 3호선 종착역부터 지하철을 타고 서울로 이동하는 고양시민이 많아 열차가 매우 혼잡하다. 자동차로는 고양시와 서울을 잇는 도로인 통일로를 이용해야 하는데, 출퇴근시간에는 상습 정체구간으로 악명이 높다.
학교는 지축초·중학교까지 걸어서 5~10분이면 도착한다. 다만 지구 내 고등학교가 없어 대학 입시를 앞둔 자녀들이 원거리 통학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 쓰레기 선별장·군부대·송전탑까지…
이 아파트 입주자모집공고문에 따르면 단지 인근에 혐오시설이 여럿 있다. 먼저 남서쪽으로 1.5㎞ 거리에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재활용쓰레기 선별시설)가 2024년 완공 예정이다. 오는 10월 입주한 뒤 2년여 지나면 입주민들이 쓰레기 악취에 시달릴 수도 있다. 동쪽으로 1.5㎞ 거리에는 군부대가 있어 훈련시 사격소음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나온다.
단지에서 더 가까운 곳에 들어서는 혐오시설도 있다. 남쪽으로 300m 거리에 전기공급시설이 있고, 북동쪽 500m와 남서쪽 600m 거리에 각각 송배선로를 지중화하기 위한 케이블헤드가 있는 것. 비슷한 사례로 최근 울산에 분양한 ‘율동지구 한신더휴’ 아파트 수분양자들이 단지 인근에 송전탑 케이블헤드가 들어선 현장을 확인하고, “큰 맘 먹고 분양 받았는데 우리집이 ‘철탑뷰’다”라며 “전자파 영향으로 호르몬이 변해 백혈병과 뇌종양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고 해서 불안하다”며 문제를 제기했었다.
■6억 로또는 과잉 기대?…잔금 대출도 안돼
‘e편한세상 지축 센텀가든’은 거실·침실 3개·화장실 2개가 딸린 전용 84㎡ 단일 주택형이다. A와 B타입은 4베이 판상형, C타입은 타워형 구조다.
분양가는 층수에 따라 5억8943만~6억4174만원이다. 여기에 타입별로 발코니 확장비 780만~1089만원을 더 내야 한다. 후분양 아파트로 시공이 거의 완료됐는데, 시공사가 발코니 확장형으로 지었기 때문에 수분양자들이 확장비를 무조건 내야 한다. 즉 분양가에서 1000만원 정도는 더 내야 하는 셈이다.
예비청약자들 사이에선 이 아파트에 당첨될 경우 ‘6억 로또’를 맞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기대감이 돌고 있다. 34평 기준으로 단지 바로 옆 ‘지축역센트럴푸르지오’가 올 1월 12억3000만원, ‘지축역북한산유보라’가 지난 4월 12억8000만원에 각각 팔리는 등 지구 내 아파트가 12억원대 실거래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수도권 집값이 주춤하고 있는데다, 지축지구 아파트가 최고가를 찍은 뒤 거래가 뜸해 현재 9억~10억원대에도 매물로 나와있는 점을 고려하면 ‘6억 로또’가 보장됐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후분양 아파트다보니 단기간에 분양대금을 마련해야 하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분양가 납부 일정을 보면 ①7월 계약시 계약금 10%(6200만~6400만원) ②8월 30일 중도금 10%(6200만~6400만원) ③10월 입주지정일 잔금 80%(4억9000만~5억1000만원) 순으로 진행한다. 즉 당첨되면 오는 7~10월 3개월여 만에 분양가 6억원 이상을 한꺼번에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데도 대출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 문제다. 시행·시공사가 대출을 알선하지 않아 청약당첨자들이 개별적으로 은행에 대출이 가능한지 문의해야 하는데, 대출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현재 대출 금리가 이미 7%를 넘겼을 정도로 높은 점을 감안하면 ‘하우스 푸어’ 신세를 면치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땅집고 자문단은 “‘e편한세상 지축 센텀가든’의 경우 서울 접근성은 좋은 편이지만 전매제한 8년, 거주의무 5년 조건을 적용받는다. 인근 아파트 최고 실거래가를 감안하면 6억원 이상 차익이 난다는 기대감이 돌지만 당장 팔 수 없고 전세를 놓기도 어렵다”며 “소위 ‘영끌’로 분양받을 계획이라면 꼼꼼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leejin050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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