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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개발 되겠는데?'…송파구 빌라 매수세 활활

    입력 : 2022.06.16 07:45

    [발품 리포트] 요즘 송파구 빌라 매수세 ‘활활’ 타오르는 이유는
    [땅집고] 서울 송파구 삼전동 일대 다세대주택. /전현희 기자

    [땅집고] 지난 9일 서울 송파구 삼전동 일대. 이면도로 곳곳에는 붉은색 벽돌로 외관을 마감한 건물, 검정색과 회색 대리석으로 마감한 지상 3~4층짜리 다세대주택(빌라)이 빼곡했다. 빌라촌이지만 비교적 토지를 반듯하게 나눠 거리 전체가 정돈된 느낌을 풍겼다.

    최근 삼전동을 비롯한 석촌동, 잠실본동, 송파동 등 송파구 일대 빌라 밀집지역에 투자와 실수요가 몰리면서 거래량이 늘고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송파구 일대 기존 아파트 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것과는 딴판이다.

    올 1~4월 송파구 일대 빌라 거래량은 6249건으로 전년 동기(4842건) 대비 1400여 건(30%) 늘었다. 석촌동과 삼전동, 풍납동에서 거래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거래량이 늘면서 땅값도 오름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삼전동 일대 3.3㎡(1평)당 시세는 3085만원에서 3372만원으로 올랐다. 9호선 석촌고분역과 삼전역 인근 빌라는 준공 20년 이내 방3개, 화장실 2개인 기준으로 5억~6억원에 팔린다. 석촌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해 3~4월까지만해도 준공 20년차 방 세 개짜리 전용 59㎡ 빌라가 4억원 정도에 팔렸는데 올해는 4억5000만원까지 올랐다”며 “전세금도 같은 면적이 지난해 3억원이었는데 1년 새 5000만원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모아주택 개발 기대감 높아…아파트 전세세입자도 밀려든다

    송파구 일대 빌라는 그동안 부동산 투자 시장에서는 찬밥 신세였다. 지은 지 5년 이내 신축 빌라가 많아 노후도 기준을 충족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재개발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 들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몸값이 뛰었다. 당장 4선에 성공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역점 사업 중 하나로 추진하는 모아주택은 재개발 노후도 기준을 충족하지 않아도 사업이 가능해 상대적으로 입지가 좋은 송파구 일대 빌라 밀집지역이 투자 대상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송파구 풍납동 일대는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 2차 선도사업 후보지로 지정된데다 최근 오 시장이 추진하는 모아타운 후보지로 풍납동과 삼전동 일대가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연구소 소장은 “삼전동 일대에는 신축 빌라가 많아 재개발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며 “하지만 모아주택을 추진할 경우 노후도 기준을 충족할 수 있어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모아주택 사업은 다가구·다세대주택 소유자들이 합쳐서 일정 규모(최소 1500㎡) 이상으로 진행하는 정비사업이다. 구역 내 20년 넘은 노후 주택이 57%만 넘으면 사업이 가능해 민간 재개발(67%)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후도 기준을 충족하기 쉽다.

    [땅집고] 서울 송파구 석촌동 일대 다세대주택. 멀리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보인다. /전현희 기자

    2년 전 한차례 계약갱신을 했던 아파트 전세입자들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오른 전세금을 감당하지 못해 빌라 시장으로 밀려드는 것도 빌라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삼전동과 석촌동 일대는 상대적으로 교통 등 입지 여건이 좋아 전세 수요가 풍부하다. 실제로 8·9호선 석촌역 인근에는 유명 음식점과 카페 등이 밀집한 이른바 송리단길이 있다. 롯데월드, 롯데백화점도 가깝다. 9호선 삼전역은 강남구 삼성역과 송파구 잠실역까지 10분이면 이동 가능하다.

    오문열 평안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학군이나 일자리 때문에 경기권으로 이동하기 어려운 자녀를 둔 젊은 부부가 빌라를 사고 있다”며 “최근 위례신도시에서 2년 보증금 7억원에 전세계약했던 세입자가 방 3칸 빌라를 매입했다”고 말했다. 송파구 일대 빌라는 전세금 비율이 높아 갭(gap) 투자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는 1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묻지마 투자’는 금물…주택수요는 더 늘어날 것

    [땅집고] 서울 송파구 삼전동 일대 주택 노후도. 30년 넘은 주택 비중이 50%를 넘지 않는다. /부동산 플래닛

    전문가들은 정비사업 기대감만으로 무턱대고 주택을 매수하는 것을 우려한다. 모아타운을 추진하기 위한 노후도 기준은 충족했지만 최악의 경우 사업이 무산되면 신축 빌라가 너무 많아 다른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제경 소장은 “노후도가 낮은 구역은 아예 사업 진행이 불가능할 수도 있어 빌라를 샀다가 되팔기 어려울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송파구 일대에는 새 일자리가 계속 생기고 있어 주택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송파구 인근 강남구 삼성동에 현대자동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들어서고, 잠실에 마이스(MICE) 사업을 추진하면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모두가 아파트 살 여력은 없다는 점에서 빌라 수요는 꾸준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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