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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이 상권?…요즘 뜨는 브랜드들 여기 다 모이네

    입력 : 2022.06.14 11:21 | 수정 : 2022.06.14 15:43

    [땅집고]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이사는 "대로변 상권 변화를 알려면 명품이나 대기업 브랜드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땅집고]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국내 주요 상권에 새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골목길 중심에서 대로변 중심으로 상권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리테일 업계에서는 골목도 중요하지만 대로변 상권이 어디에 형성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대로변 상권 변화를 보려면 요즘 뜨는 브랜드들의 움직임을 주의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남신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리테일 임차자문팀 이사는 최근 땅집고 인터뷰에서 “골목 상권의 대로변 확장 현상은 서울 홍대입구 등 골목상권이 떴던 지역에서 더욱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남 이사가 속한 리테일임차자문팀은 명동, 강남, 홍대, 가로수길, 한남·이태원, 청담 등 서울 6대 상권을 맡고 있다.

    [땅집고] 2021~2022년 서울 핵심 상권에서 새로 오픈한 주요 플래그십 스토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코리아

    ―골목상권의 대로변 확장은 무슨 의미인가.
    “부동산 업계에서는 ‘숙성한 상권은 대로변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접근성과 유동인구를 모두 갖춘데다가 가시성이 중요한 만큼 대기업 플래그십 스토어가 대로변으로 몰려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대로변 빌딩은 골목길 건물보다 임대 면적이 크고 건물 상태도 좋다. 여기에 접근성이 뛰어나고 가시성 포인트가 있어 임대료가 높다. 따라서 대기업이나 고가 명품 브랜드 매장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주요 상권이 대로변 중심으로 바뀌면서 주요 브랜드 사이에서도 ‘대세는 대로변 상권’이라는 인식 변화가 보이고 있다.”

    [땅집고] 홍대입구역 대로변에 들어선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스토어./박기람 기자

    ―어떤 상권이 대로변으로 확장하고 있나.
    “통상적으로 상권은 대로변 중심으로 발달하는데 서울 홍대와 명동은 골목상권부터 시작한 특이 상권이다. 홍대의 경우 이른바 ‘홍대놀이터길’이라고 불리는 홍익문화공원 중심의 좁은 골목길이 1세대 핵심 상권이었다. 2세대는 홍대 정문에서 뉴발란스, H&M 등 SPA 브랜드 매장이 몰려있는 홍대입구역 사거리로 이어지는 도로가 2세대 홍대 상권이었다. 현재는 홍대입구역 대로변을 ‘3세대 홍대상권’으로 분류한다.

    홍대 상권은 기존 1·2세대에서 점차 범위를 늘려 3세대까지 확장했다. 홍대입구역 대로변에서 가장 처음 오픈한 플래그십 스토어는 오프라인 편집숍 ‘원더플레이스’다. 당시 패션브랜드가 홍대 대로변에 들어선다고 했을 때 우려가 컸다. 그런데 지금 홍대 대로변 라인에는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 조던, 이랜드, 무신사, 삼성디지털프라자 등 다양한 대기업 플래그십 스토어가 즐비하다.

    [땅집고]명동 일대 주요 상권 지도./이지은 기자
    또 다른 사례는 명동이다. 명동은 중앙길로 불리는 2번가, 충무로길, 유네스코길 등 골목 상권으로 이뤄져 홍대보다 명확하게 골목 상권으로 불리던 곳이다. 명동은 관광 상권으로 성장하면서 관광객 의존도가 매우 높아졌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핵심이었던 골목길 상권은 무너졌다.

    그런데 최근 롯데백화점이 있는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대로변이 다시 뜨고 있다. 국내 3호점인 애플스토어라는 대형 랜드마크가 들어서면서 명동 대로변 상권이 뜨고 있다. 애플스토어 옆에 독일 명품 여행가방 브랜드 ‘리모와’의 플래그십스토어가 있다. 리모와는 바로 맞은편 롯데백화점에도 매장이 있지만, 화제성과 접근성 등을 고려해 명동 대로변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오픈했다.”

    [땅집고]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입점한 꼼데가르송(왼쪽)과 조말론 매장. /장련성 기자

    ―다른 대로변 상권도 달라졌나.
    “서울 6대 상권에 속하는 강남역, 청담동, 이태원·한남, 가로수길은 애초부터 대로변 상권으로 시작했다. 이 지역에서도 대로변 상권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이 상권에도 재밌는 변화가 생겼다. 대로변 중심으로 상권이 조금씩 골목으로 흐르며 식음료 상권이 숙성하고 있다.

    골목이 핵심 상권이었던 곳은 대로변으로 핵심 상권이 옮겨간 반면, 애초 도로변 핵심 상권이 있던 지역은 골목 상권으로 확장하고 있는 셈이다. 대표적인 곳이 한남동이다. 한남동은 6호선 한강진역을 낀 대로변에 각종 앵커급 명품 브랜드가 늘어선 리테일 상권이었다. 지금은 고급 아파트인 ‘나인원한남’ 뒷골목에 F&B 상권이 들어서며 서울에서 가장 ‘핫’한 카페거리까지 갖추게 됐다.”

    [땅집고]지난 4월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오픈한 '디올 하우스'. /디올

    ―앞으로 리테일 상권은 어떻게 변화할까.
    “많은 분들이 다음에 뜨는 대로변 상권이 어디일지 궁금해 한다. 그러나 상권보다 어떤 브랜드가 움직이는지 봐야 한다. 골목 상권이 대로변으로 나오면 대기업 같은 우량 임차인이 시장에 들어온다.

    대기업 다음에 들어가는 럭셔리 브랜드 움직임에도 주목해야 한다. 명품 업계야말로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고 지역의 가치를 따지면서 들어올 수 있는 마지막 주자다. 우리나라에서는 명품 업계가 청담동에만 갇혀 있다. 그동안 영역 확장에 보수적이던 럭셔리 브랜드도 최근 공격적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성수동이나 가로수길 같은 신흥 상권에 진출하며 미래 고객인 MZ세대 잡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대로변 상권 중 어느 지역이 ‘제2의 청담’이 될지 관심이 높다.”

    ―어떤 지역이 제2의 청담으로 거론되나.
    “명품 브랜드마다 관점이 다르다. 어떤 브랜드는 롯데·신세계백화점과 맞닿은 명동 대로변 상권을 ‘제2의 청담’ 후보지로 본다. 백화점 수수료를 내느니 대로변으로 나와서 똑같은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 다른 후보지로는 강남역, 한남동, 성수동이 있다. 강남역은 다른 상권과 달리 백화점과 거리가 있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한남동은 리테일에 F&B 상권까지 완전히 자리잡으면서 명품 업계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구찌는 지난 3월 한남동에 ‘구찌 가옥’(GAOK)을 지으며 젊은층 사이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성수동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대로변 상권은 아니지만 MZ세대가 주로 활동하는 지역이어서 명품 업계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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