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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수막만 걸어도 차익 2배…여기 '빨간 벽돌 연립' 주목해라

    입력 : 2022.05.23 12:00 | 수정 : 2022.05.23 17:11

    도시·개발계획 분석 전문가인 엄재웅(서경파파)씨가 신간 ‘강남 되는 강북 부동산은 정해져 있다’(위즈덤하우스)를 펴냈다. 엄씨는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가 아닌 정책이라며 도시계획을 집중 분석해 바람직한 투자 방향을 제시한다

    [강남되는 강북 부동산] ⑥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의 교과서, 천왕역세권

    [땅집고] 구로구와 금천구에는 1970~1980년대 공장 노동자를 위한 연립주택이 많다./엄재웅(서경파파)

    [땅집고] 서울 서남권에서 거점지역으로 떠오르는 곳 중에는 강서구 마곡지구와 함께 거론되는 곳이 있다. 다름 아닌 구로구 ‘천왕역세권 개발’이다.

    한때 구로구는 서울 주택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입지는 아니었다. 구로공단이라는 이미지, 중국 교포와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제조업 중심 구로공단이 IT중심 구로디지털단지로 바뀌면서 변화가 생기고 있다.

    구로구에는 용적률 400%를 받을 수 있는 준공업지역이 많다. 연립주택도 즐비하다. 그래서 현재는 부동산 시장에서 구로구는 준공업지역 재개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활발한 곳으로 꼽힌다. 이런 개발 사업에 대한 인허가도 다른 지역에 비해 빠르다. 일 잘하는 자치구답게 재건축도 빠르다. 구로구와 금천구에는 투자가치가 높은 매물도 많다.

    [땅집고] 철산롯데캐슬&SK뷰 클래스티지(철산주공7단지재건축)처럼 이미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철산, 하안주공은 별로 투자처로 추천하지 않는다. 이제와서 투자해도 얻을 수익이 크지 않다./네이버 지도

    일각에서는 바로 옆 광명뉴타운이나 철산주공, 하안주공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시기상 지금은 철산주공, 하안주공에 투자해서 돈을 번 투자자들이 서울의 구축 아파트를 살 때다. 편견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날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천왕역세권을 이해하기 위해 서로 밀접한 지역인 오류동과 온수동도 같이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천왕 역세권이 왜 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의 교과서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땅집고]./

    ①지구중심 위상 강화

    서울 끝자락에 위치한 구로구 오류역은 지구중심지(거점개발지)다. 장기간 개발이 없던 동네인데 문재인 정권 들어 수혜를 봤던 곳이다. 흔히 규제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지만, 규제 당하는 지역이 있으면 새로운 기회를 부여받는 곳도 존재한다. 우리는 현명하게 그런 곳에서 돈을 벌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개발이 없던 동네에 위상을 강화한다고 하니 반드시 용도 변경을 받은 땅이 있을 것이다. 일차적으로 이런 곳을 선점해야겠지만, 늦었다면 빨리 거점에 개발이 될 만한 재건축, 재개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있는지 찾아야 한다.

    다행히도 구로구에는 과거 구로공단 근로자를 위한 소위 ‘빨간 벽돌 연립주택’이 많다. 그리고 생각보다 인허가가 잘 나오는 편이라서 현수막 프리미엄을 얻기에 매우 좋다.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 현수막만 걸려도 매매가 대비 1.5~2배의 시세차익이 가능하다. 차후에 실제로 사업이 되는 것과는 별개의 문제다.

    ②발전거점 육성

    구로구에 거대한 거점은 없어도 군소 거점이 많다. 영등포 교도소가 이전하고 정부 부지에는 고척아이파크 주상복합 대단지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다. 그런데 이 단지가 임대아파트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말했던 임대아파트의 고급화 공약이 바로 이것이었다. 외관만 그럴듯하면 사람들은 혐오시설 취급하는 임대아파트라는 사실을 잊을 것이다. 교도소 이전은 호재인데, 이 좋은 땅을 임대아파트로 채우다니 깜짝 놀라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향후 늘어나는 인구 덕분에 슬럼화한 개봉역과 구로공구상가가 수혜를 보고 있다. 개발 압력으로 개봉역세권 주변 개발이 활발하다. 고척아이파크 인근 가로주택정비사업과 소규모 재건축 사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고 몇몇 저층 주거지 중심으로 재개발 사업도 논의하고 있다. 구로공구상가도 상가 재건축 이슈로 단기간에 많이 상승했다. 워낙 낙후된 지역이었으니 뭘 개발해도 호재로 작용해 잘 오르는 것이다.

    [땅집고]공단 노동자들을 위해 집중적으로 보급한 노후 빌라 단지들./엄재웅(서경파파)

    ③주거환경 개선

    구로구에는 준공업지역이 널리 분포해 태생적으로 아파트가 별로 없다. 즉, 노후화가 심각한 저층 주거지를 빠르게 개선해야 하는 문제가 심각한 지역이다. 박정희와 전두환 정권 때 정책적으로 보급했던 빨간 벽돌 연립주택 노후도가 심해서 박근혜 정권 때 ‘뉴스테이’(New Stay) 사업을 하려고 했던 지역이다. 그만큼 시급하다는 의미다. 그래서 구로구는 서울시 인허가가 잘 나오는 자치구다.

    [땅집고] 영등포구, 구로구, 금천구는 보라색으로 표시된 준공업지역이 많으며, 정비사업 진행 시 인허가가 빠른 편이다./서울시도시계획포털

    ④개발제한구역의 경관개선

    놀라울 정도로 구로구가 혜택을 받는 것 중 하나다. 다른 자치구(특히 도봉구와 강북구)는 그렇게 풀기 어려운 개발제한구역이나 주변 안 좋은 경관 규정을 완화하겠다는 뜻이다. 앞서 언급했듯, 수도방위사령부에서도 구로구의 고도 완화에 협조했다. 정책적으로 구로구, 금천구를 밀어주고 있으니 우리는 여기에 투자해야 한다.

    내가 구로구 천왕 역세권을 소개한 이유는 재개발, 재건축에 관심을 많이 갖는 투자자들이 역세권 도시정비형 재개발을 공부하기에 매우 중요한 곳이기 때문이다. 개별적이고 디테일한 투자가치 여부는 스스로 판단해 보길 바란다. /글=엄재웅(서경파파), 정리=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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