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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아타운 돈 된다"…'빌라 투자의 성지'로 떠오른 화곡동

    입력 : 2022.05.19 04:28

    [발품 리포트] 모아주택 기대감에 빌라 가격 치솟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 빌라촌
    [땅집고] 지난해 11월 모아타운 후보지로 지정된 서울 강서구 화곡1동 일대. /전현희 기자

    [땅집고]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모아타운 후보지로 지정한 강서구 화곡1동 일대가 이른바 ‘빌라 투자 성지(聖地)’로 떠오르면서 외지인 투자가 몰리고 있다. 매매가와 전세금 차이인 갭(gap)이 1억원 미만이어서 소액 투자가 가능한 데다 아직 권리산정기준일이 지나지 않아 입주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8일 서울시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강서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빌라(다세대주택) 거래량이 2244건으로 서울에서 가장 많았다. 전년 동기(1823가구)보다 421가구(23%) 늘었다. 빌라 가격도 크게 올랐다. 화곡1동 일대 준공 22년차 빌라는 대지지분 33㎡(10평) 기준으로 지난해 2억3000만원에 팔렸는데 현재 3억1000만원까지 뛰었다. 5개월여 만에 35% 정도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모아주택 사업은 다가구·다세대주택 소유자들이 합쳐서 일정 규모 이상으로 진행하는 작은 정비사업이다. 최소 1500㎡ 이상이면 가능하다. 모아타운은 모아주택을 10만㎡ 이내 지역으로 묶어 하나의 대단지 아파트처럼 만드는 것이다. 추진위원회 승인이나 관리처분인가 절차가 생략돼 사업 기간이 민간 재개발보다 최대 6년 정도 줄어든다.

    ■뉴타운 무산 이후 최대 호재…4곳에 3000가구 건설 추진

    [땅집고] 화곡동 모아타운 후보지 구역도. /화곡1동모아타운 추진위원회

    화곡동 일대는 오세훈 서울시장 1기 재임 시절이던 2007년 뉴타운 개발 공약이 나오면서 기대감이 컸지만 결국 구역 지정이 무산되면서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다. 특히 2010년 이후 뉴타운 해제구역 곳곳에 신축 빌라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재개발 구역지정에 필요한 노후도 충족이 어려워진 곳이 많아졌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화곡1동 일대를 소규모주택정비관리지역(모아타운) 후보지로 선정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후보지는 화곡동 1087 일대(6만4000㎡), 354일대(9만3000㎡), 359일대(6만4000㎡), 424일대(5만9000㎡) 등 4곳, 총 면적은 28만㎡(약 8만4700평)에 달한다.

    이 곳은 지하철 5호선 까치산역에서 서쪽으로 500m 정도 떨어진 역세권이다. 4곳에서 모아타운 사업이 끝나면 약 3000가구 규모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

    ■소액투자 가능하고 입주권 받을 수 있어

    화곡동 모아주택 후보지가 투자자에게 인기를 끄는 세 가지다. 우선 1억원 미만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에 따르면 실투자금이 저렴해 이른바 갭투자에 유리하다는 것. 지난해 11월 대지지분 33㎡ 다세대주택 갭은 2000만~3000만원이었는데 최근 매매가가 올랐지만 여전히 갭이 6000만~9000만원 선이다.

    [땅집고] 화곡동 모아타운 후보지 위치. /화곡1동모아타운 추진위원회

    기존 아파트 단지와 매매가를 비교해봐도 시세가 저렴한 편이다.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현재 대지지분 10평 안팎 빌라를 보유하고 있다면 추후 추가분담금을 4억~5억원 정도 내야 할 것으로 본다. 즉 전용 84㎡ 아파트 한 채를 받으려면 7억~8억원 정도 필요한 셈이다. 현재 화곡동 최고가 단지인 ‘강서힐스테이트’(2015년 입주·2603가구) 84㎡가 지난 3월 13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5억~6억원 정도 저렴하다.

    모아주택은 권리산정기준일이 조합설립일이어서 아직도 입주권을 겨냥한 매매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화곡본동, 화곡4동, 화곡8동 일대는 도심공공복합사업을 추진하는데, 권리산정기준일이 모두 2021년 6월29일이다. 이날 이후 매매하면 현금 청산 대상이다. 하지만 모아타운을 추진 중인 화곡1동은 조합설립일이 권리산정기준일이어서 지금 매매 거래를 해도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

    모아타운은 구역지정에 필요한 노후도 기준이 낮다는 점도 투자자에게 유리하다. 모아타운은 구역 내 20년 넘은 노후 주택이 57%만 넘으면 사업이 가능하다. 민간 재개발(67%)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후도 기준을 충족하기 쉽다. 이정현 다온부동산 대표는 “현재 화곡동 일대 도심공공복합사업 대상지는 현재 노후도 연한(30년)을 충족하는 비중이 50%도 되지 않아 노후도 기준을 충족하려면 적어도 10년을 기다려야 한다”며 “반면 모아타운 사업 후보지는 상대적으로 노후도 기준이 낮아 거래가 활발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엔 조합설립 신청에 필요한 주민동의서 징구가 끝나면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한 소유주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라고 했다.

    ■고도제한으로 사업성 낮을 수도…신축 빌라 많은 것도 위험

    다만 현지 공인중개사들은 화곡동 일대가 고도제한을 받아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화곡동 일대는 김포공항 활주로에서 4km 이내에 있어 아파트를 10~13층까지만 올릴 수 있는 것. 1·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3종으로 종 상향을 해도 최고 20층 밖에 짓지 못해 사업성이 낮다.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는 최고 250%(인센티브 제외)를 받을 수 있지만 고도제한 탓에 용적률을 다 적용받기 힘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구역 내 신축 빌라가 너무 많은 것도 위험 요소로 꼽는다. 모아타운을 추진하기 위한 노후도 기준은 충족했지만 최악의 경우 사업이 무산되면 신축 빌라가 너무 많아 다른 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것.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노후도가 낮은 구역은 아예 사업 진행이 불가능할 수도 있어 자칫 매도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 im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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