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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전공자도 "헷갈리네"…'아트 컬렉터' 되려면 이것부터

    입력 : 2022.05.18 06:40

    [땅집고] 김인선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대표는 "초보 컬렉터는 미술품 유통시장 시스템부터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스페이스윌링앤딜링

    [땅집고] “최근 미술품 투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트 컬렉터 입문을 꿈꾸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좋은 컬렉터가 되려면 우선 미술품 유통 시스템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합니다. 얼핏 보기엔 기초적인 부분 같지만 사실 미술대학을 나온 전공자들도 어려워합니다.”

    김인선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대표는 최근 땅집고와 가진 인터뷰에서 “어디서 그림을 사는지, 비영리 시장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제대로 아는 것이 아트 컬렉터가 되는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화여대 조소과와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 미술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부산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국제갤러리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 대림미술관, 인터알리아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경험한 뒤 2012년부터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조선일보와 땅집고가 오는 5월 31일 개강하는 ‘아트 컬렉터 첫걸음 1기’에 강사로 참여한다. 강연 주제는‘아트 컬렉팅 입문-미술과 미술시장의 지형 이해하기’이다.(수강신청 바로가기) 아트 생태계, 갤러리와 미술관의 차이, 미술관의 종류와 특징, 비엔날레와 아트페어 비교, 미술품 1차 시장과 2차 시장 등을 소개한다.

    강의에 앞서 김 대표를 미리 만나 아트 컬렉터가 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점 등을 들어봤다.

    [땅집고] 2019년 영국 런던 프리즈 아트페어에서 빅토리아 미로 갤러리 부스를 둘러보는 관객들. /프리즈 아트페어

    ―좋은 컬렉터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 있다면.
    “미술품 유통 시스템을 잘 알아야 한다. 유통이 단지 영리 시스템 안에서 작동하는 거래로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미술품이 어떻게 가치를 만들고, 이를 지속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유통 시스템을 이해하려면 1차 시장과 2차 시장 개념을 알아야 한다.

    특정 갤러리의 전속작가는 해당 갤러리를 통해서만 자기 작품을 유통한다. 이것이 바로 1차 시장의 기본적인 거래 방법이다. 전속이 아니라면 직접 판매하거나 개인 딜러의 중계를 통해 진행한다. 작품을 구입하면 해당 갤러리 고객으로 등록돼 지속적으로 구매 가능한 작품 정보를 받을 수 있다. 고객은 전시나 아트페어를 통해 관심 있는 작가의 작품을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행사 전에 미리 구매 예약도 가능하다.

    작가의 활동이 전문가에게 인정받아 인지도가 높아져 작품 가치가 오르면 컬렉터들을 통한 2차 시장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진다. 즉, 2차 시장은 옥션을 통해 거래하는 시장이다. 거래 결과는 작가의 활동과 작업 가치뿐 아니라 컬렉터 활동이나 1차 시장 전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2차 시장을 잘 이해한 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갤러리와 미술관, 아트페어와 비엔날레 차이점은.
    “쉽게 얘기하면 갤러리와 미술관은 관객이 전시를 볼 수 있는 곳이고, 아트페어와 비엔날레는 미술품 전시 행사다. 영리 기관과 비영리 기관이라는 점도 다르다. 갤러리나 아트페어는 미술 작품을 유통할 수 있는 마켓으로 관람객이 작품을 살 수 있는 영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땅집고] 2021년 10월 3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FAA(Busan Fine Arts Association) 아트페어'를 찾은 관람객이 작품을 보고 있다./김동환 기자

    반면 미술관 전시나 비엔날레 행사는 그 목적이 미술품 전시를 통해 관객이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일반 관람객 대상으로 미술품 거래를 하지 않는 비영리 시스템이다. 기본적으로 미술품 거래는 영리 시스템 안에서 작동하지만, 비영리 시스템도 전체적인 유통 흐름 속에서 특정 역할을 한다.”

    ―기관별 차이점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의외로 미대 전공자조차 갤러리와 미술관을 잘 구분하지 못한다. 비전공자인 초보 아트 컬렉터라면 더욱 혼란스러울 수 있다. 영리 기관과 비영리 기관은 작품을 관람하는 방법 등 시스템이 전혀 다르다. 차이점을 모르고 가면 실수할 가능성이 커진다.

    갤러리와 미술관은 목적이 달라 작품을 다르게 취급한다. A미술품이 있다고 치자. 관객을 위한 미술관에서는 이 작품을 만지거나 체험할 수 있다. 그런데 같은 작품이 갤러리에 걸려 있다면 절대로 손대거나 체험하면 안 된다. 갤러리에서는 작품을 판매 상품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작품이 망가지면 상품가치가 떨어진다. 갤러리는 작품을 더욱 엄격하게 보호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일부 관람객은 갤러리에서 ‘미술관에서 가능했던 체험을 왜 못하게 하느냐’고 따지기도 한다.”

    ―초보 컬렉터가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꿀팁이 있다면.
    “초보 컬렉터는 무엇보다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아무 정보도 없이 작품을 사러 가면 절대 못 산다. 본인이 작품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에 큐레이터나 갤러리스트에게 추천받아도 결국 한 점도 사지 못한다. 초보자는 구매에 앞서 전시를 많이 찾아다니며 미술품을 보는 감각을 길러야 한다. 그렇게 본인 취향을 찾아내 마음에 드는 작가를 발굴해 공부하며 안목을 기르는 것이다.

    재테크 관점과는 별개로 작품 구입 자체가 큰 공부가 될 수 있다. 가장 안정한 방법은 가격이 어느정도 안정화한 기성 작가의 작품이다. 신진 작가의 작품은 가격 부담이 없는 대신 리스크가 크다. 신인 작품은 운이 좋으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작가가 작품 활동을 멈추면 가치가 사라진다. 결국 작가의 활동 성향과 미술계 내 인지도처럼 작가의 작품 가격 흐름 외에 다양한 정보를 꾸준하게 살펴보는 것이 좋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아트 컬렉터 첫걸음 1기 과정 안내]

    최근 미술품 투자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풍부한 유동성이 시장에 풀린 데다, 미술 대중화 바람까지 불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품 투자는 취향에 맞는 그림이나 조각품을 마음껏 감상하면서 자산 증식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최근에는 ‘아트테크’(art-tech·아트와 재테크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미술 시장이 성장하고 관심이 높아지면서 아트 컬렉터로 입문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땅집고는 일반인 대상으로 ‘아트 컬렉터 첫걸음’ 강좌를 기획했다. 이 강좌에서는 아트 컬렉팅 시장에 대한 기초 지식과 안목을 키우는 방법을 중점적으로 알려준다.

    아트 컬렉터 첫걸음 1기 과정은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14일까지 총 5회 강의로 진행한다. 이론 4회에 현장 스터디1회를 포함하며, 아트 컬렉팅 전문가가 강사로 참여한다.

    갤러리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의 김인선 대표는 5월 31일 ‘아트 컬렉팅 입문-미술과 미술시장의 지형 이해하기’라는 주제로 첫 강의를 진행한다. 최근 아트 생태계에 대해 설명하고 갤러리와 미술관 전시의 차이, 비엔날레와 아트페어 비교, 미술품 1차 시장과 2차 시장 등을 소개한다.

    김정환 GB투자자문 대표는 ‘아트 컬렉터가 들려주는 미술 공부법’에 대해 강의한다. 아트 컬렉터가 미술 공부 시작하는 법, 미술품 수집할 때 주의할 점이나 체크리스트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지은 법률사무소 리버티 변호사는 자신의 전문 지식으로 예술가들을 지원하며 함께 성장하는 내용이 담긴 아트 컬렉팅 경험기를 전한다.

    변지애 케이아티스츠 대표는 ‘세계 유명 아트페어와 올해 주목할 만한 아트페어’를 소개한다. 글로벌 미술 시장과 한국 아트 신의 변화, 컬렉터의 아트페어 활용법 등이 강의 내용이다. 이론 강의가 끝난 뒤 변 대표는 오는 6월 10일 해외 유명 아트 갤러리 투어도 진행한다.

    수강료는 100만원이며 선착순 20명 안팎 모집한다. 오는 5월 24일까지 사전 예약하면 10만원 할인한다. 홈페이지(realtyevent.chosun.com, 수강신청 바로가기)에서 신청하면 된다. (02)6949-6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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