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5.16 06:10
[땅집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약했던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사업 재추진 계획이 1년째 감감무소식이다. 서울시는 지상 130층 넘는 초고층이 아닌 50층 이상 빌딩 여러 개를 짓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MC 랜드마크 부지는 2009년부터 130층 빌딩 건설을 추진했다가 사업자가 포기해 빈땅으로 방치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16일 “상암동 DMC 랜드마크 사업 부지와 관련해 도시관리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용도, 개발 방향 등 사업 기본 목표를 설정할 계획이다. 용역 결과는 올 6월에 나온다.
이 용역은 전임 박원순 전 시장 때부터 진행한 것으로, 오 시장 취임 이후 새로 추진한 건 아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토지 매각을 추진하다가 잘 안된 부분도 있고 DMC 조성 20년이 지났기 때문에 토지를 어떻게 써야 할지에 대해 방안을 마련하려는 차원”이라고 했다. 시는 용역 결과에 따라 개발 초안을 마련하고 심의를 거쳐 사업자 선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전혀 없다. 다만 업계에서는 상암동 DMC 랜드마크 사업이 기존대로 133층 1동이 아닌 50층 이상 여러 동으로 쪼개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처음 사업을 추진한 2009년 이후 10여년이 지나면서100층 이상 초고층 빌딩으로는 사업자를 찾기 힘든 데다 도시 상황도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김기덕 서울시의회 부의장(마포4)은 “오 시장 취임 직후 면담 과정에서 50층 이상 건물 여러 동을 짓자는 데에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용역 결과가 나오자마자 사업 설계안을 마련하면 올해 하반기에 사업자를 모집할 수 있다. 시는 랜드마크를 호텔이나 오피스 등 공공 기능을 포함한 복합비즈니스 시설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DMC 랜드마크 사업은 오 시장 재임 시절인 2009년 지상 133층 랜드마크 빌딩 건설을 목표로 추진했다. 당시 대우건설 등 25개 출자사로 구성한 서울라이트타워㈜에 부지를 매각하며 사업을 본격화했다. 쇼핑몰과 백화점, 아쿠아리움, 기업홍보관, 오피스와 아파트, 호텔 등을 넣고 서북권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다. 당시 책정한 사업비만 3조7000억원에 달한다.
오 시장이 떠난 이후 DMC 랜드마크 조성 사업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인 2012년 토지 대금 연체 등을 이유로 계약이 엎어지면서 사업이 무산된 것. 이후 2014년 중국 녹지그룹이 재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서울시와 갈등을 빚은 끝에 사업이 다시 엎어졌다. 시는 2015년과 2016년 두 번에 걸쳐 해당 부지 매각을 시도했지만 입찰 참여업체가 없어 이마저도 실패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2020년 8·4 대책을 통해 DMC랜드마크 부지에 임대주택을 포함한 2000가구 아파트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벌어졌다. 오 시장은 지난해 선거 과정에서 “DMC는 첨단산업으로 서울 산업생태계를 변화시킬 핵심 지역이지, 주택 공급을 늘려 생색을 내고자 하는 중앙정부의 갑질로 희생될 장소가 아니다”라며 기존 랜드마크 조성 사업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현지 주민들은 오 시장의 사업 재추진 방침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경혜 황금부동산 대표는 “사업을 처음 추진한 오 시장이 돌아왔기 때문에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하는 주민들이 많다. 재추진 공약이 나온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물을 쥐고 있는 집주인도 많다”면서 “지금은 1년짜리 임기여서 그렇다 쳐도 재당선 이후에는 주민들도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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