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5.10 07:07
[땅집고] 서울지역 오피스 임대 시장이 심상치 않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2022년 1분기 서울 주요 권역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3.5%로, 약 10년 만에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이는 이른바 자연공실률보다 낮다.
자연공실률이란 쉽게 말하면 이론적으로 가능한 최저 공실률이다. 현실에서는 쉽지 않은 현상인데 통상 부동산 업계에서는 5%를 자연공실률로 본다. 실제로 이사하려면 빈집이 있어야 들고 날 수 있듯이, 자연공실률보다 낮은 공실률은 상대적으로 임차인이 이사할 공간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는 뜻이다.
시장에 공실이 많은 임차인 우위 시장에서는 임대인이 임차인을 끌어들이기 위해 이른바 렌트프리(rent-free·임대료 무료)나 핏아웃(fit-out·인테리어 공사기간 임대료 무료), TI(Tenant Improvement·인테리어 공사비 지원)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한다. 임차인은 실제 계약한 임대료보다 적은 금액을 지불하는 셈이다. 하지만 공실이 없는 임대인 우위 시장에서는 임차인이 더 많기 때문에 임대인은 혜택을 줄 이유가 없게 된다. 현재 강남권역(GBD)은 완전히 임대인 우위 시장으로 돌아섰다. 도심권역(CBD)과 여의도권역(YBD)도 점점 임대인 우위 시장으로 변하면서 임차인에 대한 혜택이 줄고 있다.
강남권역은 2019년 1분기부터 이미 자연공실률 이하로 떨어졌다. 작년 1분기에 센터필드(연면적23만9253㎡) 신규 공급으로 일시적으로 6.5% 공실률을 기록했지만, 작년 4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2분기 연속 0%대 공실률을 기록했다. 빈 사무실이 아예 없는 셈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수혜를 입은 IT(정보기술) 기업 중심으로 강남권역 임차수요가 증가하고 있기때문이다.
통상 오피스 임대차는 5년 단위로 계약한다. 강남권역에서 재계약을 앞둔 기업은 첫 계약 당시 받았던 렌트프리를 다시 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해당 기업 입장에서는 체감상 두 배 정도 실질임대료가 오르는 셈이다. 임대료 상승에 부담을 느낀 일부 기업은 강남을 벗어나 다른 권역으로 이전하고 있다. 하지만 강남권역에는 임차인 대기수요가 넘쳐 공실이 바로 사라진다.
여의도권역은 가장 빠르게 공실이 감소하고 있다. 2020년 3분기 대형 프라임 오피스인 파크원(연면적 37만6181㎡) 신규 공급으로 한때 공실률이 20%를 넘었다. 이 때문에 공실 우려가 컸지만 올 1분기엔 공실률이 3.1%로 뚝 떨어졌다. 금융사 사무실 확장에 HMM·녹십자·바이엘 등 비 금융업종 이전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공실률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도심권역은 지난 10년간 신규 오피스 공급이 가장 많았다. 올 1분기 공실률은 6.4%로, 전 분기 대비 2.2%포인트 낮아졌다. 최근 도심권역 공실률 하락 속도 역시 예사롭지 않다. 작년만 해도 대규모 공실이 있었지만 그랜드센트럴·디타워 등이 꽉 들어차면서 더 이상 대규모 공실을 찾기가 쉽지 않다. 도심 재개발에 따른 신규 오피스 공급이 많지 않은 데다 2025년까지 대형 오피스 공급을 기대하기 어려워 공실이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안정화 이후 기업 근무환경 개선과 사무실 복귀 증가, 거점 오피스 확대 등으로 사무실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반면 신규 오피스는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금리인상·인플레이션 등 경제 상황과 맞물려 향후 오피스 임대료와 관리비는 현재보다 더 오를 전망이다. 임대인 위주 시장 재편이 빨라질 수밖에 없다. /글=정진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BDS 리서치팀 차장, 정리=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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