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메뉴 건너뛰기 (컨텐츠영역으로 바로 이동)

'규제 파격 완화'했던 DJ, 그럼에도 집값 펄쩍 뛴 이유

    입력 : 2022.05.06 11:34

    [역대 정부 부동산 정책에서 배운다] ③파격적 부동산 규제 완화 추진했던 김대중 정부

    [땅집고] IMF 사태 속에 취임한 김대중 대통령은 과감한 규제 완화로 경기 회복과 부동산 활성화에 성공했지만 공급 확대를 놓쳐 임기말 집값이 다시 급등하는 부작용을 겪었다. /조선DB

    [땅집고]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IMF 외환위기를 수습하고 경기 회복을 위해 과감한 정책을 단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민생경제를 살리기 위해 부동산 부문에서 경기 활성화와 주택시장 안정화에 역점을 기울였다. 이를 위해 다양한 규제 완화책을 쏟아냈다. 양도소득세 면제, 분양가 자율화, 외국인 투자 허용, 부동산 세금 완화, 소형주택 의무비율 폐지, 청약자격 대폭 완화, 분양권 전매 허용 등 부동산 규제를 파격적으로 풀었다.

    규제 완화 정책의 적극적 시행은 1998년 평균 13.24% 급락했던 주택가격이 임기말 평균 22.8%까지 오르는 등 확연한 경기 회복세로 이어지게 했다. 하지만 임기말 집값이 과도하게 오르면서 급기야 다시 규제 카드를 쓰게 됐다.

    ■ 과감한 규제 완화로 주택 경기 점차 회복

    [땅집고] 1998년 입주를 시작한 경기 수원시 영통지구 한 아파트. IMF 한파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입주자가 많지 않아 한산한 모습이다. /주완중 기자

    김대중 정부는 김영삼 정권이 초래한 국가 최대 경제 위기를 조기 수습하는 것이 모든 경제 정책이 최우선 목표가 됐다. 금리가 폭등하고 가계부채 증가로 자산가치가 폭락하면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이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은 역사상 가장 혹독한 암흑기에 빠졌다. 김대중 정부는 국내 통화량을 늘리고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 완화책을 실시했다.

    1998년 5·8공급 규제 완화책으로 분양권 재당첨 금지 기간을 단축하고 청약자격과 청약통장가입 제한을 완화했다. 주택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양도소득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취·등록세 감면, 분양가 자율화 정책도 폈다. 분양권 전매도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토지거래허가·신고제를 모두 폐지했다.

    [땅집고]1998년 2월 13일 국민은행에서 실시한 금모으기 행사./김창종 기자

    당시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은 역대 정부 중 가장 완화폭이 컸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전 국민의 노력 속에 IMF를 극복하면서 주택 가격이 서서히 상승하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1998년 13.24% 하락했던 주택 가격은 임기 말 22.8%까지 오르는 등 경기 회복에 큰 성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당시 주택 가격 상승은 현재 주택 가격 상승과 같은 관점에서 바라봐선 안된다. IMF 외환위기 시절 가격 변동성은 아파트 가격이 내재가치 즉, 실질 자산가치보다 크게 떨어졌다가 회복한 것이기 때문이다.

    ■ 2002 월드컵 앞두고 다시 과열된 주택시장

    문제는 2000년대 들어 주택 경기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 다시 과열되기 시작한 것. 김대중 정권 중반을 지나가자 투자 심리가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당시 2002 월드컵을 앞두고 집값이 자극받기 시작했다. 외환위기가 지속되던 당시 아파트 공급 물량이 연간 30만~40만 가구에 그쳐 상대적으로 공급이 부족했던 점도 주택 가격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2001년 이후에는 전·월세금까지 동반 상승했다. 서민들이 소득만으로 내 집 마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을 맞게 된다.

    김대중 정부는 결국 서민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임대주택 100만가구 건설 계획을 추진한다. 서울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투기과열지구 분양권 전매와 청약 요건, 재건축 안전진단 등을 강화했다. 전월세 시장 안정 대책도 발표했다. 하지만 시기가 늦었다는 평가도 있다. 이미 불붙은 집값 상승세를 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공급 정책 함께 내놔야 규제완화 부작용 줄어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권의 규제일변도 정책에서 벗어나 규제 완화를 부동산 정책 기조로 내걸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처럼 각종 글로벌 경제 위기도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대선 이후 수도권 일부 지역에선 벌써부터 집값 상승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새 정부 인수위원회조차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가격 불안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규제 완화 기조는 부동산 정책을 정치 이념이나 인위적 가격 통제 방식이 아닌 시장경제 원칙대로 돌아가도록 정상화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 뚜렷한 뱡향성과 목표를 갖고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 여건은 새 정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마련해도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금리 인상 등으로 인해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를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규제 완화 조치는 충분한 주택 공급 정책과 함께 작동해야 가격 상승을 방어할 수 있는데,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대부분은 토지보상 진척도가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섣불리 규제 완화책을 시행하면 기대했던 가격 안정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윤석열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국민에게 부동산 정책 방향성과 시장 안정에 대한 믿음을 확고히 심어주는 일이다. 현실적 변수를 고려한 구체적인 주택 정책 청사진을 조속히 마련하고 실행 계획을 알려야 한다.
    /글=두성규 전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리=김리영 땅집고 기자

    ▶드디어, 종부세 폭탄 터졌다. 아파트 사고팔기 전 재산세, 종부세 확인은 필수. ☞클릭! 땅집고 앱에서 전국 모든 아파트 세금 30초만에 확인

    ▶돈버는 부동산 실전 투자 전략을 동영상으로 만나보세요. [증여편] [재개발편]



    이전 기사 다음 기사
    sns 공유하기 기사 목록 맨 위로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