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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꺾이면 어쩌려고"…건설사 불안불안한 '주택 베팅'

    입력 : 2022.05.06 07:36 | 수정 : 2022.05.06 07:56

    [땅집고]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재건축 공사 현장. /장련성 기자

    [땅집고] 국내 상위 10대 건설사 주택 사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50%를 넘어서는 등 이른바 주택 사업 올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집값 급등으로 리스크가 적고 수익성 좋은 주택이 호황을 맞았던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건설이 사실상 개점 휴업을 맞았던 탓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투자가 많이 필요한 해외 인프라·플랜트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국내 주택 경기마저 꺾일 경우 한국 건설 산업 기반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019년 말 평균 약 50%에 이르던 국내 상위 10개 건설사의 국내 주택·건축 매출 비중은 지난해 말 53.15%로 높아졌다.

    대형 건설사 10곳 중 국내 주택·건축 매출 비중이 가장 높아진 곳은 대우건설이다. 지난해 말 기준 66.96%로 2019년 말(55.80%)에 비해 11.16%포인트 높아졌다. 최근 2년간 해외보다 국내 아파트와 주상복합, 오피스텔 등에 주력했다는 뜻이다.

    건설업계 ‘맏형’ 현대건설의 경우 지난해 주택·건축사업 매출 비중이 48.6%에 달했다. 2012년 23.5%에서 꾸준히 증가해 2020년 45.8%를 거쳐 올해는 50%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이 대부분 완료되면서 토목사업 수익성이 떨어졌다”면서 “대다수 건설사가 주택·건축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땅집고] 주요 대형 건설사 총 매출 중 주택,건축 비중. /손희문 기자

    GS건설 역시 코로나19기간 주택 사업 확장세가 눈에 띈다. 2019년 말 주택 매출 비율은 50%가 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말 56%를 기록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과거 주택 사업 비중이 낮았던 SK에코플랜트도 눈에 띄게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국내 대형 건설사 중에서도 유독 플랜트 비중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건축·주택 사업이 플랜트에 비해 수익성이 높아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 사업 매출 비율은 2019년 말 23.9%에서 지난해 34.9%까지 올라갔다.

    현대엔지니어링도 2년 전보다 주택·건축 매출 비중이 5.1% 포인트, HDC현대산업개발은 3.2%포인트, 롯데건설은 1.5%포인트 각각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땅집고]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중동의 한 공사 현장./조선DB

    주택·건축 비중이 높아진 이유는 주택 건설 외 마땅한 먹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토목·플랜트 등 실적이 부진한 부문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주택 사업 수익성이 높은 것도 한몫하고 있다. 최근 대형 건설사 주택사업 이익률은 연 평균 10%를 넘는다. 반면 전통적인 캐시카우였던 토목은 연2~3%, 플랜트는 적자만 피하면 다행일 정도로 부진하다.

    김영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해외 건설은 코로나19로 진척이 없고 공공 토목은 오히려 역성장해 건설사 매출과 이익이 주택에 편중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다 보니 리스크가 적고 수익성 좋은 주택 시장에 집중하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주택 집중 현상을 우려한다. 김 연구원은 “주택 건설은 경기에 민감하고 정책에 크게 좌우되는 부문”이라며 “최근 수년간 중국과 인도업체들이 미래 캐시카우 사업인 해상풍력발전 건설 등 해외 플랜트·인프라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어 향후 국내 대형 건설사 입지는 더 좁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향후 부동산 시장 하락기가 오면 주택 사업 의존도가 높은 건설사들은 실적 가변성이 커져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며 “해외 신시장 개척,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포트폴리오 확장과 경쟁력 향상에 자원과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고 했다. /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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