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22.04.29 11:53
[윤석열 시대, 전국 이렇게 바뀐다] ⑥서울, 철도·도로 지화화 추진…한강변 해양관광루트 개발
[땅집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다시 짓는 서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서울 7대 공약을 내놨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교통을 주제로 한 ‘더 넓어지는 서울’이다. 윤 당선인은 지상 철도와 고속도로를 지하화해 지하를 교통 네트워크로, 지상은 주거·상업·문화·녹지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서울을 금융도시, 스마트 미래도시, 동북아 문화·관광 허브로 육성하고 자연과 어우러지는 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경부선·경인선·경원선 지하화…신분당선 서북부 연장도 추진
지상 철도를 지화하하겠다고 밝힌 구간은 ▲경부선 서울역~당정(32㎞, 19개역), ▲경인선 구로~인천역(27㎞, 21개역), ▲경원선 청량리~도봉산(13.5㎞, 11개역) 등 세 곳이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인 지난 1월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수도권 교통 공약’을 발표했다.
윤 당선인은 “철도 주변은 소음이 심하고 진동, 분진 문제로 주거시설이나 상업시설로 발전하기 어렵다. 그런데 지하화하면 지상부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을 상업·주거·문화시설로 쓸 수 있다”고 주장했다. 터널 공사에 사용하는 실드TBM 공법을 적용해 지상 철도 이용을 중단하지 않고 공사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사업비는 경부선 16조700억원, 경인선 4조7340억, 경원선 3조510억원 등 총 23조8550억원이다. 전체 재원 중 18조1400억원은 지하화 후 지상 개발을 통해 충당할 수 있어 실제 재정 부담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남은 5조7000억원도 정부가 직접 개발 사업을 통해 충당할 예정이다.
신분당선 서울 서북부(용산~삼송) 연장 사업도 추진한다. 신분당선을 용산역에서 서울역, 시청역, 경복궁, 상명대, 은평뉴타운을 거쳐 고양시 삼송 신원마을까지 약 18.4㎞ 연장하는 사업이다. 신도시 입주민의 서울 출퇴근 고통을 해소하고, 유휴 차량기지는 컨벤션 복합단지로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2012년 처음 제시했지만 10년째 예비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가로막혀 있다.
신분당선은 경기 광교신도시와 분당신도시, 판교신도시를 거쳐 서울 강남역까지 이어져 ‘황금 노선’이라고 꼽힌다. 신분당선은 현재 강남~정자 구간(1단계)과 정자~광교(2단계) 구간으로 운영 중이다. 2018년 미금역이 개통됐으며, 신사~강남 구간은 내달 개통을 앞두고 있다. 신사~용산 구간 연장 사업도 3년 만에 재개됐다. 서울시는 최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신분당선 연장 예타가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건의했다.
■경부고속도로 단계적 지하화…차량기지는 지하화·데크화
윤 당선인 공약집에는 도로 계획도 담겼다. ▲경부고속도로(한남IC~양재IC) 단계적 지하화, ▲구로·창동·서울역 북부 등 10개 차량기지 지하화·데크화 등이 포함됐다. 경부고속도로의 경우, 서울 도심을 지나는 양재~한남IC 6.8㎞를 최소 필요도로(2~4차로)만 남긴 채 지하 터널화한다. 예상 사업비는 3조3000억원에 달하지만 새 정부는 도로 지하화로 생기는 지상에 쇼핑·복합시설을 개발해 얻는 수익으로 이를 충당할 계획이다.
서울시내 10개 철도차량기지 67만여 평(221만㎡)도 지하·데크화를 통해 주거·문화 중심 생활 공간으로 재활용할 전망이다. 구로차량기지(25만㎡)는 청년 스타트업 상업 단지로, 창동 차량기지(18만㎡)는 바이오메디컬 단지로 각각 조성한다. 서울역 북부역세권(5.5만㎡)은 호텔·컨벤션 복합단지로 개발된다.
■여의도에 아시아 상품거래소 설립…한강 수상경기장도 검토
윤 당선인은 서울을 금융도시이자 스마트 미래도시, 동북아 문화·관광 허브로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윤 당선인은 “여의도 금융타운을 금융허브특구로 지정하고 여의도에 아시아 상품 거래소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자연 친화적인 서울을 조성하겠다고도 밝혔다. 수상경기장과 펫(pet) 공원, 에어택시 등이 있는 한강수상 문화공원을 조성하는 방안과 한강~서해안 갯벌과 200여 개 서해섬을 잇는 해양관광레저루트를 개발한다는 내용 등이다.
또 자연환경, 녹지공간 활용, 도심이 푸르른 ‘그린 서울’을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이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임 시절인 15년 전 추진하던 한강 르네상스와 맞닿아 있다. 오 시장 역시 과거 한강 르네상스 후속인 ‘서울형 수변감성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형 수변감성도시는 실개천과 소하천 등을 정비해 다양한 야외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개편하는 사업이다.
■“교통 시설 지하화 긍정적…비용은 어떻게?”
전문가들은 윤 당선인 공약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우려하는 목소리도 내놨다. 교통의 경우 철도와 도로를 지하화하면 지역균형 발전과 지상 공간 활용 측면에서 장점이 분명하지만, 임기 내 실현 가능성과 비용 문제를 지적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역세권이 좋다고 하지만 지상은 소음이나 분진 탓에 혐오시설 취급을 받기도 해 지하철역사 지하화는 매우 긍정적”이라면서 “교통 시설을 지하화할 경우 지상 공간을 개방하는 효과가 있고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지역 간 단절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철도나 도로 지하화는 예타 등 절차에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지상 공간에 건축물이나 상업시설을 짓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예산 낭비 가능성을 고려해 심사숙고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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