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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변두리가 황금땅으로?…이젠 이곳이 '강북의 강남'

    입력 : 2022.04.17 04:42

    도시·개발계획 분석 전문가인 엄재웅(서경파파)씨가 신간 ‘강남 되는 강북 부동산은 정해져 있다’(위즈덤하우스)를 펴냈다. 엄씨는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가 아닌 정책이라며 도시계획을 집중 분석해 바람직한 투자 방향을 제시한다.

    [강남되는 강북 부동산] ①‘강북의 강남역’ 창동·상계동 주목하라
    [땅집고]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박기람 기자

    [땅집고] 서울 동북권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라는 단어가 더 친숙할 것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개발 속도가 가장 느린 지역이었다. 노·도·강은 서울에서도 일자리가 적고,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도 적다. 그러나 서울시생활권계획이 실행되면서 과거보다 이 숫자가 많이 늘어났다.

    노·도·강 위상도 달라지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창동역 인근에 서울 최초 K-POP(케이팝) 공연장인 ‘서울아레나’와 지상 49층 랜드마크 건물인 ‘씨드큐브 창동’을 인허가했다. 그리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자신의 공약집에서 창동역을 ‘강북의 강남역’으로 만들겠다고 언급했다.

    이제부터 노·도·강에 적용되는 서울시생활권계획을 자세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땅집고] 서울시는 창동역을 강북의 강남역으로 바꾼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부동산 정책 공약집

    [땅집고] 서울시가 카카오와 함께 서울 지하철 1호선 창동역 인근에 짓는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서울시

    ①창동·상계동 대규모 가용지 활용

    왜 서울 변두리 도봉구 창동이 최근 비싼 땅으로 변했을까? 서울시생활권계획에 그 해답이 있다.

    서울 각지에는 공공기관 부지, 유휴부지, 전철차량기지, 버스공용차고지, 교도소, 군부대 등 이른바 저이용 부지가 꽤 있다. 창동·상계동의 경우 시립창동스포츠센터, 서울시설공단 공영주차장, 4호선 차량기지, 도봉운전면허시험장 부지 등을 활용해 약 8만 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서울 시민을 위한 일자리가 아니라 경기 북부 주민을 위한 일자리다. 향후 창동 유동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예정이며 이에 비례해 소비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역세권 상가 월세가 높아지면서 상가의 매매가도 오를 것이다. 향후 재건축이 완료되면 신축 주택 수요 역시 증가할 것은 당연하다.

    [땅집고] 10년 넘게 공사가 중단된 서울 도봉구 창동민자역사 현장. /전현희 기자

    ②창동민자역사 사업 정상화 추진

    사람들은 수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된 창동민자역사 사업이 망했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서울시생활권계획에는 ‘창동 민자역사 사업 정상화 추진’이라고 나온다. 창동은 KTX와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노선이 가 모두 지나는 역사로 개발한다.

    수원역, 의정부역, 금정역, 청량리역 역세권을 가보면 알겠지만 모두 사업지에 환승과 쇼핑이 결합한 복합 개발을 했다. 모두 GTX환승 역세권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향후 GTX가 개통되면 유동인구가 급증할 것이다. 창동도 마찬가지다. 정부 계획은 창동민자역사를 GTX역세권 위상에 걸맞게 개발하고 싶은 것이다. 2024~2025년쯤 착공 목표로 추진해 시기적으로는 여유가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

    [땅집고] 총 면적 24만7000㎡에 달하는 창동차량기지(왼쪽)와 도봉운전면허시험장. 노원구는 이곳에 서울대병원 유치 등 바이오 산업 단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조선DB

    ③용도변경: 빈땅 생기고, 복합기능 확충되고

    창동·상계 2단계 개발에 따라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은 의정부시 장암역 일대로, 창동차량기지는 남양주시 일대로 각각 이전할 계획이다. 시점은 2단계 개발이 본격화하는 2024~2025년쯤으로 예상된다. 중요한 것은 이전 시기가 아니다. 이전 후에 일자리가 들어선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대규모 일자리를 중심으로 상권 개발을 새로 진행하고, 배후 주거지 개발 사업도 해야 한다.

    특히 개발할 수 없는 땅(녹지지역)으로 지정된 차량기지와 운전면허시험장을 옮기면 이 땅은 상업지역으로 용도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땅이 중요한 이유는 노원구에서 가장 비싼 땅인 이곳을 중심으로 노원구 전체 땅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락장에서 가격이 떨어질 때는 이런 곳이 가장 마지막에 떨어진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거점 주변에 괜찮은 매물이 있는지 잘 찾아보길 권한다.

    [땅집고] 창동역 일대 지구단위계획에 따른 용적률. 지도상 빨간색은 상업지역으로 용적률 600~1000%, 보라색은 준공업지역으로 용적률 400%를 적용한다. 지도상에 표시되지는 않았지만 두 지역 사이에 용적률 400~500%를 적용하는 준주거지역도 있다. 기타 나머지 노란색은 법정 상한 용적률 250%를 적용받는 일반주거지역이다./서울도시계획포털

    주상복합 개발은 제3종 일반주거지를 제외한 일반주거지역에서는 할 수 없다. 그래서 복합사업을 하려면 상업지역이나 준주거지역이어야 한다. 서울도시계획포털을 보면 창동에는 아파트를 지을 수 밖에 없는 일반주거지역을 무차별적으로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하겠다는 계획이 이미 반영돼 있다. 용적률을 높여 복합기능을 확충하기 위한 것으로, 단순히 비교해도 노원역세권 땅의 용도보다 창동역세권 땅의 용도가 좋음을 뜻한다. /글=엄재웅(서경파파), 정리=손희문 땅집고 기자 shm9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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