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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부 줄줄이 고배…'반값 주택' 尹정부선 성공 가능성?

    입력 : 2022.04.14 07:30 | 수정 : 2022.04.14 11:38

    [윤석열號 부동산 대전환] ⑨건물만 분양하는 ‘역세권 첫 집’ 이번엔 성공할까?
    [땅집고] 토지임대부주택 공급 방식. /국토교통부

    [땅집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주택공급 확대 방안으로 내놓은 ‘역세권 첫 집’ 20만가구 공급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그 실행 가능성이 주목된다. 윤 당선인은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반값 주택인 역세권 첫 집 20만 가구 공급을 공약했다.

    역세권 첫 집은 부동산 시장에서 소외당한 청년 대상 주택 공급을 최우선으로 추진해 부동산 민심과 시장을 동시에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역대 정부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토지임대부 주택’을 추진해 번번이 실패했지만, 지금은 그때와 달리 집값이 역대급으로 치솟아 실행 전략을 잘 짜면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건물만 분양, 땅은 임대”…분양가 20%만 수요자 부담

    인수위 도심주택공급실행TF는 지난 6일 첫 회의에서 역세권 첫 집 등 주택 공급 모델 구체화 방안을 논의했다. 역세권 첫 집은 토지를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의 하나다. 건물과 땅을 모두 분양하지 않고 건물만 분양하고 땅은 임대료를 받고 빌려준다.

    현재 인수위에서 논의 중인 역세권 첫 집은 두 가지 모델이다. 하나는 민간개발연계형이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사업 용적률을 현행 300%에서 500%로 올려준 뒤 늘어난 용적률의 절반을 공공분양주택으로 기부채납받아 일부를 충당하는 방식이다. 국공유지활용형도 있다. 역세권에 있는 철도차량기지, 빗물펌프장, 공영주차장 등 도시계획시설 부지를 입체 복합개발해 상부를 주택용지로 활용해 공공분양주택을 반값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인수위는 역세권 첫 집의 경우 주변 시세 50~70% 수준으로 분양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입주자가 분양가의 20%만 부담하고 80%는 장기대출을 받아 천천히 상환하는 방식이다. 상대적으로 종잣돈이 부족한 청년과 신혼부부가 큰 부담없이 내 집 마련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땅집고]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부동산 공약. /조선DB

    ■역대 정부 줄줄이 실패…“너무 작고 재산권 행사도 제한”

    정부 입장에서는 토지임대부 주택이 상당히 매력적이어서 과거에도 단골 메뉴처럼 등장했다. 하지만 대부분 1~2개 단지만 시범 개발한 뒤 조용히 사업을 접었다. 이번에도 충분한 검토와 사전 전략을 잘 짜지 않는다면 또 다시 실패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토지임대부 주택은 박정희 정권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여야를 막론하고 이름을 바꿔가며 시장에 나왔지만 ▲월세 부담 ▲너무 작은 주택형 ▲재산권 행사 제한 등 각종 문제로 인해 외면받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경기도 군포시 부곡지구를 시작으로 서울 서초·강남구 등 3개 지구에 토지임대부 주택 763가구가 공급됐으나 분양률이 기대치를 밑돌아 공급이 중단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추진한 ‘행복주택’은 역세권 첫 집처럼 국공유지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행복주택은 분양이 아닌 임대주택이라는 점에서 달랐다. 매월 10만원 안팎을 내면 최대 6년간 거주할 수 있고 고령자와 주거급여 수급자도 입주 가능하다. 그러나 도심 접근성이 좋지 않거나 까다로운 자격요건, 수요 조사 미흡 등으로 인해 아직도 곳곳에서 미달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땅집고]서울 중랑구 중화동 중랑역 인근 주택가. /연합뉴스

    ■“집값 폭등해 성공 가능성 있어…목표 숫자에 연연하면 실패”

    전문가들은 지금 부동산 시장 상황이 과거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적절하게 활용하면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매매가격을 비롯해 임대차 가격이 역대급으로 폭등한 상황에서 내 집 마련에 실패한 2030 무주택 수요자는 서울 시내 거주지라면 일단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0만 가구 공급 목표라는 숫자에 얽매이면 정책이 실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토지임대부 주택은 인기가 없었지만 지금은 집값이 폭등해 서울에서 싸게 거주할 수 있다면 무조건 완판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20만 가구라는 숫자에 집착하면 원룸 쪼개기 등 과거 실패한 정책을 답습할 가능성이 높아 현실에 맞게 가능한 범위에서 공급하는 것이 낫다”고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기 신도시가 29만 가구 수준인데 선호도가 낮은 토지임대부 주택을 20만 가구나 공급할 필요가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일단 철도차량기지 같은 유휴지에 조금씩 공급해 수요자 반응을 살핀 뒤 공급 확대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토지임대부 주택을 개발할만한 땅을 찾는 것도 큰 숙제다.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의 경우 역세권이라고 모두 평지는 아닌 탓에 일부 지역은 용적률 500%를 받기 힘들어 충분한 물량 확보에 제한이 있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구릉지에 용적률 500%를 적용하면 주변 경관을 훼손하고 조망권과 일조권 침해 가능성이 있다”며 “입지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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