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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후보지 선정 법에도 없다" 신길4구역 등 국토부 장관 줄줄이 고소

    입력 : 2022.04.05 07:20 | 수정 : 2022.04.05 10:36

    [땅집고]서울 영등포구 신길4구역 일부 주민들이 정부가 추진하는 도심 공공주택복합사업 후보지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신길4 민간재개발 추진위원회

    [땅집고] 서울 영등포구 신길4구역 등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도심복합사업) 후보지 4곳 주민들이 선정 철회를 요구하며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을 직권남용죄로 고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련 법에도 없는 후보지 선정 절차를 강행해 주민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도 후보지 관련 조항이 따로 없기 때문에 후보지 선정 철회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까지 8차례에 걸쳐 총 76곳(약 10만 가구)의 도심복합사업 후보지를 지정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공 주도로 도심 내 역세권, 준공업지역, 저층 주거지 등을 고밀 개발하는 모델이다.

    현재 4곳 외에도 일부 후보지들이 노 장관 고소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져 문재인 정부 주택 공급 핵심 정책인 도심복합사업이 시작부터 암초에 부닥치게 됐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 주도 정비사업이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아 새 정부에서 상당부분 재검토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 “후보지 선정은 법에도 없다” 신길 4구역, 노 장관 고소

    [땅집고]신길4구역 일부 주민들이 도심복합사업 후보지 철회를 요구하며 LH 사옥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신길4 민간재개발 추진위원회

    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가칭 신길4구역 재개발민간추진위원회는 지난 2월 23일 노 장관을 직권남용죄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소했다. 추진위 측은 “주민 75% 동의를 받아 민간재개발을 추진하던 신길4구역에 대해 영등포구청 의견을 받아들여 강제적으로 도심복합사업 후보지로 지정했다”면서 “결과적으로 민간재개발 사업 추진을 막아 개인의 재산권 행사를 강제로 제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진위 측은 정부가 도심복합사업이 포함된 2·4부동산 대책을 시행하기 위해 만든 공공주택특별법에도 후보지 선정을 규정한 법조항은 없기 때문에 후보지 선정 자체가 위법한 행위라고 했다.

    [땅집고]도심복합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신길4구역 재개발민간추진위원회에 국토교통부가 보낸 답변./신길4구역 재개발민간추진위원회

    추진위 측은 후보지 선정 이후 주민 대다수가 철회를 요청했지만 이마저도 받아주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지난해 7월께 주민 62%로부터 철회 동의서를 받아 국토부에 철회를 요청했지만 국토부는 ‘후보지’에 대한 관련 법률이 없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국토부는 일단 주민 동의율 67%를 얻어 예정지구로 지정한 뒤 다시 철회 동의서 50%를 채워오면 철회를 검토해주겠다는 입장이다.

    신현일 신길4구역 추진위원장은 “법에도 없는 후보지로 선정해 시민들 재산권을 묶어 버렸다”며 “철회 동의서 받는데 1년이 걸렸는데 다시 예정지구로 지정하는 동의서를 걷고 이후에 다시 철회 동의서를 받으라고 하면 어떤 주민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땅집고]서울 구로구 가산디지털단지역 역세권 반대주민위원회는 지난달 중순께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을 직권남용죄로 고소했다. /가산디지털단지역 역세권 반대주민위원회

    경기 부천 소사와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역 역세권 주민들도 각각 지난달 8일과 22일 노 장관을 고소했다. 부천 소사의 경우 사건이 검찰로 넘어갔다. 신길4구역과 가산디지털단지 역세권의 경우 국토부가 있는 세종시로 사건이 이첩이 됐다. 인천 동암역도 지난 4일 고소장을 제출했다.

    노 장관에 대한 고소 사태는 이걸로 끝이 아니다. 현재 경기 성남·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줄줄이 고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해 가산디지털단지 역세권 반대주민위원장은 “현재 각지에서 연쇄적으로 국토부장관 고소·고발을 준비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공공재개발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작용해 속도가 더 빨라지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땅집고] 서울시내 16개 공공 재개발 2차 후보지. /국토교통부

    ■공공 재개발·재건축도 지지부진

    2020년 8·4대책으로 도입한 공공재개발·재건축도 사업 속도가 지지부진하다. 공공재개발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내놓은 신속통합기획 제도가 추가되면서 사업 자체에 제동이 걸렸다. 여기에 민간재개발에 호의적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사업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지역 16개 공공재개발 후보지 추진위원장 모임인 전국공공재개발협의회 박종덕 회장은 “서울시가 신통기획을 발표한 이후 공공재개발 사업이 정체되고 있다”며 “윤 당선인이 공공 개발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아무래도 공공재개발 불이익 우려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재건축은 일부 단지를 빼면 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다. 작년 5월 선도사업 후보지 5곳이 선정됐지만, 한 곳이 철회를 요구하면서 현재는 4곳에서만 진행 중이다.

    [땅집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경제2분과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현장을 찾아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공공주도 사업 추진 동력 상실…새 정부가 재검토 가능성”

    전문가들은 현 정부가 주도한 공공 주도 정비사업 정책 기조에 대한 재검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공공 사업에 대한 주민 호응도가 낮고 윤 당선인의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2·4대책, 8·4대책으로 추진 중인 공공 주도 정비사업은 현재 추진 동력이 없어 실현 가능성이 낮다”며 “일부 추진되는 곳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업지는 민간 재개발·재건축을 더욱 원하기 때문에 민간에 아예 맡기거나 공공이 민간을 돕는 식으로 진행하지 않으면 진도가 나가기 힘들다”고 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공공재개발·재건축, 공공주도, 신통기획 등 너무 많은 개발 모델이 등장하면서 시장에 혼선을 빚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정책을 내놓기에 앞서 모호한 정비사업 개념부터 명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기람 땅집고 기자 pkra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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